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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우 Jan 19. 2020

창조적인 견해 혹은 다른 사유로 MCU를 떠난 감독들.

마블을 떠난 감독과 복귀하는 감독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220억 달러(25조 5,53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수년간 여러 감독들과 많은 문제를 겪어 왔으며, 대부분의 문제는 마블 스튜디오가 마블 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 제작 부서로 있을 때 아이작 펄머터와 그가 만든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로 인한 문제였습니다.

마블 스튜디오가 마블 엔터테인먼트에서 분리되어 디즈니의 자회사가 되기 전 마블 스튜디오 사장 케빈 파이기는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 아이작 펄머터의 지시를 따를 수뿐이 없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의 자서전에 나온 내용으로는 아이작 펄머터가 MCU를 간섭하고 케빈 파이기를 괴롭힌 것은 상당 부분 케빈 파이기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에서 비롯된 일이었다고 합니다. 2015년 마블 스튜디오가 디즈니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아이작 펄머터의 MCU 간섭은 중단되었고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 또한 해체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창조적인 견해 혹은 다른 사유로 MCU를 떠났거나 다시 복귀하게 되는 감독은 어떤 감독이 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패티 젠킨스 - 토르 다크월드

패티 젠킨스는 토르2 감독으로 발표되었지만, 창조적 차이로 인해 3개월 만에 토르 다크월드 감독을 그만두고 마블 스튜디오를 떠나게 됩니다. 패티 젠킨스는 토르 다크월드 영화를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에 기반을 두고 영화를 연출하려 했었다고 합니다. 

오딘은 지구 자체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오딘에 의해 제인과 토르는 만나지 못하고 지구와 아스가르드에서 각각 떨어져 살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말레키스가 지구에 암흑 에너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연출하려 했었다고 합니다. 이런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지구인과 신들 사이의 전쟁이 벌어지고 토르가 나서 말레키스를 처리하고 지구를 구하는 내용으로 웅장한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작 펄머터와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의 생각을 달랐으며, 패티 젠킨스는 결국 창조적인 견해 차이로 토르 감독에서 하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패티 젠킨스는 토르 감독을 하차하면서 자신이 실패한 영화의 감독이 되기를 원치 않았고, 많은 여성 감독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까 걱정했다고 합니다.


에드가 라이트 - 앤트맨 1편

2011년 에드가 라이트는 앤트맨 영화의 각본 작업을 끝냈지만, 친한 제작자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지구가 끝장나는 날 영화를 먼저 연출하기 위해 케빈 파이기에게 앤트맨 제작을 연기해달라고 부탁했고, 케빈 파이기는 앤트맨 제작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에드가 라이트가 마블을 떠난 동안 MCU는 승승장구하면서 거대한 영화 세계관을 구축하게 됩니다. 케빈 파이기는 에드가 라이트를 앤트맨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를 믿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2015년 7월 앤트맨 1편 개봉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발전한 MCU 세계관에 맞춰 에드가 라이트의 초기 각본은 수정돼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에드가 라이트는 각본 수정 문제로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와 심한 마찰을 겪었고,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는 내부 각본가를 기용해 앤트맨 영화 각본을 마음대로 수정하게 됩니다. 수정된 각본을 본 에드가 라이트는 자신이 만들고 싶던 앤트맨 영화가 아니었다고 하면서 촬영 한 달이 남은 시덤에서 앤트맨 감독을 하차합니다.

에드가 라이트를 옹호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촬영 1달을 남기고 무책임하게 감독직에서 하차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앤트맨 각본은 주인공이었던 폴 러드와 친구였던 아담 맥케이가 호텔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수정 각본을 완성해 무사히 촬영될 수 있었습니다.


조스 웨던 - 아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영화 프로젝트를 계속 감독하기로 했던 조스 웨던은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화 이후 마블과의 관계를 끝냈습니다. 2억 5,000만 달러(2,903억 7,500만 원)의 제작비로 14억 280만 5,868 달러(1조 6,293억 5,901만 5,682 원)의 수익을 올릴 만큼 성공적이었지만, 엇갈린 평가를 받았고 팬들의 반발이 많았던 영화로 조스 웨던 감독은 “비참한 실패”였다고 자조하면서 어벤저스 시리즈 제작에서 하차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 이면에는 코믹스 덕후였던 조스 웨던 감독이 영화에 꼭 포함시키고자 했던 슈퍼히어로와 더 풍부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 창조적인 견해 차이로 심한 갈등을 빚었다고 합니다. 또한 인피니티 사가 박스에 포함된 캡틴 마블 플레이트 샷은 조스 웨던 감독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화에 캡틴 마블도 출연시키려 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케빈 파이기와 아이작 펄머터의 갈등, 조스 웨던 감독이 마블 크리에이티브 위원회와 수없이 부딪히고 갈등을 겪었던 것은 방관하던 디즈니가 마블 스튜디오를 마블 엔터테인먼트에서 분리해 디즈니 자회사로 만든 기업 구조조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을 겁니다.


제임스 건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2018년 마블 스튜디오는 생각지 못한 폭풍에 휩쓸리게 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 시리즈를 성공시켰고 마블 페이즈 4 영화에서 지구를 벗어나 우주가 배경인 영화의 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영화가 제임스 건 감독의 해고로 인해 암초에 부딪히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치적인 발언을 거리낌 없이 말하던 제임스 건 감독은 미국 우익에게 골치거리였고, 그들은 제임스 건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약점을 찾던 중, 농담 식으로 트윗 한 소아성애자 관련 내용을 발견합니다. 미국 우익 인사들의 압력에 굴복한 디즈니는 제임스 건 감독을 해고하게 됩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제임스 건 감독과 재빠르게 계약하면서 연출하고 싶은 영화를 연출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줍니다. 그리고 제임스 건 감독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를 연출하게 됩니다. 그러나 디즈니는 2019년 3월 다시 제임스 건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영화감독으로 복귀시키게 됩니다. 


스콧 데릭슨 - 닥터 스트레인지 2

마블 스튜디오와 창조적인 견해 차이로 닥터 스트레인지 2 영화를 연출하려던 스콧 데릭슨 감독은 하차하고 총 제작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스콧 데릭슨은 트위터를 통해 "마블과 저는 창조적인 견해 차이로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 영화에서 헤어지기로 동의했습니다. 마블의 협력에 감사하며 저는 제작자로 계속 함께 할 것입니다."이라고 트윗을 남겼습니다.

마블 스튜디오 역시 버라이어티를 통해 보낸 성명서를 통해 "스콧 데릭슨 감독과 창의적인 차이로 서로 기분 좋게 헤어졌다고 밝히면서 스콧 데릭슨이 그동안 MCU에 기여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은 2019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2 영화가 MCU 첫 공포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케빈 파이기는 뉴욕 영화 아카데미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2는 공포 영화가 아니지만 무서운 장면을 포함한 MCU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스콧 데릭슨 감독이 공포 영화로 연출하고자 하는 방향과 케빈 파이기가 제작하려던 방향이 충돌을 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스콧 데릭슨 감독이 제작자로 남은 것은 닥터 스트레인지 2 영화에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MCU를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로 만든 케빈 파이기지만, 마블 스튜디오를 PG-13(13세 미만일 경우 보호자의 동반이 있어야 관람이 가능한 영화 / 국내 12세 관람가 등급) 등급의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하는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확립된 마블 스튜디오 제작 방식은 많은 감독들이 창의적인 연출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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