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우 Jun 30. 2022

헤어질 결심 영화 리뷰. 고품격 멜로

탕웨이 박해일 주연.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찬욱 감독 연출 탕웨이 박해일 주연의 영화 리뷰 헤어질 결심.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한계로 느껴질 만큼 매혹적이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탕웨이에게 빠져들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하게 생각될 만큼 저 역시 서래 캐릭터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해준 역을 연기한 박해일은 물론 조연들의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야하지 않지만, 형용할 수 없는 끈적함과 펼쳐지는 멜로의 짙은 향기는 박찬욱 감독의 최고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없고, 그렇다고 선정적인 장면도 없는 영화 잔잔히 흘러가는 영화라 생각했던 헤어질 결심. 러닝 타임이 길었지만, 마지막 여운을 남기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아! 안돼! 이렇게 끝나면 너무 슬프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1부의 스토리가 마무리되어 이제 끝날 때가 된 것인가 싶었지만, 2부가 시작되면서 맺어질 수 없지만, 서로를 향하고 있는 폭발적인 감정을 억누른 이야기에 몰입되었습니다.


피의자와 형사의 만남. 시간이 지날수록 서래만을 바라보는 남자가 된 해준과 그런 남자를 지켜보던 서래의 변화. 떨어져 있지만, 한 공간에 있는 듯 느끼는 감정의 파도가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한눈에 본 순간 반한 만남이 아니라 마치 원래 내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한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이야기가 가슴 깊은 곳에서 어느덧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진정 성인을 위한 고품격 멜로 영화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를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선정적이지 않았기에 더 진한 여운이 남았고 두 사람이 펼치는 감정의 파도에 몸이 흠뻑 젖어 들었습니다.


보여주는 이야기 진행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과 감정의 기복, 스마트워치 등을 이용한 영화의 진행 방식 등 모바일 문화가 영화에 잘 녹아 있습니다. 또한 코미디, 멜로, 미스터리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펼쳐지는 서사는 역시 박찬욱 감독이다! 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아닌 어떻게 시기적절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정말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한국말이 서투른 중국인 서래와 한국인 해준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 역시 눈여겨볼 만합니다. 드라마를 통해 언어를 읽힌 서래가 번역기를 사용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불신의 늪. 서로의 결혼반지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장면, 서래가 손등에 붙인 밴드에 향수를 뿌리고 해준이 그 냄새를 맡는 모습 등은 농밀하다 못해 끈적거리는 느낌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진심인 서래. 스치듯 지나가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이야기의 반전. 영화 제목이기도 한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는 과정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증거품인 핸드폰을 깊은 바다에 빠트려 없애듯 마지막 서래의 행동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보고 나서도 계속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다만 말소리가 명확히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오비완 케노비 원래 계획대로 영화로 제작되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