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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우 Oct 26. 2022

리멤버 리뷰. 60년을 기다린 복수는 정당했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에 대한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영화 리엠버. 한 남자의 인생을 건 복수의 시작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듯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들 만큼 박진감 있는 이야기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80대 알츠하이머 환자가 복수를 하는 이야기는 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의구심을 품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복수할 날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한필주(이성민)의 행동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신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스크린을 통해 본 이성민 배우는 사라지고 없을 정도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완성된 한필주 캐릭터가 본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한필주(이성민)와 함께 극을 이끌어 나가는 남주혁 배우가 연기한 인규. 20대의 모습을 통해 젊음을 대변함과 동시에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지, 정당한 것인지 선택의 순간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인지 등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이성민 배우의 연기에 주눅이 들어서 극중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20대와 80대의 버디 케미 역시 멋지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배우였습니다. 한편으로 과거 사건을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도 만들었습니다.


오로지 복수의 날만을 꿈꾸던 필주가 행동에 옮기는 과정은 처절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기에 이 캐릭터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충분히 공감하게 만듭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감정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스크린 밖으로 전달되면서 한필주 캐릭터가 마치 늪인 것처럼 빠져들었습니다. 세세한 표정 눈빛 등이 모두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기에 말소리 하나하나 눈가의 떨림까지 캐릭터의 깊이감을 여러 사건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액션을 보여줄까? 분명 몸으로 표현하는 액션은 한계가 있을 텐데. 정말 궁금했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싸움 장면보다 오히려 더 긴박하고 스릴 넘치는 액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엉켜 싸우는 액션 장면 궁지에 몰렸을 때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디테일 하나하나 살아있는 모습이었고 사실감이 극대화되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필주가 복수를 위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여러 장면들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자와 죽이려고 사력을 다하는 자의 싸움은 처절함 그 자체였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자신의 가족을 앗아간 친일파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은 통쾌함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방아쇠를 당길 때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결단력.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 한필주가 그동안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은 비록 그의 행동은 어느새 우리가 면죄부를 부여한 자들에 대한 일침이자 꼭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일임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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