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친구가 필요하다
억울하고 괴로운 사람들은 신을 먼저 찾는다. 몸부림치며 울던 순간에 '재판'이라는 현실을 대면할 때에야 비로소 법 앞에 서서 대신 싸워 줄 전사, 변호사를 찾는다. 전적으로 내 편이 된 그는 밤의 캄캄한 어둠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는 달빛이다. 이 책은 그 달빛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피고인과 그들을 이해하고 법원의 마음까지 열어야 하는 변론을 다룬 현직 변호사의 이야기이다.
달빛 역할을 하는 주인공이 직접 겪는 에피소드를 소설 각본처럼 쓰고, 변호사의 언변을 더해 더함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건' 이라는 단어가 주는 자극성과 자신과 상관이 없을 때, 뭐 이런 일이 있나 싶은 편안함을 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사건의 해결을 위해 딱딱한 규정을 찾고, 자료를 준비하면서 전략을 짜고, 설득력 있는 변론을 위해 인내하고 노력하는 변호사의 자취를 쫓다 보면 나처럼 따뜻한 피를 가진 변호사의 역할과 고충을 알 수 있다.
목록 일부분~
* 할머니들의 전쟁 - 남편을 살해한 아내, 그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싸우는 양가의 할머니들
* 소년이여 밥은 먹고 다니는가 - 친구들의 굴욕을 복수한 소년의 이야기
* 그에게서 오렌지 향기가 났다. - 교통사고 피해자가 친척이거나 지인인 보험사기 사건
* 피고인이 된다는 것 - 초등학교 교사가 수련회에서 술을 마시고 학생들을 추행하게 된 사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의 날을 세우면 화살이 되어 돌아와 자신의 인격을 갉아먹는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훤히 보이는 모래성을 당사자들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어떤 일이든 타이밍이 중요하다.
따끈따끈할 때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지고 감정의 온도는 떨어진다. 의지가 살아있을 때 실천에 옮겨야 한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당장은 손해일 것 같고 비난을 받게 되어도 이를 감내하는 그런 용기 말이다
눈을 뜨고 있으면 작은 반딧불도 앞길을 밝혀주지만, 눈을 감고 있으면 아무리 밝은 태양빛도 길을 밝혀주지 못한다
변호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법조계를 통틀어서 법조삼륜이라 일컬어왔다.
법원, 검찰, 변호사가 법조계의 세 바퀴라는 이야기다.
그들이 말하는 법조삼륜 가운데 변호사의 위치는 세 바퀴 중 가장 뒤쪽이지
앞쪽은 아닐 것이다.
p.s
친구 같은 변호사. 가족 같은 변호사를 지향하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며, 가족조차 남 같은 시대에 온기를 한 스푼 얹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