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진짜 너 같다!

“나를 잊지 않기 위한, 나를 닮은 집”

by 상아

내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가장 좋아하는 칭찬이 있다.
클라이언트의 오랜 친구가 집에 와서 이렇게 말해주는 것.

“야, 이 집 진짜 너 같다!”


그 말 한마디에,

이 집이 그 사람을 얼마나 잘 담고 있는지가 명확해진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소파도, 고급 자재도 좋지만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그 집에 사는 사람이 편안해 보이는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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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이 그 사람을 닮아야 할까?


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기억이 쌓이고, 마음이 머무른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내가 나로 있을 수 있어야 하는 곳.


그래서 나는 늘 말한다.


“집은 그 사람을 가장 잘 담고 있어야 한다”라고.


이건 집을 너무 좋아하는 디자이너로서
내가 붙잡고 있는 고집이기도 하다.


세상은 점점 더 빨라지고, 사람들은 바쁘고 지쳐간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도 만나야 한다.

그 모든 바깥의 일들 속에서
작게나마 나를 지켜주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나도 그렇다

나 역시 17년 동안 회사를 만들고,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고,
결혼을 하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렸다.

쉼 없이 달려오던 어느 날,

일에 지쳐 집에 돌아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거야?’


그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용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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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뒹굴 거리고 싶어서 만든 거실의 평상,

풍물시장 빈티지그릇가게에서 발굴한 커피잔,

큰 아이가 입었던 백일 드레스,

아이들이 그린 그림,

우리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


그 작은 것들 안에서

행복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추억하고

지나 온 나의 시간들을 다독인다.

'나 지금, 잘고 있구나!'


나를 닮은 집이 필요한 이유


세상이 지치고 힘들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공간,
내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자리,

내 마음이 조용히 쉬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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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를 닮은 집’이 필요하다.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사소한 습관과 기억을 모아
그 마음이 오래 머무를 수 있게 조율하는 일.


나는 그렇게,
집이 사람을 닮을 수 있다는 사실을
디자인을 통해 증명하고 싶다.


그래서, 모든 집이 달라야 한다


그래서 나는 미팅이 끝날 때 꼭 말한다.

“저희가 디자인한 집은 모두 다 다릅니다.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이건 단순한 디자인의 결과가 아니다.
그 사람의 삶을 충분히 듣고,
기억과 감정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그 안에 머무는 삶의 이야기를 구조를 설계해 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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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집이
그 사람에게 진짜 쉼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집에서 이런 말을 듣기를 바란다


“이 집, 진짜 너 같다!”


그 말이 나에게는
가장 멋진 칭찬이고,
내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장 진심 어린 응원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
사람들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어떻게 공간의 형태로 표현되었는지를

하나씩 소개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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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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