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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세연 Nov 17. 2020

[출판 일기] 원고 완성 후에도 할 일은 산더미(2)

정리하고 묶고 중제목 지어 목차 확정하기

제목을 정하는 것과 동시에 다 쓴 글들을 정리하고 묶는 일을 했다.


교환일기 형식의 글이라 내 글과 동생의 글이 하나씩 짝지어 있긴 하지만 완성한 순서대로 글이 놓여있을 뿐 통일된 흐름은 없었다. 책으로 묶기 위해 각 쌍의 글을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순서를 정하고 가능하면 각 글들을 중제목으로 묶는 것이 좋다. 중제목으로 묶이면 각개의 글들이 어떤 흐름을 타서 흘러가고 있는지 결이 생기기 때문이다. 각 글들이 그 전에는 바닥을 굴러다니는 돌멩이 1이었다면 갈무리해서 잘 꿰는 순간 하나의 목걸이(책이라는 유기체)를 이루는 구성요소가 된 느낌이다.

우리가 지은 중제목들은 다음과 같다.


PART 1 : 둘 다 1인분은 하고 있습니다만,

PART 2 : 만만히 덤비지 말고, 섣불리 때려치우지 말고,

PART 3 : 사적인 나를 구축하는 건 중요해.


처음 원고를 쓰기 시작할 때, 정 반대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우리의 일과 생활이 드러날 수 있는 키워드를 공동으로 뽑았다. 그리고 각 키워드 아래 1~3개의 글이 탄생한다. 한 명이 먼저 시작하면, 다음 주자가 그 글을 읽고 응답하는 식의 교환일기 구성이기 때문에 때로는 2개, 때로는 3개다. (때로 한 사람의 마음에만 든 키워드가 있을 경우 1개의 구성인 경우도 있다)


분명 키워드를 뽑을 때에는 '아마 이 키워드에는 어떤 내용의 글이 쓰이겠군.'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그 기대는 어김없이 배신당한다.(왤까? 내 의식의 흐름은 정말이지 예측불허인가 보다.) 그러다 보니 완성 후, 그를 어떻게 묶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원고를 통째로 읽어나가며 회의를 거듭했다. 읽다 보니 크게는 '일과 삶'의 두 파트로 나뉘는 걸 볼 수 있었는데 세 파트로 나누는 게 좀 더 안정감 있을 것 같아 '일'을 두 개 파트로 쪼갰다.


그리고 개별의 글에서 좋은 문장을 인용해 중제목을 정했다. 자랑스럽게도 내 글에 속한 문장이 2개나 뽑혀 기분이 아주 좋았다. (PART 2와 3의 문장이 바로 내 글 속에서 뽑힌 것!)


그리하여 아래의 목차가 탄생했다. 키워드만 주욱 늘어놓았을 때보다 한 결 통일감이 생기고 책다운 모양새가 나온 듯하다. 나는 책을 사기 전, 목차를 훑고 그 책이 나와 맞을지 가늠한다. 우리가 공들여 만든 목차도 여느 독자의 마음과 통하는 부분이 있길 부디 바라며.

※ 동생이 쓴 글은 회색 표시.


PART 1 : 둘 다 1인분은 하고 있습니다만,

 - 월요일

  ∙ 산다는 게 자꾸자꾸 나를 주워 담는 일인 것 같아

  ∙ 월요일이 딱히 힘들지 않은 대신, 금요일이 딱히 즐겁지 않아

- 불안

  ∙ 나는 내 불확실함을 사랑해 

  ∙ 이렇게 소소하게 행복하면서 내 인생은 끝인 걸까?

  ∙ 누구에게나 자신이 빛나는 자리는 있지

- 휴가

  ∙ 이러다가 휴가를 즐기는 방법을 까먹는 건 아닐까?

  ∙ 모든 것들이 밍밍하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떠나야 해

- 일의 고통

  ∙ 나 때려치우고 유튜브나 할까?

- 수입

  ∙ 상한선도 없고 하한선도 없는 프리랜서의 수입

  ∙ 월급 생활자의 짜릿한 소비의 순간

- 나의 하루

  ∙ 직장인의 하루, 이상과 현실

  ∙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를 자초합니다


PART 2 : 만만히 덤비지 말고, 섣불리 때려치우지 말고,

- 유튜브

  ∙ 유튜브의 단맛

  ∙ 유튜브의 쓴맛

- 필수 요소

  ∙ 관종력이 필수인 직업

  ∙ 하나만 꼽자면 ‘버팀력’

- 퇴사

  ∙ 내가 회사생활을 전혀 꿈꾸지 않게 된 건 말이야

  ∙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게 나쁘거나, 간단하게 멋지지 않아.

- 본캐와 부캐

  ∙ 회사 밖에서 내가 꿈꾸는 목표는 바로 ‘부캐 부자’ 지

  ∙ 삐빅, 강연자 부캐에 접속하셨습니다

- 나만의 비법

  ∙ 약간의 싸가지를 없애기로 했어

  ∙ 다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 7 계명

  ∙ 직장인 7 계명

  ∙ 프리랜서 7 계명

- 원동력

  ∙ 이 생활과 삶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다시 이를 악물어


PART 3 : 사적인 나를 구축하는 건 중요해

- 딴짓의 힘

  ∙ 내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사람들

  ∙ 사적인 나를 구축하는 일은 중요해

- 싸움

  ∙ 슈퍼맨은 힘들어

  ∙ 수건이 마법처럼 리필되는 줄 알아?

- 가족

  ∙ 엄마의 수술 날

- 이별

  ∙ 대차게 차이고 남은 것

  ∙ 그런 언니의 용기가 부러워

- 결혼

  ∙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누구에게나 호언장담했지

  ∙ 비혼 주의자도 결혼 필수 주의자도 아니지만

- 환상의 호흡

  ∙ 환상의 콤비

  ∙ 우리는 돌다리를 다섯 번만 두드려 보기로 타협점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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