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단풍이 든 것일까.
사무실 창문 너머로 빨간 잎이 보인다. 초록의 나무들 사이에 서 있는 빨간 단풍나무다. 저 아이는 무엇일까. 돌연변이일까. 기상이변일까.
적단풍이라고 한다. 봄부터 붉은 잎이 나온다고 한다. 한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후후 불어가며 마시던 선배가 말한다.
적단풍이라니, 그런 나무가 있었다니,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봐었던 단풍은 무엇이었을까. 적단풍이었던 걸까? 아닌 걸까? 그때 내가 보았던 그 나무는 원래부터 빨간 잎이었을까? 아님 가을을 맞아 바뀐 걸까?
내가 보고 믿어 온 것들은 언제까지 진리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