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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Dec 25. 2021

평온했던

아내가 말했다.


  "오히려 손님이 꽉 찼대."


그녀의 단골 마사지샵은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손님들로 붐볐다고 한다. 나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오후가 되어서야 나선 거리에는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있었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곳도 있었다. 어느 떡볶이 집 청년들은 캐럴이 아닌 노래에 맞춰 고개를 까딱거리며 일을 했다.


우리는 떡볶이를 먹고 집으로 돌아오며 우리의 하루도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크리스마스에는 꼭 눈이 내려야 하고, 꼭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어린 날의 나는 거기에 없었다.


많은 우리는 평범한 날을 보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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