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게 된다면
가기 전에 허락된다면
큰 가방에 당신을 넣어가고 싶습니다
무료할 테니
읽고 또 읽어도 좋은 책 하나랑
아주 어려운 책 하나도
넣어가야겠습니다
이곳에서 부족한 시간은
거기에서 남는 시간이 될 테니
그 시간 동안 하늘을 보고
또 당신 얼굴을 보면 되겠네요
그래도 지루하긴 할 테지요
그러다 보면 늙고 또 늙어
지루함도 익숙해지면
다시 복잡한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을까요
이제껏 내가 해온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아질 그곳에서
생존은 먹고 마신 다음에야
외로움과의 싸움이라고
그곳과 이곳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우리는 알게 될까요
Photo by M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