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의 언덕

-그 언덕 너머-

by 콕스웨인

천장에 가득 매달린 다양한 나라의 지폐들. 까사 게드스(Casa Guedes)에 들려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동 루이스 1세 다리 위를 여유롭게 거닐었다.


다리 중간쯤 멈춰 선 너와 나. 고개를 돌려 환하게 빛을 발하는 태양과 청명하게 푸른빛을 머금은 하늘, 그리고 그 두 개를 떠받치고 있는 도루강을 바라봤다.

저 강 끝으로 무엇이 닿을까. 감상에 젖어 있던 내게, 왼쪽에 보이는 성 같은 곳에 가보자고 말한 너. 그러자고 대답하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검색했는지, 저 성이 세라 두 필라르 수도원이라고 알려준 너. 성처럼 보이는 수도원이라니, 신기하다고 말하며 네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넜다.


언덕 위에 있던 수도원. 부지런히 올라 정상에 도착한 우리. 수도원보다 발아래 펼쳐진 포르투의 전경이 우리의 시선을 붙잡았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포르투를 파노라마로 담고 있던 내게 사람들이 몰려 있는 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다리를 건널 때도 눈에 들어왔던 언덕. 사진을 찍고 있던 네게 저기 가보자고 제안했다.

수도원을 내려와 언덕에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보다 자세하게 눈에 들어왔다. 언덕에 걸터앉아 와인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도 와인 마실까?"


갑작스러운 내 물음에, 마치 너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빛을 발하는 두 눈과 그걸 떠받치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좋다고 대답했다.

그럼 자리를 맡아달라 부탁하고, 서둘러 다리를 움직였다. 태양이 도루강으로 다이빙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에.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달린다는 건, 전혀 힘들지가 않다. 오프너가 필요 없는 한 병의 와인과 한 개의 초콜릿 과자를 들고 너에게 달려가는 순간이 그러했다.


언덕 가장 앞 낮은 돌담 위에 앉아 지붕처럼 보이는 곳으로 두 다리를 뻗고 있던 너. 나를 보자 달리면서 기대했던 그 미소를 보이며, 너는 진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네 옆에 앉아 와인을 땄다. 와인 잔이 없어도 충분했다. 나란히 앉아 와인 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의 입술이 잔이 되었기에.


이 언덕이 모루 정원이라는 흥에 겨운 네 목소리를 들으며, 도루강으로 천천히 빠져 들어가는 태양을 구경했다.

이윽고 밤이 찾아와 포르투를 검게 칠하자, 기다렸다는 듯 포르투의 별들이 하나둘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


사진을 찍고 있던 내게 장난을 치던 너. 웃으며 네 두 눈동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깊고 맑은 눈동자를 품은 네 시선 끝에, 과연 무엇이 닿을까.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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