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으로 잘렸다

-무엇이 우리를 가르게 하는가-

by 콕스웨인

건물이 빛의 사선으로 잘렸다.

빛은 윗부분을 강렬하게 비추고, 아랫부분은 그늘을 드리우게 했다. 그 사선은 두 개의 다른 삶을 가르는 경계가 되었다.


사선 위에 있는 자들은 발밑으로 세상을 내려다본다.

그들은 하늘과 가까워, 머리 위로는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고 발밑으로는 세상이 아득히 펼쳐져 있다.

사선 아래에 있는 자들은 어둡고 낮은 세상을 바라본다.

그들의 코끝에는 진한 흙 내음이 스며들고, 땅 가까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눅눅한 공기가 가득했다.


빛의 사선은 자연이 만들어낸 줄이었다. 그 줄을 우리는 자유로이 뛰어넘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오르내리며, 하늘 가까이에 있다가도 어느새 땅의 온기를 느꼈다. 땅 가까이에 있다가도 하늘의 찬란함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곳에는 어떤 제약도 없었다. 신이 만들어낸 고무줄놀이처럼, 우리는 서로의 위치를 넘나들며 환희에 차 있었다.

모두 미소를 머금고 두 손을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힘껏 휘저었다.


하지만 빛이 사라지자, 그 자리에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이 드러났다. 그것은 마치 벽처럼 두껍고 단단해, 위와 아래를 완전히 갈라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자리에 갇혀 있다. 자유롭게 뛰놀던 그날의 기억은 희미한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려 버렸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땅이 내뿜는 흙 내음을 잊었다. 햇빛이 피부를 태우듯 내려와 숨통을 조여도 몸을 숨길 그늘 하나 없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하늘의 푸르름과 햇빛을 잊었다. 습기가 천천히 몸을 잠식해 와도 건조하게 해 줄 양지가 없다.


그들은 더 이상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넘나들지 못한다. 그저, 하염없이 자신이 갇힌 곳에서 살아 있다는 감각을 서서히 잊어갈 뿐이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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