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야만 숨통이 트일 것 같으니-
이렇게 고해성사를 해도 되는 건지요.
가냘픈 마음이 방황한다 하여 텅 빈 믿음에 불순물을 집어넣는 짓을 해도 되는 지요.
무엇을 내뱉는 지조차 자신도 모르면서, 두 손을 맞잡는 짓을 해도 되는 지요.
정해진 답이 두려워 돌린 시선 끝에 당신을 세워두어도 되는 지요.
솔직히 말하건대, 당신을 부정해도 되는 지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지 않겠는지요.
그럼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사랑의 본질을 한층 더 깨닫지 않을 런지요.
그러니 존재 부정의 죄를 용서해 줄 수 있는 지요.
고해성사로 면죄부를 얻은 것 마냥 착각하지 않도록.
저렇게 고성방가를 해도 되는 겁니까.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을 큰 소리로 떠드는 짓을.
불신지옥이라 외치며 오히려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만드는 모순을 좌시해도 되는 겁니까.
사고적 고찰과 통찰이 아닌, 마찰만 빚는 게 올바른 일입니까.
강요된 믿음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하건대, 무심한 당신의 시선에 지쳤습니다.
역시 당신은 존재하지 않아야 합니다.
존재하지 않아야 이런 고해성사도 저런 고성방가도 모두 사라지고 전부 입을 다물지 않겠습니까.
침묵 속에서 비로소 실체가 있는 존재들의 눈빛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