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헤데, 모험

-자전거를 탄 풍경-

by 콕스웨인

엔스헤데(Enschede)는 독일 구경(노르드 라인-베스트 팔렌)과 가깝다. 자전거를 타고 국경을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그날, 너와 나는 모험가가 되었다.

이동 수단은 각자의 자전거. 가방에 물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넣고, 이른 아침부터 페달을 밟았다.

목적지는 국경 인근 독일의 어느 한 마을. 그곳에 있는 마트에 독일에서만 판매한다는 맥주가 있다는 정보. 그 정보 하나만으로 시작된 모험.

구글 지도에 나온 도착 예정 시간은 약 45분. 아직 자전거에 아직 능숙하지 않은 너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나아갔다.

쾌청한 날씨. 2월 중순이었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햇살 덕분에 그리 춥지는 않았다.

들숨과 날숨에서 전해 오는 상쾌한 공기를 너도 느꼈는지, 날씨가 너무 좋다는 말을 하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눈에만 담기에는 아쉬워, 한 손은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은 아이폰을 잡아, 뒤에서 따라오는 너를 영상으로 담았다.

폰을 보며 인사를 하고 싶다던 너. 그럼, 한 번 해보라고 하자, 잠시 고민하더니 핸들을 꼬옥 붙잡고 있던 두 손 중 오른손을 들어, 안녕이라 말한 뒤 황급히 다시 핸들을 잡은 너.

잘했다는 내 말에 너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국경 전까지 잘 되어 있던 자전거 도로가 국경을 넘어가자 비포장 도로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함께여서 그랬는지 어려움 없이 목적지까지 도착한 우리.

원하던 독일 맥주와 독일에서만 판매하는 초콜릿 과자를 구매한 뒤 마트에서 나왔다. 잠시 벤치에 앉은 너와 나. 너도 나도 초콜릿을 좋아하기에, 방금 구매한 초콜릿 과자를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별거 없는데도 딱히 무엇을 하지 않았는데도, 충만한 기분을 느꼈던 순간.

다시 돌아가기 위해 자전거에 앉은 내게, 과자가 하나 남았다면서 가까이 다가와 입에 넣어준 너.

독일의 어느 한 마을.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어디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안녕이라 말하던 네 목소리와 손짓, 가르던 바람을 타고 들려오던 웃음소리. 입안을 가득 채우던 달콤한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되었던 우리의 자전거 모험이.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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