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켄 투어 할래?"
점심으로 간단하게 커피와 토스트를 먹고 있는데, 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더니 물어본 너.
애초에 암스테르담에 오는 것만이 목적이었던 우리. 이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계획하지 않았기에, 나는 좋다고 답하면서 따뜻한 라떼를 한 모금 입에 물고 넘겼다.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Heineken Experience) 투어. 암스테르담 시내에 있는, 옛 하이네켄 양조장을 활용한 체험형 투어이자 뮤지엄.
산책하듯 여유롭게 길을 걸으며 뮤지엄으로 향했다. 도착해 티켓을 구매한 뒤, 본격적으로 투어를 시작한 너와 나.
물방울 모양으로 되어 있던 옛 맥주 양조 탱크들. 그 사이사이를 거닐며, 구릿빛을 내던 표면에 손을 대 보았다.
차가운 감촉이 손바닥에 퍼졌다. 사진을 찍으며 그 옆을 지나가던 너. 문득, 네 손은 따뜻하지 않을까 하는 뜬금없는 망상을 하고는 네 옆으로 다가갔다.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정해진 이정표를 따라가니, 직사각형으로 되어 있는 공간 안에 들어섰다.
어두웠던 실내. 내게 밀착해 오던 너. 이윽고, 앞 뒤 위 아래 할 거 없이 사방으로 홀로그램이 나왔다. 너와 나는 짧은 감탄사를 뱉으며 휘황찬란한 광경을 눈에 담았다.
우리를 덮쳐 버릴 것처럼 솟구치던 맥주 파도. 그리고는 쏟아지던 황금빛. 마치 해안가에 있는 것처럼 바닷소리가 들려오더니, 정면 방향으로 서서히 문이 열렸다.
밖으로 나가니, 바(bar)처럼 되어 있는 장소였고, 초록색 앞치마를 두른 직원이 우리를 맞이했다. 하이네켄 한 잔씩 따라서 건네준 그녀.
각자 잔을 건네받은 우리. 짠을 하자는 듯, 내게 잔을 기울이던 너. 그에 화답하듯 가볍게 잔을 부딪혔고, 경쾌한 소리가 탄산 기포처럼 터지며 식도를 타고 넘어갔다.
흥겨운 음악소리. 서로 잔을 들고 마시며 떠들던 사람들. 분위기에 맞춰 고양된 목소리로, 내 손등을 잡고 저기에 가 보자며 발을 움직인 너.
문득 떠올렸던 망상이 현실이 되어가던 순간. 직접 맥주를 따라볼 수 있는 기계 앞으로 다가가, 미소 지으며 맥주를 따르던 너.
차오르던 황금빛 미소. 그 위로 툭 툭 터지며 깜빡이던 네 두 눈망울. 그 모습을 보며, 갈증이 나던 행복 위로 시원하게 쏟아져 내렸다,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