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always

by 콕스웨인

부지런히 움직이면, 시간은 내 편이 되어준다.


투어를 마치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태양은 화창하게 암스테르담을 비추고 있었다.

이제는 무엇을 할까. 그러한 고민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서로 이야기라도 한 듯, 너와 나는 무작정 다리를 움직였다.


이렇게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느끼면서, 우연히 수로(Canal)가 지나가는 아치형 다리 위에 멈춰 섰다. 나를 따라 발을 멈춘 너.

수로를 따라 보트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로 손을 흔들며, 저 멀리 나아가던 그들.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으며 무의식적으로 너에게 말했다.


"평화롭다."


정말 그렇다고 대답하던 너. 이 평화로움을 더 즐기자고 말을 잇고는 다시 발을 움직였다.

그런 너를 보며 이 평화가, 이 기분이 단순히 날씨와 풍경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라 확신했다.


하나로 사이좋게 나누어 먹던 감자튀김. 골목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랐던 시장들. 호기심에 맛보았던, 얇은 와플 사이에 시럽이 들어간 스트룹 와플.

태양이 수로를 타고 멀어지면서 자연스레 다가 온 저녁노을. 그럼에도 시간은 우리와 함께였기에, 여유를 느끼며 초밥집으로 향한 너와 나.


저녁을 먹고 나오니 완전히 밤이 된 암스테르담. 낮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밤이 되었으니, 거기에 가보자고 말한 너.

홍등가. 통유리창을 통해 새어 나오던 빨간빛. 여러 가지 목적과 이유로 북적이던 거리.

너와 나는 민망한 미소를 주고받으면서도, 신기한 광경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구경했다.


다시 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시간이 조용히 속삭였기에, 홍등가에서 벗어난 우리. 밤거리를 거닐며 주위를 구경하던 내게, 너는 음악이 듣고 싶다고 했다.

이곳으로 오던 기차 안에서 이미 이어폰을 나눠 끼고 음악을 들었기에, 자연스럽게 한쪽을 너에게 건넸다.


무엇이 듣고 싶냐고 물어보자 다 좋다고 답한 너. 그 말에 랜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왼쪽 귀를 타고 들려온 '한요한'의 '동창회'. 선곡으로 괜찮네 생각하며 걸음을 떼려던 순간,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내 왼손을 다정하면서도 강하게 쥐고 있는 네 오른손과 수줍음을 머금은 미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어주던 네 두 눈을.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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