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에서

-사랑을 속삭이다-

by 콕스웨인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쏟아붓기 시작했고, 우리는 서둘러 건물 안으로 몸을 숨겼었다.

짙은 남색을 띠던 바다 표면이 잭슨 폴록의 작품처럼 불규칙하게 튀어 올랐다.


일시적인 소나기일까.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내게, 너는 우산을 사서 계속 걷자고 했었다.

다행히 그 건물 안에 우산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고, 우리는 큰 우산을 하나 사서 같이 그 안으로 최대한 몸을 숨긴 채 다시 걷기 시작했었다.


말라게타 해변에는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오직 우리 둘 뿐이었던 그 순간에, 너는 음악을 하나 듣자고 했었다.

무슨 음악을 듣고 싶으냐는 내 물음에 돌아온 대답은 'Acoustic Cafe'의 'Last Carnival'이었다. 사이좋게 이어폰을 나눠 끼고 음악을 재생했었다.


그때, 우리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빗방울과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이 전부였었다. 너는 더욱 내게 밀착해 왔고, 나는 그런 너를 향해 우산을 더 기울였었다.

돌아가는 길에 비가 그치기 시작했고, 문득 뒤돌아 보니 선명한 일곱 가지의 띠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나는 네게 뒤돌아 보라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었다. 그러자 너는 일곱 가지 색의 띠보다도 더 선명하고 다채로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었다.


"사랑해."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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