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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딧 Mar 21. 2021

회사에 가지 않아도 번아웃은 온다

집에서 일하면 그저 편할 줄 알았지... 번아웃 예방법!

프리랜서로 일하던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번아웃이 왔다. 이메일에도 답장이 늦고, 업무 기한도 자꾸 미루길래 많이 바쁜가 생각하던 중이었다. 한참만에 겨우 연락이 닿았다. 미안하다며 전화로 할 말이 있다고 했다. 화상통화 건너편에 보이는 동료의 모습은 평소와 같았다. 웃으며 안부 인사도 했다. 그리고 동료는 번아웃이 왔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래서 당분간 일하는 시간과 맡은 업무를 줄이기로 했다며, 자기 대신 이 프로젝트를 넘겨받을 담당자를 알려주었다.


번아웃, 한국어로 탈진 증후군. 과중한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무기력하고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상태다. 네덜란드에 오고 나서 주변 사람 중에 번아웃이라는 사람을 유독 많이 만났다. 처음엔 여기 사람들이 멘탈이 약한 건가 생각하기도 했다. 이 곳보다 훨씬 경쟁적이고 성과주의적인 한국에서 왔기에, 내 눈에는 여기 사람들이 고생을 덜해봐서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뭐, 여기엔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학원, 사회 초년생을 겪어오며, 내 주변 환경 특성상 그런 사람들이 더 눈에 띄었을 수도 있다. 또, 이 곳에서는 번아웃이 오면 주변에 밝히고 휴식을 취하는 게 자연스러워 번아웃 경험담이 자주 들리는 것도 있다. 실제 번아웃을 겪는 인구를 비교한 통계는 없어서 알 수 없지만... 한국 친구들끼리 한국은 번아웃이 되어도 멱살 잡혀 끌려가기 때문에 번아웃이라는 사람을 보기 힘든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한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번아웃이 왔구나~~~ 우쭈쭈 해준다기보다는 휴식을 취하든 상담을 받든 본인의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고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지 이제 딱 일 년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 올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특히 락다운 초기에는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해야 할 일도 많았고, 온라인 미팅에도 시행착오가 있었다. 번아웃이 온 동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맡은 프로젝트는 계속해나갔지만, 그 와중에 업무 할당이 잘 되지 않았다. 추가로 생긴 대책 회의에도 불려 가고, 서로의 상황을 잘 모르니 이런저런 일을 떠맡기도 했다. 그러다가 정신 차려보니 하루에 10-12시간을 휴식 시간도 없이 (네덜란드에서는 야근을 거의 하지 않으므로 매우 놀랄 일이 맞다) 일만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계획되었던 리쿠르팅도 멈추었다. 그러니 새로운 팀원도 충원되지 않고,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하나 치명적인 점이 있었다. 이 동료는 회사를 위해 그 전해 겨울에 그 도시로 이사를 했다. 그렇기에 직장이 인간관계의 중심이었다. 출퇴근을 하지 않자 혼자 사는 그 동료는 완전히 고립되고 있었다. 온라인 상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긴 하지만, 오프라인으로는 일주일째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그런 고립감과 외로움... 나도 잘 알기에 그 심정이 이해 갔다. 특히 같이 사는 가족도 없는 그녀나 나 같은 싱글 1인 가구는.. 자꾸만 밥도 대충 먹고.. 저녁에도 일하고.. 아침에도 일하고.. 락다운으로 단체 이용 시설도 다 문을 닫아 운동과 취미 활동도 할 수 없게 된 것도 몇 달 째다. 그러다 보니 메신저나 이메일이 와도 왠지 바로바로 확인하게 된다. 안 그래도 어려운 일과 사생활의 구분이 더 희미해진다. 그래서 동료는 정말 '일만 하는 기계'가 된듯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왜 번아웃이 온 건지, 더 말 안 해도 알 것 같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자꾸 내 생활이 오버랩되었다. 나는 이미 습관화되어 의식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번아웃 증상이구나, 나야말로 스스로 멱살 잡고 날 끌고 가고 있었나 싶었다. 재택근무하면 오히려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업무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걸 미처 몰랐다. 내 의지와 싸우며 해보려 하다가도, 마음처럼 효율이 나지 않으면 두배 세배로 스트레스를 받는 나다. 그래서인지 집에서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내가 나약하다고 채찍질하기 바빴는데...


재택근무하며 번아웃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규칙적인 일정과 휴식 시간 유지하기: 재택근무를 할 때에도 규칙적인 일정을 유지하고 휴식 시간을 적절히 가져야 합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고 과도한 업무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 설정하기: 재택근무 시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을 분리하여 업무에만 집중하고, 업무가 끝난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합니다.

일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계획하기: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고, 작은 목표를 설정하여 달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기: 재택근무 시 소통과 협업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동료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고, 업무에 대한 의견이나 어려움을 공유하여 상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운동과 신체 활동: 재택근무 시 신체 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세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거나, 집에서 가능한 운동을 찾아 실천해보세요.

자기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 재택근무 시 자기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보세요. 명상, 호흡 운동, 취미 활동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위의 팁들을 참고하여 재택근무를 할 때 번아웃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개인의 상황은 다를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적용해보세요.


동료의 번아웃을 계기로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아보았다. 일단 '열심히 일하는 (혹은 열심히 일하고 싶은) 나'에게 투자하기로 했다. 초등학생 때처럼 생활 계획표를 짜 보고, 식사라도 규칙적으로 하자고 다짐했다. 코로나 전에도 운동은 참 귀찮았는데... 요가 매트도 튼튼한 걸로 새로 샀다. 그리고 집에서 일할 때 입을 바지를 장만했다. 편하긴 편하지만, 잠옷은 아닌 옷으로. 내 유튜브 알고리즘도 내 심정을 알았는지 자꾸 홈 오피스 꾸미기 영상을 추천해준다. 모니터 기본 두 개에 블루투스 키보드, 깔끔한 책상과 커피잔. 세련된 인테리어를 보니 벌써 능률이 마구 샘솟는데... 의자도, 모니터도, 노트북 받침대도... 찾다 보니 이게 또 신세계다. 하지만 비용은 둘째치고 집에 둘 데가 없다. 협소한 나의 공간엔 가구 하나 더 들이려면 있는 가구 모두 재배열하며 테트리스를 해야 한다. 그래도 일하는 공간과 밥 먹는 공간이라도 좀 구분을 하면 나아질 것 같아 책상부터 들여놓았다. 작은 방 한 칸이지만 나름 체계가 좀 잡힌 기분이다. 그다음은 나와 옆사람 마음 챙기기다. 나는 잘 지내는지, 한참을 못 본 친구와 동료들은 잘 지내는지, 안부를 주고받는다. 출퇴근을 안 해도 번아웃은 온다. 내 마음은 내가 챙겨야 한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의 흐름과 덧붙일 부분을 수정 중 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곧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출간 안내

아프리카에서 진행했던 디자인 프로젝트를 포함해 "지속가능성"과 "디자인의 가능성"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은 책 <아프리카로 간 디자이너>를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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