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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디 Aug 01. 2019

유학 결심과 기본 준비

디자인 유학 준비 과정

졸업한 지 2년이 넘은 지금 새삼스럽게도 석사 진학을 준비했던 과정을 돌아보고 있다.


당시 내가 어떤 생각을 했었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중에 어떤 점들을 내가 성취했고,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생각이 많은 시기다.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 또 새로운 꿈들. 내가 쓴 글인데도 지원서를 들춰보니 생소하기까지 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학 준비 과정을 다시 돌아보며 정리해보기로 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을 해두고 싶기도 하고, 비슷한 과정을 겪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2015년도에 지원하여 9월 진학을 했기 때문에 조금은 오래된 정보일 수도 있지만, 그 시기 나의 고민과 생각들을 공유해보고 싶다. 1. 유학 준비의 시작과 기본 준비부터 시작해 2. 입학 서류 준비 및 허가 과정 3. 장학금 지원 등을 차례로 쓸 예정이다.  


1. 유학 준비 계기와 시작.

유학을 결심한 계기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 품어온 동경이 제일 컸던 것 같다.

그리고 1) 내가 하고 싶은 사회적 디자인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점, 2) 또 내가 꿈꿔온 국제적인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전공 지식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 외국에서 일하는 스타일 등을 배우고 싶다는 점이 강한 동기였다. 


학부에서 산업디자인 전공을 하며 나는 말 그대로 산업디자인의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한 제너럴리스트였다. 디자인의 범위는 너무 넓고 나의 분야가 무엇이다라고 집어 꼽을 만한 것이 없었다. 공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 보니 내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추구하는 활동으로 학부 시절 동아리에서 적정 기술 개발을 했었지만, 내 전문성이 이것이다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학부 졸업 후에는 트렌드에 맞게 UI/UX 디자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아직 배울 것이 무궁무진한, 내 스페셜티가 없는 상태였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되었다.


또 다른 계기는 2014년 여름 탄자니아에서 열린 국제 개발 디자인 서밋(International Development Design Summit)에 참여해 1달간 현지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였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 현업 종사자들이었다. 미국 대학에서 주최한 행사다 보니 미국 사람들도 참 많았다. 한 달을 함께 지내다 보니 내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실감이 났다. 애초에 모두 다른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하기에 내 전공의 역량에 대한 부족함을 느낀 적은 생각보다 적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협업을 하는 방법, 팀 내외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주어진 시간 동안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하는지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그리고 언어 차이 보다도 문화 차이가 더 절실하게 느껴졌다. 이런 환경에서 보다 적응할 수 있도록 더욱 도전해보고 싶었다. 


입시를 하는 반년 간은 그 준비에만 전념했었고, 진학 결정 후 반년 동안은 프리랜서로 디자인 작업을 하며 유학 나갈 준비를 했다. 또 이 시기에 국내외 장학금도 지원했다. 


2. 기본 준비.

1) 학교 알아보기

지원하고 싶은 학교 목록을 만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의 기준점들이 있었다. 

- 공대 기반의 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

- 미국보다는 유럽,  그리고 유럽 중에서도 영어로 수업하는 곳,

- 소셜 디자인 학과가 개설되어 있거나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인 곳.


이렇게 고르다 보니, 많은 학교 중에 남는 곳이 세 군데 있었다. 학부 지도 교수님께서 학교 성향과 지원 전략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최종적으로는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와 영국 RCA (Royal College of Art)에 지원하기로 했다. 

* 다른 한 곳은 핀란드 알토 대학이었다. 알토 대학교는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와 사회적 디자인에 대한 과가 신설되었다는 점이 매우 끌렸지만, 내 전문성을 공학 쪽으로 굳히고 싶었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Design for Interaction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는 내가 공부했던 학부 과정과 그 성향이 비슷하기에 커리큘럼 면에서 큰 이질감이 없었다. 학교 규모가 매우 커 같은 과 학생만 몇백 명에 달해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했던 것 같다. 디자인 석사 과정 중에 1년 프로그램도 많은데 2년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 학생뿐 아니라 교수진 수도 거의 백 명 넘고 그만큼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그중에 소외 계층을 위한 디자인, 사회적 이익을 위한 디자인 등도 있다. 리서치 성향이 매우 강해 박사 진학에도 관심이 있던 나에게는 좋은 선택지였다. 


영국 RCA + 임페리얼 공대 공동 학위 과정 Innovation Design Engineering

영국 왕립 예술학교와 임페리얼 공대 모두 학교 명성이 높은 만큼 커리큘럼도 탄탄히 짜여 있는 것으로 보였다. 프로그램 자체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공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며 정체성을 고민하던 나에게 해답이 돼주리라 기대가 되는 조합이었다. 학교 명성과 역사만큼 동문의 네트워크와 런던이라는 대도시에서의 유학에 대한 로망도 컸던 것 같다. 하지만 런던의 물가와 학비가 너무 비싸, 장학금을 받지 않는 이상 공부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2) 영어 공부

나는 영어에 대한 부담은 덜한 편이었지만, 탄자니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하려 노력했다. 어차피 학교 지원을 위한 영어 점수도 만들어야 해 IELTS (영국 학교 지원), 토플 (델프트와 장학금 등 지원)을 계속 공부했던 것 같다.  


3) 포트폴리오 준비

내가 지원하기로 한 두 학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영국 학교 지원은 세 가지 작품을 골라 과정 위주로, 그리고 감각 있어 보이는 사진, 렌더링을 넣어 만들었다. 델프트 지원은 욕심을 좀 부려 7가지 프로젝트를 넣었고 레이아웃보다는 과정에 충실하게 기술했다. 당시에 인디자인을 쓸 줄 몰라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들었는데 나중에 정말 후회가 됐다. 또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웹사이트 템플릿을 만들어두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두면 좋은 것 같다. 제일 어려웠던 점은 나를 포지셔닝하는 것이었다. 내가 고른 프로젝트 들이 객관적으로 나의 어떤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지, 일관성 있는지. 그리고 간결하게 한문단으로 나는 무엇이다라고 정의를 하기까지 시간이 참 오래 걸렸다. 그리고 이 부분은 Statement of Purpose/ Motivation essay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3) 장학금 준비 계획

국내외 장학금마다 지원하는 시기와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전년도 기준으로 미리 확인을 했다. 지원 자격이 되는 장학금들을 꼽아 미리 준비했다. 

학교를 유럽에서 선택하다 보니 미국 위주로 장학생을 선정하는 삼성 장학금, 관정 장학금은 신청할 수가 없었다. 국비 유학은 매년 선발하는 학생 수가 매우 적어 경쟁률이 높지만, 여타 장학금보다 다양한 국가와 분야를 일정 비율 선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장학금은 지원서 이외에도 내야 하는 행정 서류가 매우 많다. 기본으로 가족 관계 증명서, 수입 증명서 등부터 학교 성적 증명서, 모든 대외활동의 증빙 서류. 당연한 얘기지만 미리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4) 정보 습득과 지원

유럽 학교 대부분 이에 대한 진학 정보가 온라인에 별로 없었다. 뻔한 방법이지만 나는 학교 웹사이트, 지도 교수님, 동문 컨택을 활용했다.


학교 웹사이트

해외 대학교 (내가 경험한 학교들)들은 대부분 홈페이지의 정보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알차게 정리되어 있다. 홈페이지 상의 정보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학과와 전공 소개 자료를 충실히 읽어보니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많은 힌트가 되었다. 커리큘럼을 미리 훑어보며 개설된 과목 중에 어떤 과목을 듣고 싶은지 살펴보는 것도 동기 부여가 되었다. 


지도 교수님과 학과 내 교수님들.. 그리고 동문, 한국인 인맥

졸업하고 나서까지 매우 바쁘신 교수님을 여러 번 찾아뵙기에 민망하고 죄송스러웠지만, 사실 제일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지원 방향에도 조언을 주신 분은 지도 교수님이었다. 추천서 부탁은 입시 기간이 시작하기 한참 전에 미리 드리는 것이 좋고 질문은 상세할수록 도움이 많이 되었다. 처음 교수님을 찾아가 기본적인 질문들을 드렸을 때, 유학에 대한 기본자세도 안되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각 학교에 있는 선배도 소개해 주셔서 나보다 3-5년 정도 선배인 분들에게도 학교에 대한 솔직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가끔 내게도 델프트 공대 진학에 대한 후배들의 질문이 오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던진 질문일수록 내가 도움됨을 많이 느낀다. 


학교 교수진 컨택

각 학교의 교수진이나 학생 컨택. 나는 사실 한국인, 동문 선배 위주로 질문을 하며 이 단계는 거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일반적인 정보 이외에 정말 세부적인 전공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이 있다면 학교 진학 전부터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델프트의 경우 석사 학생들과 교수들의 접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내가 속한 연구팀에서도 관심 있고 열정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언제나 환영하고 있다.


5) 나라 성향 파악

나는 학교에 대한 정보에만 집중하여 나라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 유럽도 나라마다 분위기와 사람들 성향이 다 다르고 도시마 다도 다른데. 일단 가서 적응하면 되지 하고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물론 어찌어찌 잘 넘겨왔지만, 그 나라와 문화에 대한 조사와 그것에 내 성향이 잘 맞는지생각을 해봐야 정말 그 나라에서 살 준비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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