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부터 도피하고 싶은가, 자유로 도피하고 싶은가?
언제부턴가 은퇴를 생각하면서 마음속에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풍선처럼 자주 떠 오른다.
무엇이든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불씨처럼 타오르던 욕심이 한차례 소낙비를 맞은 것처럼 잦아든다. 인생 선배들이 보면 가당찮은 나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스스로 생각해도 백세시대에 거의 반백년이나 남은 나이인데 누가 보면 곧 죽을 사람이 미련을 떨치듯이 하니 말이다.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면 볕 잘 드는 창가에서 하늘을 한 번씩 올려다본다. 하늘멍을 하다 보면 존재의 나약함과 함께 그렇게 부여잡으려 했던 욕심들을 하나씩 놓게 된다. 하늘 위로 하나씩 날려버릴 때마다 그 빈 공간엔 하늘과 바람과 새와 나무들, 자연이 다시 채워진다.
하늘을 올려다 보라는 말이 너무 상투적인가?
그 상투적인 말속에 결국 변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진리가 있는 건 아닐까?
언젠가 어떤 이가 말했다. '살아가면서 항상 죽음을 생각하라.'
그러면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다고. 지금 곁에 있는 이들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헤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단 한순간을 만나더라도 그 만남이 참으로 소중할 수밖에 없다고.
오늘도 볕 잘 드는 창너머로 하늘을 건너다본다. 미세먼지로 옅은 잿빛을 띠긴 하지만 하늘 한 조각을 떠다 가슴에 밀어 넣는다. 파랗게 변색된 가슴이 한 뼘만큼 또 시원해진다.
밀물과 썰물처럼 끊임없이 자유로부터 도피했다 다시 자유로 도피한다. 더 멀게, 혹은 더 가깝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