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희노애락이 있는 곳이면 그 어디든 내가 있고,
나로 인해 웃음과 눈물, 분노와 노여움, 회한과 한숨이 있다.
혼자여도 좋고 여럿이면 더 좋다.
밤낮을 가리지 않아 햇볕 쨍한 맑은 오전이어도 좋고, 달무리 낀 흐린 저녁이면 더 좋다.
내가 있는 곳에는 늘 이야기가 있고, 진심이 있다.
나는 태초에 자연으로부터 태어났으며
자연의 어떠한 것도 내가 될 수 있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했고
그 끝에서 함께 사라질 것이다.
나는 시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인고의 세월만큼 모든 것을 휘감아 하모니를 이룬다.
옛 것과 새 것 사이에서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람들은 망각을 위해 또는 기억해 내기 위해 나를 찾기도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 불경한 것이 되기도하고, 성스러운 것이 되기도 한다.
나는 홀로 또는 함께 존재하며, 다양한 빛깔로 존재한다.
선이면서 악이기도 해서 사람들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위로와 용기를 주지만 때로는 그것이 과하면 비난과 폭력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방종과 절제의 경계에서 스스로 중용의 덕을 깨닫게 한다.
나는 사람들의 오랜 친구이자 적이다. 그런 나를...사람들은 '술'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