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타이밍

젊은 이들에게 전하는 작은 이야기

by 반디

우리네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날지 몇 분이라도 더 누워 있을지,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먹을지 굶을지, 바로 앞에 보이는 버스를 탈지 다음 차를 기다릴지, 이번 신호에 가야 할지 멈춰야 할지, 밀려있는 업무 중 어떤 일을 우선으로 처리해야 할지, 누구와 점심을 먹을지, 점심 메뉴로 무엇을 먹을지.... 깊은 잠에 곯아떨어질 때까지도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주식은 타이밍이라고 하듯 인생에도 수많은 선택을 위한 타이밍이 있다. 주식은 타이밍을 놓쳤을 때 후회가 남기는 하지만 기회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의 타이밍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고, 영원히 그것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뒤늦은 자책과 함께 평생을 두고 후회와 미련이 남기도 한다.

한동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주인공 선재와 솔은 서로의 고백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몇 번의 시공간을 뛰어넘고서야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 기네스펠트로 주연의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는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찰나의 선택으로 인해 인생이 180도 달라질 수 있음을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우리 인생도 현재진행형일 때는 잘 모르지만 지나고 보면 개개인 모두가 한 편의 드라마와 영화다. 사랑 고백에 대한 타이밍뿐만 아니라 육체가 주는 신호 타이밍을 놓쳐 평생을 병마와 싸워야 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1초의 타이밍이 생과 사를 가르기도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카이로스는 시간의 신이자 기회의 신으로 불린다. 모양새가 볼썽사납지만 앞머리는 길고 뒤는 대머리이며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어떤 기회가 왔을 때 결단력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그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러 함축적 의미를 담아 형상화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괴기스러운 모습이 되지 않았나 싶다. 타국의 고전 신화지만 후세에 교훈을 주기 위해 신의 뒷머리를 시원하게 밀어버리는 과감함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고전이 달리 고전이겠는가.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는 AI가 방대한 빅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해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기회라는 타이밍을 잡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타이밍을 알아차리기도 힘들거니와 설사 알았다 하더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보통 젊을 때는 그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타이밍의 중요성에 대해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기나긴 인생에서 찰나의 시점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생각할 수도 있다. 언젠가 다가올 기회는 간절히 바라면서 준비는 게을리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한 선택에 있어 타이밍을 놓친 대가로 4년이란 시간을 돌아온 당사자로서 이제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오면 조금은 욕심을 덜어내고 준비! 시작! 하고 싶다.

자! 카이로스와 정면 승부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가려 할 때, 갈고리 스킬로 머리채를 사정없이 휘어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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