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둘.

by 반디

나는 멈춰 있는 듯 보이나 멈춰있지 않고

어디에도 결코 머물러 있지 않으며

구속할 수도, 소유할 수도 없다.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스스로 존재할 수 없으며

성자 같은 고요함과 폭군 같은 광포함이 있어

생명의 근원이면서 생명을 거두기도 하여

사랑이자 두려움이다.


무색무취하나

모든 소리와 향의 색은 나로 말미암으며

그 향방은 나도 알지 못한다.


자연이 나이며, 내가 곧 자연이라

억겁의 세월 동안 자연의 탄생과 소멸을 무심히 지켜보며

끝없이 변화하고 반복할 뿐이다.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전령사이나

낮과 밤은 나에게 무용하며

하늘과 땅이 내가 유일하게 머물며 숨 쉬는 공간이다.


나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며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변화무쌍한 사랑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여

참과 거짓 사이에서 무의미한 논쟁이 되기도 한다.


오늘도 떠나야겠다.

나는 바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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