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의 동반자로
낮밤을 가리지 않고
기별 없이 문득 찾아가
언제, 어디서도 만날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친근한 벗이다
향수처럼 노을이 번져 갈 때면
침묵 같은 밤이 올 때면
눈물 같은 빗줄기가 내릴 때면
서리 앉은 가을 찬바람이 불 때면
살풍경한 겨울 산을 바라볼 때면
인형의 숲에서
지독한 열병처럼
타는 목마름으로
영원 같은 기다림 속에
오롯한 나,
홀로 떠나는 방랑의 길
쓸쓸함 등짐 지고
굽이 굽이 돌아갈 제
죽음의 뒤안길까지 마중 나와
생의 끝까지 함께하는
나는 '고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