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일까?
어느덧 밴드를 시작한지도 10년이 넘었다. 브런치 스토리라는 좋은 통로를 알게되어서 내가 알고 있는 밴드와 장비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내 삶에 대한 얘기도 남겨보고자 이렇게 글을 적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 나이 또래와는 음악 취향이 다른 독특한 아이였다. 어린 시절 거실에 누워 어머니와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된 이문세, 신승훈의 노래나 옛날 올드팝을 듣던 기억이 아직 선명하다. 음악을 꽤나 많이 들었지만 그런 노래들만 들었지 당시에 유행하던 음악에는 별 취미가 없었다. 저 당시 음악에 가장 중요했던 악기는 '기타'였다. 기타 소리가 들리는 음악들을 들으며 그에 익숙해졌다.
나에게는 형이 있다. 7살 차이가 나는 형은 수능이 끝나자 기타를 배우겠다며 통기타를 하나 샀다. 뭐, 기타를 배우고 싶었다기보단 여자를 꼬시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의심이 들긴한다. 내 예상대로 형은 잠시 기타 학원을 다니며 끄적거리다 기타를 그만 두었다. 그리고 중학교 음악 시간에는 기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학교에 무려 40대의 기타가 생긴 것이다. 기타를 잡아보니 꽤나 흥미로웠다. 내가 항상 동경하던 그 음악에서 들리던 소리가 내 손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기타에 빠지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나는 학교에서 기타를 잠시 배우고, 집에 와서 형이 방치해둔 기타를 꺼내어 혼자 연습을 했다. 꽤나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는 방학을 맞아 기타 레슨을 받았는데, 이 레슨이 내 음악의 근간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지금의 기타 학원들의 교습 방법과는 다르게 칼립소, 슬로우고고같은 리듬들을 배우고, 예제를 연주하는 식의 교습이었다. 어찌 보면 올드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나에게는 꽤나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나은 점이 있다면 리듬감이 쓸만은 하다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리듬에 대한 공부는 이후 음악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교습 곡들도 모두 옛날 노래였다. 그대 그리고 나같은 80년대 가요를 가장 많이 배웠다. 하지만, 난 이미 익숙한 다 알고있는 곡들이었다.
나는 그렇게 통기타를 연습하고, 또 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나는 대학가요제의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대학가요제는 밴드들이 많이 나왔어서 밴드 음악에도 당연히 익숙했다. 또한 김경호, 박완규같은 고음의 노래들도 즐겨 듣고 락을 꽤나 들었다. 밴드에 관심이 생겨 나는 다음 학기에는 밴드를 들어가야지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또 방학이 되고, 한 달간의 레슨을 동네 기타 학원에서 받게 된다. 이 레슨도 나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줬는데, 이 학원도 교습 방법이 상당히 독특했다.
레슨은 두 시간 진행되었다. '두 시간이면 너무 긴거 아냐?'라고 생각하겠지만, 앞의 한 시간은 크로매틱 연습을 하고, 뒤에 3~40분만 레슨을 진행했다. 기타나 베이스를 연습하는 사람들은 크로매틱에 대해서 알겠지만, 상당히 따분하고 지루한 연습이다. 크로매틱(chromatic)은 반음계라는 의미로, 기타에서는 칸(fret)하나가 반음의 역할이므로, 칸마다 다 친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기본적인 손가락 훈련인데 이걸 한 시간씩 한다고 생각해봐라. 아주 곤욕이었다. 손가락 번호대로 1234, 4321,142434, 줄 넘어다니기 등등 다양한 패턴으로 크로매틱을 하다보니 손가락이 아주 잘 굴러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어떻게 했지? 싶다. 그리고 레슨 곡도 심상치 않았다. 요새 학원들은 기타 레슨에 무슨 곡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데이식스 노래 같이 핫한 노래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선생은 꽤나 심오한 곡들을 제시했는데, 바로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와 Highway star였다. 락의 근본인 노래들을 레슨 곡으로 진행하며 락에 더욱 빠지고 밴드를 하고 싶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중학교 밴드부에 지원했으며, 오디션 곡으로 Highway star를 연주하는 기행을 보이며 당연하게도 합격하게 된다. 그렇게 내 밴드 인생은 시작했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밴드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기억이 이제 슬슬 가물가물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남겨봐야겠다. 중간중간 장비 이야기나 노래 추천 등 다른 글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내 작은 밴드 일기장이 될 브런치 스토리. 열심히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