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실력이다
공부방에서 내가 하는 일의 핵심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 공부방을 시작했을 때 나는 당연히 가르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수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수학 개념을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 그리고 문제풀이를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 공부방을 잘 운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 2회 2시간씩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공부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는 교육, 학습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원과 관련된 강의나 학습에 관련된 강의를 듣기 위한 시간에도 투자를 했다. 그리고 몇몇 책과 강의에서 얻은 정보를 공부방에 적용시켰다.
그 첫 번째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저학년 때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역량만 갖춰도 고학년 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에서 따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 2회만 오던 학생들을 매일 같은 시간에 올 수 있도록 시간표를 조정했다.
두 번째는 학교 공부에 대한 보습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원에서 선행을 나갔다는 이유로 또는 학교 선생님이 못 가르친다는 이유로 학교 수업을 무시한다. 하지만 학교 수업 내용을 90% 이해만 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친구들까지 매일 학원에 도착하면 백지에 학교 수업 시간에 기억나는 것들을 모두 작성하도록 했다. 처음부터 잘하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처음에는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을 매일 하다 보면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에 뭐라도 듣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학교 수업에 충실하게 되고 기억력이 좋아지게 된다.
세 번째 적용점은 영어 공부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강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수학이라는 과목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수학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어는 전혀 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어는 내가 중학교 때부터 싫어하던 과목이었다. 영어는 무조건 영단어를 암기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난 무조건적인 암기를 싫어했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멀리하였고 성적도 거의 바닥이었다. 하지만 여러 강의를 들은 결과 영어는 암기가 아니었다. 영어라는 것은 사실 공부가 아니라 습득하는 것이다.
이것이 해결점이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습득하는 것이고 반복해서 언어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점을 알고 나는 초등학교 친구들부터 영어를 얻어 노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거창한 것은 없었다. 영어동화 100편이 들어있는 책과 음원을 구입했다. 그리고 매일 듣고 한 문장씩 익혀서 말할 수 있도록 하고 한편이 끝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하는 훈련을 했다.
그리고 위에 3가지 학습이 핵심이 되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학생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 특별히 사교육을 받지 않았던 친구였다. 처음 공부방에 와서 수학과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친구가 학습을 시작하던 시점에서 바로 위에서 이야기 한 3가지가 진행되고 있었다. 5학년 말 그리고 6학년 1년 동안 수학과 영어에서 꾸준히 학습했다.
뭔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았다. 많은 학원에서 하고 있는 선행학습을 하거나 중학교를 대비한다고 방학 동안 오랜 시간 학원에 잡아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개인 학습시간을 지켰고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에서 한 공부에 대한 피드백을 방학 동안은 오늘 한 공부에 대한 복습노트를 작성했다. 매일 영어 동화 한 문장 암송도 물론 꾸준히 했다.
이 학생의 결과는 어땠을까? 중학교에 입학해 좋은 결과를 받았다. 반에서 1등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이 친구 또한 스스로 잘한 것이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내가 한 것은 그 과정을 돕는 것뿐이었다.
특별한 것이 없는 기본적인 것이 바로 특별한 결과를 만들었다. 앞에 편에서 이야기했던 학생도 특별한 것을 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좋은 학교에 입학하고 또는 반에서 1등 한 것을 좋은 결과라고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사실 더 자랑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결과가 아니다. 학생이 스스로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시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학교 선생님이 못 가르친다거나 학원 선생님의 어떤 점 때문에 못했다는 핑계를 대지 않는다. 스스로 공부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고 자신이 그동안 했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이런 힘을 갖도록 하는 교육. 내가 바라고 목표하는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