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al Stem Dec 06. 2020

신천지라는 집단을 경험하다.

그들은 어떤 면에서 무섭도록  존경스럽다!

 복학 이후 대학 생활을 열심히 했다. 특히 기독교 동아리 리더를 하고 있던 형과 친해지면서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다. 리더였던 형은 사람을 모이는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가입할 때만 해도 3~4명 밖에 없던 동이리가 1년 만에 12명 정도의 규모가 되었다.


 기독교 동아리답게 모임과 나눔이 많았다. 그리고 신앙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그리고 그쯤 나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 교육 같은 것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함께 말씀 스터디를 하기 시작했다. 그 말씀 스터디는 기독교 동아리 리더였던 형도 함께 했다.


 스터디는 일주일에 1번 정도 진행됐다. 처음에는 동아리 리더였던 형과는 같은 그룹에 속해서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다른 그룹에 속해서 스터디가 진행되었다. 스터디는 보통 말씀을 알려주는 리더 1명과 배우는 학생 2명이 있었다. 그렇게 3명이 모여서 3개월 정도 스터디 그룹에 속해서 공부를 했다.


 그 당시 교회 내부 말씀 스터디가 아닌 외부에서 진행하는 말씀 스터디는 경계를 해야 할 시기였다. 그 당시 기독교 내에서 이단이라고 판정한 신천지라는 집단이 교회 내부에 들어와서 신도들을 빼가는 일이 많았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더 경계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나와 리더 형은 그 부분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심스럽게 이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다.


 3개월 정도 참여를 해보고 내린 결론은 우리가 스터디를 하고 있는 곳이 바로 신천지라는 것이었다. 형과 나는 그때 당시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그래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그곳이 바로 신천지라고 결론을 내렸다. 어느 정도 조심성을 갖고 참여하고 있었고 중간중간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그 결론에 도달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그들의 전략이었다. 그 스터디 모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준비되었던 그들의 전략에 우리가 장단을 맞춰주고 있었던 것이다. 먼저 대학 교양과목 교수가 신천지에 소속된 분이었다. 그 교양 수업과 관련하여서 학교 내에서 무료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고 그 수업에 내가 참여할 것이다. 그리고 신천지에서 소속된 몇몇의 학생들과 청년들이 그 무료 교육에 참여해서 함께 소그룹 활동을 했다. 그렇게 관계를 만들어서 스터디 그룹이 형성되는 것이다.


 스터디는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교육자 1명과 학생 2명이 되어서 3명이 함께 진행된다. 하지만 사실은 신천지에 속한 리더 1명과 나를 설득하는 것을 돕는 서브 1명으로 구성된 그룹에 내가 들어가서 교육을 받는 형태였다. 스터디가 끝나면 서브 1명이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교육에 어느 정도 설득이 되었는지 체크한 이후에 리더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했다. 마치 2명이 교육을 받는 거처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스터디를 이끌어 가는 리더에게는 차마 하지 못할 이야기도 같이 교육을 듣는 입장이라면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형식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참여도가 높았던 동아리 리더 형은 다음 단계 그룹에도 속해서 교육을 받았지만 참여도가 낮았던 나는 나의 스터디 파트너를 교체하기까지 했다. 그 당시에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같이 스터디를 못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신천지인 걸 알고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내가 참여도가 낮고 파트너에게 내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파트너가 교체된 것이었다.


 대학교 내에 무료 교육을 만들어서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도 놀랍고 한 명을 설득하기 위해서 거짓말로 스터디 그룹을 만드는 것도 놀랍니다. 그리고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스터디 그룹을 시작할지 고민하고 있던 중에는 무료 교육을 해주셨던 강사분도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식사를 같이 했다. 그때 당시에는 수업 이후에 식사할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우연히 내가 보였다고 했지만 사실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신천지는 정말 체계적으로 한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래서 그들이 대체 어떤 믿음, 신념을 갖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체계적이고 전략적일까 궁금해졌다.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이렇게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