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살펴보는 한국 기준금리 인하의 의미
코로나 경제 3R에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이 어떻게 움직 일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2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볼게요.
먼저 주식시장부터 이야기해 보죠. 현재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을 비교해 보면 열탕과 냉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주식의 경우 자고 일어나면 3대 주가지수인 다우, S&P500, 나스닥 시장이 계속 역사적 고점을 경신한다는 뉴스가 Ctrl+C, Ctrl+V로 쳇바퀴돌 듯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한국 주식시장은 2021년 고점인 3,300포인트 등정은 고사하고, 2,600~2,700포인트(고점대비 약 20% 손실 수준)의 지지부진한 장세가 무려 3년 동안이나 이어지고 있죠. 대체 그 이유가 뭘까요?
한마디로 매수 주체의 유무 때문이라 할 수 있어요. 특히 큰 손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부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공통점은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림으로써 그 자금들이 주식시장에 투입될 여력이 많다는 거죠. 다만 미국시장은 작년부터 그 돈들이 몰리고 있음에 반해, 한국은 아직 상황이나 환경적으로 제약이 많다는 겁니다. 즉 총알은 있지만 쏟아부울 시기가 아니라 판단하고 있는 거죠.
한국의 경우 충분한 금리 인하 효과와 함께 미국의 (한국 대비) 더 빠른 금리인하가 조화를 이룬다면, 그래서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된다면(예를 들어 한국 2.5%, 미국 2.0%와 같은) 가출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그 경우 이들의 매수세로 강력한 주가시장의 급등이 연출될 수 있고, 그 파고가 세고 강하다면 단박에 3,300의 역사적 고점도 돌파할 수 있습니다. 단 언급한 사항들이 먼저 이루어진다는 조건하에서 말이죠.
총알은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다만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 판단하기 때문에 매수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이고, 이는 금리나 환율 등의 거시적 환경들과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부터는 본격적인 급등세를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즉 위로 올라갈 힘은 충분한데, 다만 추진력과 그 폭발력에 불을 붙일만한 환경적 제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지난 2년 가까이 급등한 미국 주식시장은 그 강력한 상승세가 다소 약해질지는 몰라도 여전히 우상향을 향해 전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인하와 더불어 아직도 매수를 기다리고 있는 충분한 자금력이 뒤에서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 주식시장은 무엇보다 금리 역전현상(한국 기준금리 > 미국 기준금리)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이 이뤄질 때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상승이 쉬워 보이지 않아요. 결국 핵심은 금리의 움직임, 특히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이 시작된 후(혹은 시작될 즈음)라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주식시장이란 상장한 주식회사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주가란 주식의 가격이자 가치라 불리며, 이는 현재 상황이 아닌 향후 앞으로의 전망과 가치가 우수하다 판단될 때 오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매출, 실적, 이익, 구조 등 여러 전망들이 좋아 보일 때 주가는 오르게 되어 있죠. 하지만 아무리 호재가 많은 기업이라 할지라도 전반적인 국가 경제가 좋지 못하다면, 더 나아가 경제위기와 같이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된다면 거의 대다수의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게 되어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생각해 보면 주가가 얼마나 폭락했는지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미국과 한국 등 모든 국가들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이유는 경기침체 때문입니다. 물론 국가별로 그 정도가 다르죠. 미국은 5.5%에서 5.0%로 0.5% p의 빅컷을 단행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경제 체력이 좋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또한 금리인하 결정이 경기침체 상황이 아닌, 선제적 조치였다 강조하고 있고요.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생각보다 경기침체가 많이 진행되었고, 어쩌면 다소 심각한 상황처럼 보입니다. 몇몇 굴지의 대기업을 제외하고 일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들의 아우성은 상당히 우려스러울 정도예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경제를 지키는 파수꾼이라 할 수 있는 개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부터 그 여파가 오기 시작합니다. ‘코로나만 지나가면, 코로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면 분명 다시 좋아질 거야’ 생각했던 자영업자들의 바람은 눈물의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그런 뉴스들이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오히려 식상한 감까지 있을 정도죠...)
특히나 부동산 경기로 인한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분양시장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과 쌓이는 미분양까지 충격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잔 펀치라 할지라도 계속 맞으면 대미지가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은 KO 당할 수밖에 없어요. 체력(재무상태)이 아무리 좋다 해도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는 거죠. 아래 뉴스들을 읽어 보면 현재의 상황이 조금 더 와닿을 겁니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란 무조건 돈만 있다고 해서 생기지 않아요. 반드시 오를 거라는 전망과 확신이 있어야 ‘자산을 던지는’ 투자라는 걸 하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경기침체를 넘어, 경제위기설이 솔솔 퍼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단지 소문이 아닌 팩트에 가깝다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게 된다면? 누구라도 투자를 꺼리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전망이 확신이 될 때 투자자들은 매수가 아닌 매도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집단적인 매도 움직임은 결국 폭풍과도 같은 투매를 불러일으키고,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하락세는 걷잡을 수없이 커지게 될 겁니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그 가능성도 (폭등에 비해) 낮은 편이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선택이 필요한 겁니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은 ‘리스크’의 인지에 있습니다. 리스크에 대해 확실히 알고, 그럼에도 하는 것이 투자라 한다면, 투기는 그냥 수익만 보고 가는 겁니다. ‘돈 넣어두면 수익날 거야. 대박 날 거야’하는 마음이 바로 투기입니다. 현 상황에서 경제위기란 리스크는 분명 있습니다. 그럼에도 위기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면, 그래서 돈을 투입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한다면 그건 투자입니다.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코로나 경제 3R이 시작되었지만 그럼에도 경제는 쉽게(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로 인한 고통은 여전히 서민들의 몫이 될 것 같네요. 다만 투자시장은 실물 경제시장과는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자산시장은 서민들의 고통을 먹으며 더 커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철을 먹으며 무한대로 커지는 불가사리처럼 말이죠.
만약 폭락이 아닌 폭등 쪽으로 자산시장의 방향성이 잡힌다면 자산을 소유한 부자는 더 큰 부자가 되고, (가진 게 몸뚱이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소위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18세기 시작된 근대 자본주의에서 생산수단인 공장을 소유한 자본가들이 큰돈을 챙긴 것처럼, 금융자본주의에서는 금융을 움직이는 돈을 쥐고 있는 자들이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리고 경제의 변동성이 더 커지면 커질수록 돈은 금융을 알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갈 것입니다.
그냥 가난해지는 길을 택할 것인가, 자산을 소유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방향성에 발을 맞출 것인가,
당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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