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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r 04. 2016

세상의 또 다른 나, 도플 갱어

#18 도플 갱어와의 만남은 큰 힘이 된다


3단계 소심의 진화 


세상의 또 다른 나 만나기


소심한 사람들은 이 세상 어디든 존재한다. 아니 존재하는 정도가 아니라 꽤 많다. 하지만 의외로 쉽게 만나기는 어려운데, 그만큼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다소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를 잘 드러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자신을 감추려 하고 때로는 대범한 척하며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심한 사람들에게 혼자라는 외로움은 아주 익숙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회적 관계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간대 인간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액션-리액션의 화학적, 물리적 반응이며, 이는 필히 관계를 맺어야만 얻을 수 있는 과정인데 이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하는 소심한 사람들에게 어쩌면 이러한 외로움은 필연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소심한 사람들은 불가피하게라도 맺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관계와 안정을 위한 혼자 만의 생활, 이 두 가지 딜레마 사이를 불안정하게 왕래하며 생활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런 불안정한 삶을 지탱하기에는 인생의 시간은 물론 정신적, 육체적 소모가 너무 크다. 무언가 이 필연적인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세상의 또 다른 나, 도플 갱어(Dopple Ganger)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한가지 있다.


혹시 ‘도플 갱어(Dopple Ganger)'란 용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도플 갱어'란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환영)을 보는 현상 또는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에서는 이 용어가 다소 과학적 심리 현상이나 죽음과 관련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어지긴 했지만, 좀 더 넓고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여 이 사회에서 자신과 유사한 도플갱어를 만날 수 있다면, 즉 자신과 같은 류의 소심한 사람들을 만나 서로 간의 힘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힘을 얻고 더 나아가 그 안에서 무언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어떨까. 괴롭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만남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은 한 개인을 작은 지류(支流)에 비유한다. 그리고 수 많은 지류들이 합쳐져 계류(溪流)를 이룬다고 한다. 지류는 나 자신 즉 개인이며, 계류는 곧 우리를 일컫는다. 이 계류는 흘러 흘러 다른 계류들과 만나 강, 즉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 또는 국가를 이루게 되고 그 규모가 커져 결국 바다에까지 이르게 된다. 바다는 세계를 의미한다.


성장의 멈춤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강과 바다는 우리가 실제 생활하는 사회이자 세계이다. 이 안에서 우리는 먹고 웃고 즐기고 때로는 슬퍼하고 힘들어하며 삶을 보낸다. 그러나 내가 싫다고 해서 지류로만 머무를 수는 없다. 내가 소심한 지류라고 해서 계류로 가는 길목을 스스로 막거나 혹은 타의나 환경적 영향에 의해 막힐 경우 개인의 성장은 멈추게 된다. 성장의 멈춤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시간의 흐름이 멈추지 않듯 개인의 지류도 지속적으로 흘러 가야만 한다. 강이 멈추지 않고 흐르듯, 시간 또한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듯, 우리의 삶도 계속되어 계류에 합류하여 살아가야만 한다.


어떠한 사정이나 환경, 상황에 의해 흐름이 막히게 될 경우 해결책 중의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다른 소심한 지류와 만나는 것이 될 것이다. 소심한 지류끼리 만나 문제점들을 나누고 고민하고 같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 봉착한 난관을 뚫기 쉬울 수 있다. 그리고 같이 힘차게 보다 넓은 계류로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동굴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라. 그리고 과감히 발을 떼어 자신과 유사한, 도플 갱어를 찾아보자. 회사 안이 어렵다면,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외부 동호회 같은 곳에서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단 한 명만 찾으면 된다. 그 후로부터 늘려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만나 실컷 수다를 떨어도 좋다. 아니면 그저 조용히 있어도 괜찮다.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으므로.




아직 이 사회는 소심한 사람들에게 무척 힘든 것이 사실이다. 대범한 사람들이 이끌기 때문이며, 소심함의 장점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소심한 사람들끼리 뭉쳐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 위로와 격려를 나눌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와는 다른 공생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http://cafe.naver.com/ecolifuu(경제공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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