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응원가> 마지막편
소심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행복하길 바란다. 어느 누구도 불행한 시간 속에 자신이 던져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왜 행복하길 바라고 또 바라며, 평생이란 긴 시간동안 행복을 추구하며 쫓아다니고 있는 것일까. 과연 행복이 인간의 삶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심리학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행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연 인간이 삶 속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심의 여지 없이 그 해답은 바로 행복이다.”
또한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학자였던 블레이즈 파스칼(Blaise Pascal)은 행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며 여기에 예외는 없다. 행복을 추구하는 수단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그 모든 것은 한 지점을 향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이나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사람은 모두 구체적인 이유는 다르지만, 둘 다 행복하고자 하는 동일한 소망에서 출발한다. 사람의 의지는 행복 이외의 목적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행복은 모든 이들의 모든 행동의 동기이며, 심지어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는 사람도 이 점은 같다.”
행복은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지향점이자 목표점이다. 누구나 다 행복을 원한다. 소심한 사람이든 대범한 사람이든, 내향성의 기질을 가졌든 외향성의 기질을 가졌든 다 똑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행복이 사람마다 다 틀리다는데 있다. 행복은 계량이 가능한 객관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사람 개개인마다 받아들이거나 느끼는 것이 서로 다른 주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파랑새처럼 자신의 마음 속에 존재하며, 그것을 발견하고 느끼고 누리는 것은 본인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소심한 사람 또한 그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란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이 사회에 조화롭게 어울리며 이 안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길 원한다. 소심한 사람들의 바람은 결코 크지 않다. 대범한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이유 없는 두려움에 떨지 않으며, 이 두려움을 딛고 과감히 시작하는 것. 지나친 자기통제에 대한 강박관념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 타인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마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고 자연스럽게 거절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만족해 할 수 있는 것. 과거의 상처에 대해 지속적으로 억눌리거나 지배받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삶만 집중하는 것. 타인의 자기 평가에 대한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게 나인걸, 뭐.’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것. 주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머뭇거리거나 어려워 하지 않고, ‘도와달라’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설사 그 요청이 거부되더라도 가슴 아파 하거나 속에 담아 둔 채 두고두고 리마인드 하지 않는 것.
이러한 것들은 대범한 사람들의 경우 전혀 문제라고 생각지 않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심한 사람들의 경우 삶의 중대한 문제로 작용한다. 이러한 사소한 것들을 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소심한 사람들의 삶은 변화의 가부(可否)가 결정되며, 변화는 소심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허락한다.
소심한 사람들은 소심한 대로 살아가야 한다. 소심을 인정하고, 소심 안에서 삶의 방향성을 모색해야하며 행복을 갈구해야 한다. 행복이란 경험이다. 경험을 통해 행복이란 감정 또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심 때문에 억눌리고 힘든 삶을 경험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참된 소심인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만 한다. 조금씩의 경험을 부정적 소심 위에 덮어 씌워 나에게 맞는 진정한 소심으로 바꾸어 가야만 한다. 한 순간 나를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인생을 길게 보고 숨을 크게 들여 마신 후 하루하루의 소중한 일들을 무리없이 이행하듯 그렇게 조금씩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소심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평범하지만 소중한 비결이다.
존 고든이 쓴 <에너지 버스 Energy Bus>에 보면 95세의 나이 많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나온다. 그 분들에게 ‘만약 다시 태어나 인생을 산다면, 지금과 무엇이 달라지고 싶은가’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과연 어떤 대답이 나왔을까. 같이 읽어보도록 하자.
1.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고 싶다. 더 많이 순간을 즐기고 기뻐하며, 해가 뜨는 것과 지는 것을 더 깊이 음미할 것이다.
2. 과감하게 기회를 향해 도전해보고 싶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흘려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3. 내가 죽은 후에도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줄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 후세에게 유익한 유산을 남기고 싶다.
이 설문결과는 소심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첫 번째 답변을 보자. 키워드는 감정의 표현이다.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은 95세의 노인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 바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보다 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 원하며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같은 자연의 현상까지도 음미하고 싶어한다. 소심한 사람들은 어떤가. 이 부분에 특히 취약하지 않은가. 소심한 사람들 또한 현재와 같은 삶을 산다고 하면 죽음의 시점에서 이와 같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아직 늦지 않았다. 자신의 내면을 감추려 하지 말고 드러내자. 삶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자. 지금의 어려운 상황, 시련 또한 경험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배우며, 삶의 일부분으로 느끼고 음미해 보도록 하자. 자신을 속이려 하지 말자. 자신에 떳떳해 지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자.
두 번째 답변은 실천의 문제이다. 자신의 소심 때문에 언제까지 억눌려 지내기만 하고, 피해감정에 가슴아파만 할 것인가. 도전의 삶과 회피 혹은 기피의 삶은 결과 여부를 떠나 과정의 문제이다. 도전의 과정은 인간을 보다 더 성숙시킨다. 도전하는 자는 수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도망자는 언제나 기회를 피해 다닌다. 기회는 우리 삶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다. 기회를 놓치는 자는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 뿐이다. 그리고 항상 후회하게 된다.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과감히 도전해 보고 나서 후회해도 늦지 않는다. 결과는 같을 지라도 도전의 과정이 우리의 눈을 새롭게 뜨도록 도와줄 것이다. 노인들의 말처럼 시도해보지도 않고 흘려보내기엔 우리 인생은 너무 짧지 않은가.
마지막 답변은 우리 삶의 의미에 관한 문제이다. 인간은 유한한 동물이다. 이미 태어났을 때부터 죽음이 예견되어져 있다. 누구나 다 죽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수 많은 위인과 명사들 또한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들은 삶을 통해 후세들에게 도움이 될 무언가를 남기고 떠났다. 그들의 역사는 곧 인류 문명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개인의 삶 또한 하나의 작은 역사이다. 그것이 인류에 공헌을 하든 무언가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든 그 여부를 떠나 분명 하나의 역사다. 이 역사, 즉 개인사(個人史)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만 주위 사람들에게 작은 교훈이라도 될 수 있으며, 그것이 나를 기억해 줄 또 다른 이름이 될 것이다.
이상으로 길었던 <소심한 사람들의 응원가 : 소심인으로 잘 사는 3단계 방법>의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길고 다소 어수선했던 내용들을 간단히 요약해 보도록 하자.
참된 소심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먼저 1단계 방법으로 나에게 있는 소심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대해 인지하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 후 소심을 부정적, 긍정적 소심으로 분석한 후 부정적 소심은 최소한으로, 긍정적 소심은 최대한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것이 2단계인 소심의 업그레이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심을 진화시켜야만 한다. 이것이 3단계인 소심의 진화로써 이를 통해 우리는 소심인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으며, 소심인만의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진정한 소심인으로 성장할 당신을 기대하며, 삶의 축복이 당신의 인생 내내 함께 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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