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ETF 알아보기
작년 여름 베트남의 경제 수도라 하는 호찌민시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베트남이란 나라에 대해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젊은 사람이 참 많구나 하는 점이었죠. 알아보니 전체 인구수 약 9,300만명 중에 무려 2/3에 해당하는 약 6.000만명이 35세 이하의 젊은 사람이라 하더군요. 대단하죠? 하지만 여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습니다. 1960년부터 1975년까지 베트남 전쟁을 치르는 동안 청장년층 남자들이 많이 사망하며 여자와 노인 그리고 아이들만 남게 되었고, 그런 연유로 인구분포가 지금처럼 구성되었다고 하네요.
두 번째로는 전 세계가 장기 불황에 빠지며 경제적으로 힘들다보니 대부분 국가의 경기 또한 상당히 안 좋을 수 밖에 없는데, 베트남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젊고 싼 자원과 노동력을 보유함으로써 과거 중국에 진출했던 외국기업들이 속속 베트남으로 이전해 오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불구, 11년 6.2%, 12년 5.2%, 13년 5.4% 14년 6.0% 15년 6.7%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현재보다 더 강력한 정책을 정부 주도로 펼칠 계획이기 때문에, 향후 베트남의 성장세는 더 크게 그리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만큼은 중국을 거의 대체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국민의 성향이 더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할 뿐 아니라 착하고 성실하다는 점입니다. 모두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 말씀에 의하면 베트남 청년들이 힘들어도 참 열심히 일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보면 예전 7,80년대 한국의 모습이 연상된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도박을 좀 좋아한다는...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후 다른 나라는 몰라도 베트남만큼은 위와 같은 이유로 장기투자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베트남 펀드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최근 노후자금 마련은 주식으로 준비하라고 주장하는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베트남을 투자 유망지역으로 뽑으며 코리아펀드, 차이나펀드에 이은 자신의 3번째 펀드로 베트남 펀드를 출시하겠다고 천명했더군요. 그런데 좀 특이한 점은 베트남 펀드의 경우 49인의 투자를 받아 무려 10년 동안 환매를 할 수 없도록 옵션을 걸 계획이라 하는데요, 그만큼 베트남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10년은 좀, 아니 상당히 길긴 하지만요...
베트남 펀드는 여러 증권사에서 팔고 있더군요. 흠... 그러나 좀 망설여졌습니다. 왜냐하면 펀드 운영 수수료 때문이었죠. 대개 2% 초중반으로, 현재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1.6%대 임을 감안한다면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펀드지만 주식의 형태로 되어 있어 직접투자는 물론, 수수료도 저렴한 베트남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가 있지 않을까 찾아 보았죠. 하지만 없더군요. 왜 없을까, 더 찾아보니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상반기 중 상품을 내 놓을 예정이란 말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6월말, 7월 1일부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 ‘KINDEX 베트남 VN30 ETF’를 7월 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이란 기사를 접했습니다. 운영 수수료는 0.7%로 책정되었고요. 이 ETF는 베트남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VN30지수’에 실시간 투자하는 국내 최초 베트남 ETF로, 베트남 증권시장과 국내 증권시장의 운영시간이 겹치는 오전 11시 15분부터 오후 3시까지 실시간으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베트남 ETF에 투자를 결심한 후, 제 회사 후배들에게도 이 상품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괜찮아 보이니 적립식 투자를 해보라고요. 기간은 2~3년, 연 목표 수익률은 약 7~8% 정도 잡으면 크게 무리 없을 듯 보여집니다. 만약 3년 정도를 투자한다면 20% 정도의 수익률은 기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한번 실제로 투자한다 가정하고 계산해 볼까요? 월 30만원씩 3년간 투자한다면, 원금은 1년 360만원이 될 것이고 3년이면 1,080만원이 됩니다. 그 원금에 20% 수익률이면 216만원(1,080×0.2)이 됩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라면 나름 짭짤하쥬?^^ 목돈이 있다면 일시에 투자하는 거치식도 괜찮아 보입니다. 적립식의 경우 3년, 20%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거치식의 경우는 3년, 40% 정도까지는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적립식과 거치식의 수익률 차이가 왜 나는 지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죠? 정기예금과 적금의 차이를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후배직원들에게 투자 권유를 하자, 한 후배가 그러더군요. 자기는 지금까지 머리털나고 정기예, 적금 외엔 일절 해본 적이 없다고요. 어떤가요, 마음편지를 읽고 계신 독자분들 중에서도 후배와 같은 분들이 많으신가요? 물론 펀드와 같은 상품(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는 많이 다릅니다. 저 같은 경우 주식투자만큼은 절대 권하지 않는데요, 워낙 고위험인데다 실제로 개인이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보다는 잃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의 투자는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경제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꼭 베트남에 투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공부, 더불어 경제에 대한 공부는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일에서 은퇴하여 더 이상 직장을 통한 벌이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투자가 연금 외의 다른 수입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수익률이 높이 않아도, 수익액이 크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공부를 통해 경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짐으로써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당하는 세상입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경제는 곧,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추신
만약 베트남 ETF 투자를 고려하신다면, 먼저 ETF에 대해 공부하셔야 됩니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부한 만큼 많이 배우시게 될 것이며,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하며 감탄하시게 될 겁니다.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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