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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Sep 08. 2016

조르바처럼

순간을 살다간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 『영혼의 자서전』, 『오디세이아』로 대표되는 그리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1883~1957)는 비록 살아생전에 노벨 문학상을 받진 못했지만 세계 문학계의 한 획을 그은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그리스 남단에 위치한 크레타섬 출신으로 당시 그 곳은 터키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크레타섬 시민들은 독립을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또한 그의 조부, 아버지와 함께 여러 전투에 참여하였고, 이러한 성장배경의 영향으로 그의 마음 속에는 평생 독립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자리잡고 있었죠.


그의 대표적 소설인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게되면 그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이 잘 표현되어져 있습니다. 이 소설은 그가 34세였던 1917년에 친구 알렉시스 조르바와 함께 갈탄 광산을 찾기 위해 크레타섬에 머물렀던 실제 경험을 소설로 옮긴 것이라 합니다. 소설 속 조르바는 실제 친구였던 알렉시스 조르바를 모델로 한 것이죠. 카잔차키스는 집필 후 조르바에 대해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왜요”가 없으면 아무 짓도 못하는 건가요?


소설 속 조르바는 그야말로 자유의 화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보태서 이야기하자면 조르바야말로 먹고 싶으면 배터지도록 실컷 먹고 마시며, 놀고 싶으면 더 이상 놀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화끈하게 놀고, 또한 일할 마음이 생기면 마지막 땀 한방울까지 짜내가며 일하는, 단순무식 혹은 일차원적 본능을 추구하는 삶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소설의 화자이자 상당히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젊은 주인을 쳐다보며 가끔 답답할 때마다 한마디씩 던집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아, 왜 그렇게 깝깝하게 삽니까? 한번 뿐인 인생을!” 또한 조르바는 무슨 일을 하기전마다 항상 의문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이 잘 될지 안될지 매사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젊은 주인에게 다음과 같이 따끔한 한마디를 던집니다.


왜요가 없으면 아무 짓도 못하는 건가요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닙니까매사를 정밀하게 달아보는 버릇 말이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중 한장면)



조르바는 자신이 생각하는 자유와 행복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높은 곳이나 먼 곳에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저 순간을 즐기고, 순간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 강조하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나는 자신있게 묻지요

조르바지금 뭐하는가?’ ‘잠 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자네 지금 뭐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 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 밖에는. 키스나 실컷하게’”      




이렇듯 조르바가 자유로운 삶을 즐기며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순간을 소중히 여겼고 그 순간에 몰입하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하는대로 키스할 땐 오로지 키스만 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키스하는 그 순간 밖에 없어야 합니다. 그 어떤 무엇도 개입되어서는 안됩니다. 잘 때도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모른 채 잠에만 흠뻑 빠져야하며, 일할 때 또한 몰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순간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볼 때 조르바야말로 온전히 순간을 살았던 그리고 순간을 즐겼던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http://cafe.naver.com/ecolifuu(경제/인문 공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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