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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Sep 02. 2016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3편)

17세기 화가 렘브란트의 2016년 최신작을 접하다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


1편,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의 활약(https://brunch.co.kr/@bang1999/145)

2편, 이미 수준에 오른 인공지능의 작곡 능력(https://brunch.co.kr/@bang1999/147)




(2편에 이어)



인공지능 VS 사람의 미술 작품


지난 2편에서는 인공지능의 음악, 특히 작곡 능력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화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미술작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올지라도 화가들은 여전히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굳건히 그들의 자리를 보전하면서 말이죠.     


먼저 아래의 작품을 한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RobotArt.org란 곳에서 1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진행한 제1회 세계 로봇 아트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작품으로, 대만 국립대학교 로봇 연구팀 타이다(Taida)가 만든 것입니다. 이 대회에는 총 7개국 15개 팀이 참여하였는데, 로봇이 그린 작품을 제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로봇이 참여, 대회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야만 했고, 더군다나 프린트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붓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로봇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죠, 로봇이 그림 그리는 광경(https://youtu.be/nDp124yDr14)을요.


1등의 영예와 함께 3만 달러의 상금까지 수상한 대만 국립대학교 타이다팀의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캔버스에 붓을 이용하여 다양한 톤의 색상을 혼합하며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하네요. 로봇 아트 대회의 다른 입상작들을 보고 싶으시다면 이곳(http://robotart.org/)을 방문하시면 됩니다.



The Next Rembrandt Project


자, 다시 하나의 작품을 더 감상해 보시죠.



그림을 보자마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 작품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주도했던 대표적 화가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의 ‘2016년’ 최신작입니다. 잉? 1600년대 사람이 그린 ‘2016년’ 작품이라고요? 뜨아하시죠?


이미 짐작하신대로 이 작품은 인공지능이 렘브란트의 화풍, 습관, 기술, 선호도, 기호 등을 거의 완벽하게 습득하며 만들어낸 새로운 창작물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모든 렘브란트의 작품을 3D 스캔 기술로 디지털화하여 컴퓨터에 입력한 후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 렘브란트 그림의 모든 것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학습시켰다고 합니다. 이 학습을 위해 무려 2년의 기간, 150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가 활용되었다고 하네요.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네덜란드 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은 2년 전부터 인공지능을 통해 렘브란트의 그림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이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넥스트 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요, 프로젝트팀은 인공지능에게 모자를 쓴, 하얀 깃 장식을 한, 검은 옷을 입은, 30~40대 백인 남성이란 조건에 최종적으로 ‘렘브란트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요구했다고 하네요. 그 지시를 받은 인공지능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 세상에 없던 렘브란트의 작품 하나를 더 탄생시킨 것이고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최종 완성된 이 그림은 붓 터치는 물론 유화의 질감까지 기존 렘브란트의 작품과 동일하게 재현되었다고 합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만약 렘브란트가 다시 살아나 이 작품을 본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Oh, unbelievable!” 아니면 요즘말로,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이라고 했을까요?^^



인공지능의 미술 작품이 팔리는 시대


이 정도에서 끝이 아닙니다. 수년 전부터 구글에서도 인공지능을 통해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유명 화가의 작품을 따라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제는 그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들을 가지고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물론, 돈까지 받고 팔린다고 합니다. 지난 2월 구글과 공동으로 비영리재단인 그레이에리어 파운데이션(Grey Area Foundation)은 인공지능 미술작품 전시회, Deep Dream : The Art of neutral networks에서 무려 10만 달러에 달하는 판매수익을 올렸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8,000달러(900만원)였다고 합니다. 전시회 제목으로 쓰인 Deep Dream의 의미는 딥 러닝을 활용하는 인공지능의 이름이라고 하네요. 여기서 소개된 작품들은 상당히 환상적, 몽환적 느낌을 풍기고 있는데요, 아래 그림들을 보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멋지지 않나요?





이처럼 인공지능은 이미 미술계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서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뭐랄까요, 이미 인간과 경쟁하고 있다고 보면 너무 오버하는 걸까요? 인공지능의 활약은 작곡, 미술 분야에서만 그치지 않습니다. 1편에서 인공지능이 신문기사를 작성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미 소설까지 쓰고 있다면 이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인공지능이 쓰는 소설, 이제는 작가들까지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의 지위마저도...


인공지능 소설 분야는 일본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바로 얼마 전인 8월말, ‘제로(零)’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이 쓴 <현인강림(賢人降臨)>이란 소설이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제로가 쓴 소설, <현인강림>의 표지


앞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공모전에 출품되어 1차 심사까지 통과한 적은 있었는데, 이처럼 상업적인 목적으로 유통시장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 하네요. 이 책은 19세기 중후반 일본의 학자이자 사상가로 활동했었던 ‘후쿠자와 유키치'와 '니토베 이나조’의 저서와 자료들을 교과서 삼아 딥 러닝으로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젊은이’, ‘학문을 통한 입신’, ‘세계를 제패하다’, ‘성공이란’, ‘인간이란 무엇을 말하는가’의 다섯 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쓰여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쓴 만큼 아직 내용상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출판사에서는 이를 교정없이 출간함으로써 현재 인공지능의 수준이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독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재밌는건, 이 책의 분류를 실용소설 중에서도 환타지로 구분해놓았다는 건데요, 인공지능이 썼기 때문에 환타지로 분류한걸까요?




(4편에서 계속)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http://cafe.naver.com/ecolifuu(경제/인문 공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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