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준에 오른 인공지능의 작곡 능력
1편,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의 활약(https://brunch.co.kr/@bang1999/145)
(1편에 이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들이 만들어 내는 기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지금, 과연 이런 기사들은 일반 기자들이 작성하고 있는 기사들을 얼마까지나 대체할 수 있게 될까요?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최고기술 책임자(CTO)인 크리스티안 해몬드는 2011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5년 내에 로봇이 쓴 기사가 퓰리처상을 탈 것이며, 15년 뒤에는 전체 기사의 90% 이상을 로봇이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요.
하지만 그가 호언장담한대로 5년이 흐른 2016년이 되었지만, 아직 인공지능이 쓴 기사가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봐야 알겠지만 언론 기사의 90% 이상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듯 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인공지능이 작성한 기사들의 경우 정확성, 신속성이란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다양성이나 독창성은 다소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인간만의 독특한 감수성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글 안에 기쁨, 슬픔 등 희노애락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능력까지 탑재하기에는 인공지능의 한계는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 3월,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0여개 가운데 인공지능과 로봇기술(Robotics) 등을 활용한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했는데요, 이 자료에 의하면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상적이며 반복적이고 단순한 일을 하는 업무들이 사라질 것이라 보는 것이지요.
이와 반대로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독특한 아이디어 그리고 인간의 감성을 터치할 수 있는 직업이라 할 수 있는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자와 작곡가 및 연주자, 애니메이터 및 문화가 등은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 확률이 낮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무가, 가수, 메이크업아티스트, 패션디자이너, 감독, 배우 및 모델, 대학교수, 마술사, 초등학교 교사, 물리치료사, 임상심리사 등도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직업으로 분석하고 있죠.
종합해보면 창의성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예술 계통 관련 직업들만큼은 향후 인공지능이 발달할 지라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라 보는 것인데요, 과연 그럴까요? 그렇다면 이런 예술 계통에서의 인공지능은 현재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지 그 사례를 하나씩 보겠습니다. 안심해도 될지 말이죠.
먼저 음악분야입니다. 지난 6월초 구글에서는 작곡하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만드는 ‘마젠타 프로젝트(Magenta Project)’를 발표하며, 실제로 인공지능이 만든 80초짜리 피아노곡(https://www.youtube.com/watch?v=YoAMSaGZ_GQ)도 선보였습니다. 이 노래는 다소 단조로운 피아노 멜로디로 시작된 후 뒷부분에서는 드럼 반주가 덧붙여지는데요, 드럼연주만 사람이 한 것이라 하네요. 구글 연구팀은 인공지능에게 처음 4개 음표만 부여한 후 스스로 머닝 러신 알고리즘을 통해 이 곡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혹시 에밀리 하웰(Emily Howell)이란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는 미국 UC 산타크루즈 대학 데이비드 코프(David Cope) 연구팀이 만들어낸 작곡 인공지능의 이름으로, 이 인공지능이 만든 곡들은 아이튠즈,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하는데요, 2010년 ‘프롬 다크니스, 라이트(From Darkness, Light)’, 2012년에 ‘브리들리스(Breathless)’라는 음반으로 발매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곡 인공지능은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까지 수 많은 음악들을 분석하고 박자, 음정 등을 데이터화 한 뒤 그 요소들을 조합, 최적의 음악을 만들어 낸다 하네요. 게다가 전문가들의 평가까지 반영하여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최종작품은 누구나 듣기 좋은 음악으로 탄생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샘플음악을 들어보고 싶다면 이곳(https://www.youtube.com/watch?v=tJ6lwZPLBlk&list=PLJ6p5Vzat6Lnh6erWjj_Ur3pnkBwJM228)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한국에서도 작곡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성균관대학 컴퓨터공학과 안창욱 교수와 박사과정 정재훈씨가 지난 5월, 3년여의 연구 끝에 ‘Boid’란 이름의 작곡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음원인 일렉트로니카 음악계열의 ‘grey’와, ‘cavity’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Boid’가 여러 곡을 입력해도 그 곡들과 유사한 음악만을 만들어내는 기존 작곡 인공지능과는 달리 인간이 하는 작곡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은 작품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교수는 연구를 계속, 향후에는 영상을 입력하면 거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곡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네요. 한국산 작곡 인공지능 ‘Boid’의 ‘grey’ 한번 감상(https://www.youtube.com/watch?v=KkdbHy79JWY)해 보시죠! 아, 그리고 편곡은 사람이 했다는 것, 감안해 들으시기 바랍니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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