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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Aug 16. 2016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1편)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의 활약



이번 편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3~5편은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이란 꽤나 ‘거창한!’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할 생각입니다. 이세돌 9단과 바둑으로 경합을 벌였던 알파고로부터 시작된 강력한 인공지능이란 태풍이 과연 인간만이 가졌다고 하는 유일한 재능이자 능력인 창의성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이런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은 창의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의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지에 대한 고찰까지 다양한 면을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우리의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리해 볼 것입니다. 비록 쉽지 않은 주제긴 하지만 그래도 꼭 알아야 할 주제이기에 한번 써보고자 합니다. 최대한 쉽고 공감되게 쓰려 하니 널리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질타를,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새로운 시도


최근 브라질의 리우에서는 2016년 하계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이 4년마다 열리는 스포츠 축제에는 수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자국의 위상과 개인의 명예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국의 방송사, 언론사 또한 대규모로 참가, 경기상황과 결과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쉴 새 없이 기사를 만들어 내고 있죠.


이런 열띤 취재 경쟁 가운데 미국의 대표 언론 중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일부 보도에 로봇 기자로 불리는 기사 작성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들이 헬리오그래프(Heliograf)라 부르는 이 소프트웨어는 각 경기 결과는 물론 경기 스케줄이나 국가별 메달수 등을 전하는 기사들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기사들은 워싱턴 포스트의 라이브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메신저 등 각종 송신 서비스를 통해 신속하게 제공되고 있다 하네요. 로봇 기자를 활용함으로써 워싱턴 포스트는 리우올림픽에 불과 12명 밖에 되지 않는 적은 수의 기자만을 파견했으며, 그보다 더 많은 인원들은 워싱턴의 뉴스룸에 남아 보다 심도 깊은, 즉 인간미 있는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합니다.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


혹시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이란 용어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동으로 작성되는 기사 또는 그런 기사에 중점을 둔 저널리즘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 정리한 후 자신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류, 분석 그리고 해석함으로써 기사를 작성한다 하네요. 몇 년 전부터 미국의 LA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 언론사들은 이러한 로봇 저널리즘을 활용해 지진, 스포츠, 금융, 날씨 관련 속보와 단신 기사를 제작하고 있다 하네요. 우리나라 또한 기사 작성에 로봇 기자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다음 기사를 읽어 보시죠.


[파이낸셜 뉴스, 2016-06-22] 코스피 9.88포인트 상승, 1992.58포인트 거래 마감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88포인트(0.5%) 올라 1992.58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5억 원, 1761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며, 개인만 나홀로 ‘팔자’에 나서며 2512억 원어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오른 종목이 더 많았는데 한국전력(1.02%), 현대차(1.45%) 삼성전자우(0.69%)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음식료업이 0.61%, 섬유의복이 0.85%, 화학이 0.6% 상승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154.4원에 마감했다.


<이 기사는 파이낸셜뉴스와 협업으로 서울대학교 이준환/서봉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사 작성 알고리즘 로봇이 실시간으로 작성했습니다.>



뭐, 사람이 쓴 기사랑 별반 다른게 없어 보이죠? 워낙 경제기사가 숫자와 딱딱한 어투로만 쓰여지다보니 로봇이 쓰나 사람이 쓰나 별 다를 건 없을 듯 싶습니다. 하긴 그렇기 때문에 로봇이 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자, 이번에는 몇 년 전 작성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기사를 보여드릴텐데요, 한번 읽어 보시죠. 느낌이 좀 다르실겁니다.


일요일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 삭스와의 경기에서 9회까지 2점차로 끌려가던 에인절스는 패색이 짙었으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안타로 회생하여 결국 보스턴을 7대 6으로 눌렀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게레로는 이 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지난 4월에 애너하임에서 있었던 끔찍한 사고로 (동료였던) 닉 에이든하트를 잃은 지금 때려낸 이 안타는 내 평생의 안타 중 가장 값진 것이 될 것이다. 이를 세상을 떠난 우리 팀 선수에게 바친다.” 게레로의 말이다. 


게레로는 시즌 내내 성적이 좋았으며 특히 주간 경기에 강세를 보여왔다. 주간 경기에서 게레로는 0.794의 OPS를 기록했는데, 5개의 홈런을 비롯해 26개 경기에서 13타점을 올렸다.



어떤가요? 이 기사는 사람이 쓴 것 같죠? 로봇이 썼다고 하면 좀 고개가 갸우뚱해질 정도죠? 위 기사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지능형 정보 실험실 소속 연구원들의 작품으로, ‘스탯 몽키(Stats Monkey)’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이라 하는데요. 스탯 몽키는 특정 경기의 객관적 테이터를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바꾸어 스포츠 보도를 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이라 하네요. 


여기서 한가지 더 주목할 사실이 있습니다. 위 기사가 쓰여진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7년 전인 2009년이란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얼마나 기사의 내공(?)이 더 깊어져 있을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탯 몽키’를 개발한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2010년 내러티브 사이언스(Narrative Science)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어 더 강력하고도 포괄적 성능을 갖춘 인공지능인 ‘퀼(Quill)’을 개발, 상용화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포브스, 시카고 트리뷴을 비롯한 최고의 언론사들이 이 기술을 활용, 스포츠뿐 아니라 비즈니스,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초당 한 건씩 기사를 생산해 내고 있다 합니다. 엄청나죠?



(2편에서 계속)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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