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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Nov 22. 2016

혼자 걷는 길이 힘들지라도

에코라이후 4기를 마치며


마지막 오프, 자산 증가를 확인하다


지난 1년 동안 26권의 경제관련 도서를 읽고 서평을 쓰며, 매달 한번씩 경제, 경영 그리고 인문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뜨거운 이야기를 나누던 에코라이후 4기 과정이 지난 주 마무리되었습니다. 대단원의 끝을 장식했던 마지막 오프의 주제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자산과 수입지출 현황을 1년 전 그리고 중간에 세웠던 목표와 비교하여 얼마나 변화가 있었는지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제 앞으로의 1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었죠.


먼저 자산내역과 관련해서는 눈에 띄는 변화, 즉 큰 자산 증가를 달성한 사람이 있었던 반면에 생각보다 변화의 폭이 작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1년 공부를 통해 누구나 다 자산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못합니다. 생각과 실행의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입의 변동이 없는 가운데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지출을 줄임으로써 수입을 늘리는 효과를 만들어 내거나, 아니면 지출은 놔둔 채 투자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냄으로써 자산을 증가시키는 것이죠. 그러나 아시는 바와 같이 재테크를 통한 자산 증가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재테크의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1년 동안의 공부를 통해 자산을 증가시킨 사람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그 절약한 부분을 저축이나 투자로 이전시킴으로써 자산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당장의 자산 증가가 크지 않았어도 1년 공부를 통해 얻은 것은 있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지출패턴을 들여다보고 분석, 비교해 봄으로써 어느 정도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보다 조금 더 빚을 갚거나 투자금액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경제의 흐름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눈도 생겼죠. 게다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지만, 돈을 예전처럼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 할 것입니다. 지출을 줄이고 가벼워진 몸으로 살 수 있다면, 즉 무조건 많은 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만 버린다면 우리는 보다 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 걷는 길이 힘들지라도


두 번째 주제였던 1년 계획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만든 독서습관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사람, 시간을 쪼개 자신만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사람, 어학실력을 늘리겠다는 사람 등. 그러면서도 4기들은 조금 더 같이 가길 원하고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같이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1년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혼자가면 쉽게 포기할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동료들과 힘을 모아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들에게 반드시 혼자 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2009년 변화경영연구소 4기 연구원 1년을 마치고 2년째 과정으로 들어갔을 때, 그때부터의 시간은 온전히 혼자 만의 시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힘들고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고통스럽기까지 했죠. 책을 쓰겠노라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 앉아 글을 쓰긴 했지만, 성과물은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만 갔습니다. 다 놓고 싶었죠. 하지만 그때마다 구본형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루 2시간의 자기혁명”, “노력이란 매일 하는 것”이라고요.


제 첫 책은 <소심야구>입니다. 전자북이죠. 정말 무지막지하게 안 팔렸습니다. 제 아는 지인 몇 분만 구매했죠. 하지만 전 이 책이 자랑스럽습니다. 첫 책이라서가 아닙니다. 그야말로 매일 아침 1년 동안 딱 A4 1장 분량씩 써서 완성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만 하면 책이 되는구나 하는 큰 깨달음을 준 책이기도 합니다. 이 경험이 두 번째 책인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과 벌써 5년째 운영되고 있는 <에코라이후> 프로그램의 시작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마도 혼자만의 시간을 이겨내며 쓴 <소심야구>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분명히 없었을 것이고, <에코라이후>를 통해 이어진 수십명과의 인연도 그저 신기루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혼자 만의 시간은 그 누구도 아닌 진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나와의 싸움 혹은 고독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만큼 치열하고 고통스러우며, 스스로에게 큰 생채기를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침잠하는 시간이 길어져 언제 다시 괘도로 올라설지 모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언제든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을 비축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죠. 이 시간은 스스로를 오래갈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자신을 제대로 알게 되기에 가능한 겁니다.


이제 1년의 시간을 마무리 한 4기 멤버들이 혼자 만의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단단하게, 더 깊게, 더 내실있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러 이들과 함께 인생이란 길을 오랫동안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때가 되면 우린 지금보다 더 찐한 친구이자 형, 오빠, 누나, 동생으로 깊은 인생을 맛보고 즐기게 될테니까요.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http://cafe.naver.com/ecolifuu(경제/인문 공부, 독서)      




※ 공지사항 한가지!

차칸양이 진행하는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4기를 11월 28일(월)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에코독서방>은 첫째, 좋은 책을 읽고, 둘째, 반드시 독후감을 작성하며, 셋째, 정기적인 독서 습관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6개월 간(12월~5월) 6권의 자유도서와 6권의 공통도서를 읽게 되며, 요청시 장르별 도서추천도 해준다 하니 초보 독서자 또는 독서 습관이 부족한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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