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작 우화로 알아보는 소심의 유래
당연히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보는 거긴 하지만, 혹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의 여인이 누군지 아니?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는 아름다움과 함께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받고, 전쟁의 신이자 방직의 신이기도 했던 아테나에게는 방직 기술을 얻었으며, 헤르메스로부터는 재치와 마음을 숨기는 법, 설득력 있는 말솜씨까지. 대단하지? 그리하여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란 뜻을 가진 이름을 얻은 인류 최초의 여인. 그녀는 이 세상에 모든 죄악과 더러움, 추함을 몰고 온 장본인, 바로 ‘판도라’야. ‘아하~!’하며 무릎을 치는 쓰잘데기 없는 제스처는 생략하길 바래. 이미 무상식의 존재감이 파다하니까 말이야. ㅋ
어렴풋이 기억은 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다시 복습한다는 기분으로 ‘최고의 여인에서 최악의 여인’으로,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판도라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춰볼까? 별로 관심 없다고? 그럼 말이야.. 걍 읽어.. 그리고 외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니깐 말이야..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죄로 평생 제우스에게 형벌을 당하는 프로메테우스(또 ‘아하~!’하고 있는 거야?)로부터 시작해. 함 읽어 봐.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는 캅카스의 바위에 묶인 채 낮이면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면 회복되는 형벌을 당하였다. 제우스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명하여 흙으로 여신을 닮은 처녀를 빚게 한 다음 여러 신들에게 자신의 가장 고귀한 것을 선물하게 하였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는 아름다움과 함께 교태와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주었고 아테나는 방직 기술을 가르쳤으며 헤르메스는 재치와 마음을 숨기는 법, 설득력 있는 말솜씨 등을 선사하였다. 이로써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라는 뜻의 판도라가 탄생하였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신들이 판도라에게 갖가지 나쁜 성질만 주고는 외모만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꾸몄다고 한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상자를 하나 주면서 절대로 열어 보지 말라고 경고한 뒤에 프로메테우스의 아우인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냈다. 프로메테우스는 캅카스로 형벌을 받으러 끌려가기 전에 동생에게 제우스가 주는 선물을 받지 말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에페 메테우스는 판도라의 미모에 반하여 형의 당부를 저버리고 아내로 맞이하였다.
판도라는 에피메테우스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제우스가 준 상자가 생각났다. 제우스의 경고가 떠올랐으나 호기심이 두려움을 앞서 열어 보고야 말았다. 그 순간 상자 속에서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기 등 온갖 악(惡)이 쏟아져 나왔으며 놀란 판도라가 황급히 뚜껑을 닫았으므로 희망은 빠져나오지 못하였다. 이로부터 인간은 이전에는 겪지 않았던 고통을 영원히 떨쳐 버릴 수 없게 되었으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살게 되었다고 한다. ‘판도라의 상자’는 인류의 불행과 희망의 시작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유명하다.
(출처 : 두산백과사전)
잘 읽었지? 이만하면 기초 상식은 쌓은 셈이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니까 더욱 집중해~ 알았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후 이 세상에는 온갖 죄악이 난무하기 시작했대. 인간들은 종족 간 전쟁으로 인한 무자비한 폭력과 살인 그리고 질병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는 거야. 살벌하지? 살아남은 인간들 또한 가난과 굶주림 앞에 인간이길 포기한 채 동물의 본성으로만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살기 어린 눈빛을 내뿜고 있었다네. 그리하야 판도라의 상자 안에 남겨졌다고 전해지는 마지막 ‘희망’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되어버린 듯하였대. 한마디로 ‘희망 없는 세상’이 되고 만 거지...
갓(God, 神)은 인류의 고통을 더 이상 보고 있기 힘들었다고 해. 겨울철 유리창에 하얗게 낀 서리를 모두 제거해야만 맑고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듯 불쌍한 인간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주고 싶었대. 하지만 그 시작은 결코 같은 실패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 보다 더 신중해야만 했다는 거야. 모든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며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인간들의 나라를 세워주고 싶었던게지. 그래서 갓은 자신의 다이어리에 새로운 인간들의 나라에서는 반드시 꼭, 꼭, 꼭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왔던 슬픔, 질병, 가난, 전쟁, 시기, 증오와 같은 온갖 악(惡)이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빨간 펜으로 적어 놓고 밑줄까지 쳐 놓았다네. 참 꼼꼼하고 학실한 갓이셨나 봐. 소심도 했었나? ^^;;
갓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어. 제대로 된 답이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지. 그리하여 마침내 회사들이 신제품이 나오기 전 잘 팔릴지 알아보기 위해 시장 반응을 살짜기 떠 보듯, 갓(God, 神)도 Test Marketing을 해 보기로 결정했어. 지금의 어딘진 잘 모르겠지만, 젖과 꿀이 묻혀있는 비옥한 땅(최근 저명한 서양 학자들에 의하면 이 곳 지명이 젖과 꿀(Jut&Ggul) → 젖꿀(Jutggul) → 저꿀(Juggul) → 젓갈(Juggal). 그래서 젓갈(Juggal, Salted Fish)이 많이 나는 한 지역이 아니었을까 하고 많은 예산을 들여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네... 참 대단하신 분들이야, 그치?)에 새로운 인간 종족을 살게 하고 그들의 삶을 지켜보기로 하였데. 만약 그들의 삶이 성공적일 경우, 갓은 기존의 악에 찌들어 사는 인간들을 모두 학~~ 쓸어 버리고, 이들 우성(優性)종의 씨를 온 세상에 뿌릴 예정이었지. 그만큼 새로운 인간 종족의 실험은 갓에게도 인류에게도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었겠지?
신은 완벽함을 추구하고자 했어. 먼저 흙을 빚어 그들을 만들기로 했지. 먼저 남자는 키 185cm 이상, 얼굴은 조막만 하며 장 담근, 원(래) 빈, 초 인성, 넌 우성(난 열성)을 적절히 믹스한 외모에, 가수 (소낙)비의 완벽한 복근과 긴 팔과 다리. 어디 그뿐이야? 어느 야생에 갖다 놓아도 뭐든지 먹고살 수 있는 헝그리 정신과 튼튼 빼면 시체인 몸 그리고 맹가네 가시내(매까이버)처럼 도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머리까지. 게다가 거기에 덧붙여 사회성을 배려한 자신감과 적극성, 그리고 외향적 성격까지.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지. 그치?
여자도 만만치 않았다는 거야. 판도라가 이쁘긴 했지만 약간 머리가 모잘렀잖어? 그래서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상적 모델을 구상했데. 먼저 헤드(Head)는 아름다움과 똑똑함의 이중성(이게 이중인격인가?)을 보유한 육군 장교 출신 김 대위(태희)를 모델로 삼고, 몸매는 Jean Jean(쟌쟌, 전지현)을 기본으로 하여, S라인의 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순풍순풍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힙 골격까지 최대한 고려하였데. 게다가 일(농업과 목축업)을 잘 하기 위해 빼징 올림픽 여자 역도 황금메달에 빛나는 장 믿안(미란)의 힘까지 모두 탑재시켰다지? 외모뿐인가? 성격 또한 내숭이나 빼는 것 없이 적극적으로 덤벼들 수 있는 과감성을 얹어 남자와 더불어 완벽한 커플을 만들어 내었어.
갓은 제조공정을 마친 후 심히 흐뭇하였지. 간식으로 쫄깃쫄깃한 깨찰빵과 바나나 우유 한잔을 원샷한 후 아직 영혼을 가지지 못한 채 누워있는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될 남자와 여자에게 다가갔대.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기 위함이었지. 근데 말이야.... 갓이 주문을 외우고 마지막 기합을 넣는 순간, 글쎄... 트림이 ‘끄으윽~~~~’하고 나오고 만 거야... 그 트림을 직격탄으로 맞은 남자는... 어쨌든 새로운 생명을 얻어 눈을 떴어... 근데 과히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은 아니더래... 당.. 연.. 한 거 아니였을까?... 나 같아도 좀 울컥하는데... 쩝... 아무튼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인류의 조상을 일부 학자들은 호모 트리미우스(Homo Trimius)라고 명명했다고 하지? ㅋ 아님 말구... ^^;
갓은 이들을 세상으로 내려 보내기 전, 불러다 놓고 마지막 당부를 하였대.
“그대들, 인간 남자와 인간 여자여! 한마디로 이 인간들아! 너희들은 이제 이 세상 인류의 새로운 조상이 될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부디 세상에 내려가서 싸우지 말고 서로 합심하여 알콩달콩 행복하고 즐겁게 잘 살고, 베이비들도 피임이니 뭐니 해서 미루지 말고 쑨풍쑨풍 성별 구별 말고 많이 낳도록 해라. 옛말에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은 이런 때 쓰라고 만들어진 말이다. 흠... 아님 말구... 쿨럭쿨럭.... 어쨌든... 설혹 서로의 의견 충돌이 있다 하더라도 남자는 넓은 품으로 여자를 안아주고, 여자는 남자를 이해하도록 하여라. 만약 싸웠다 하더라도 이 곳은 친정이 아니니, 절대 이 곳으로 짐 싸들고 오는 일은 없도록 하여라. 내 눈에 그런 일이 눈에 띌 경우, 둘 다 아작 날 줄 알아라. 알긋냐? 잉?”
“......................”
“......................”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mulpix.com/all_a_sundry)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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