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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r 17. 2017

나탈리 골드버그가 말하는,
글쓰기는 ○○다

#9,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그러면 무언가 찾게되리니!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지음/권진욱 옮김/한문화





1. '저자에 대하여'



●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 1948~  )



나탈리 골드버그는 미국계 유태인이다. 그녀는 1986년에 발표한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 한권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름과 동시에 글쓰기에 대한 스승으로 이야기될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또한 그녀의 책은 미국을 넘어서 전세계로 번역, 출간되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통한 자기성찰 및 반성 그리고 창조적 삶의 방법등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그녀의 사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결혼생활은 이혼이란 과정을 거치며 심각한 자기비하 상태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가지도록 만들었고, 그로 인하여 그 기간동안 온전한 인간관계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상황을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기댈 수 있고 나를 돌봐 줄 누군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또한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궁핍하여 시인의 길을 걷긴 했지만 항상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 수 밖에 없었다. 밥벌이와 천직 사이에서의 고민. 그것은 그녀에게 가장 절실한 생존의 문제 그 자체였다. 생활이 그렇다보니 시인이었던 그녀가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쓴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을 것이다. 친구 중의 한사람에게서 이러한 류의 책을 써보라고 권유를 받긴 했지만, 막상 이 책을 쓰고자 펜을 든 나탈리는 갖은 두려움과 혼란스러움에 몸서리 쳤을 것이다. 시인은 정신이 맑아야 한다. 그러나 시인도 밥을 먹어야 산다. 이러한 간단하고 명확한 명제를 두고 그녀는 책을 쓰는 내내 고통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책을 완성했을 때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책을 완성하는 데 1년 6개월이 걸렸어요. 적어도 절반은 처음 썼을 때 나온 것들이죠. 가장 힘든 싸움은 글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과연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 실패하거나그저 한 번 시도해 보는 단순한 활동으로 끝이 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그녀는 왜 작가가 되었을까? 그녀의 말을 빌어 옮기자면 나탈리는 학창시절 모범적인 학생이었다고 한다. 꽤나 모범적인 학생이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모범적이란 단어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다.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모범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창조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모범적 학교생활을 마친 후 그녀는 시나 소설, 즉 작가생활을 하면서 살고자 했지만 그러기에는 밥벌이가 더욱 궁함을 알고 친구들과 동업하여 식당을 차리게 된다.


그 후 식당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꽤나 열심히 요리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사업번창을 위해서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작가의 꿈은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과일과 야채 by 에리카 종>라는 시집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는데, 평범한 소재로도 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후 그녀는 본격적으로 전업작가로 전환하게 된다.


그녀의 경력 중 독특한 점은 그녀가 미네소타 주에 있는 한 선원(禪院)에서 약 8년간 선수련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선(禪)이라고 하는 것이 동양적인 것이다보니 서양인 그것도 서양여자가 접하기는 쉽지 않았을텐데도 불구하고 선수련을 8년간이나 받고 그 후 계속하여 선수련에 정진하는 것을 본다면 그녀의 삶과 선(禪)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숙한 관계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선수련이 그녀의 글쓰기의 기본이 되었다. 수련을 하듯 글쓰기도 그렇게 접근해 가면 인생이 되고, 삶의 모습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글쓰기가 글을 쓰는 행위 자체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쓸때 내가 글쓰기 그 자체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즉 정신과 몸이 하나가 되는 것, 글쓰기와 내 영혼이  하나가 되는 것. 내가 글을 쓰다가 어느 순간 글이 나를 쓰고 있는 것. 그러한 경지가 저자가 생각하는 완벽한 글쓰기가 되는 것이다.


현재 그녀는 집필, 글쓰기 워크샵, 미술, 강연 등 다양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며 살고 있다.


■ 그녀의 저서


Chicken and in Love (1979)

Writing Down the Bones (1986)

Wild Mind: Living the Writer's Life (1990)

Long Quiet Highway: Waking Up in America (1993)

Banana Rose (1995)

Living Color: A Writer Paints Her World (1997)

Thunder and Lightning (2000)

The Essential Writer's Notebook (2001)

Top of My Lungs (2002)

The Great Failure (2004)

Old Friend From Far Away: The Practice of Writing Memoir (2008)




2. 이 책을 읽고


이 책은


이 책은 한마디로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기존에 나와있던 글쓰기에 대한 책과는 확연하게 차별화가 된 책이다. 기존의 책들이 글쓰기를 위한 기술의 전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면,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책이다. 글쓰기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받아들임 그리고 글쓰기를 통한 자기성찰, 표현, 반성 그리고 창조적 삶을 살아가는 방법까지 다양한 인생의 모습을 모색하도록 만들어주는 전혀 글쓰기 책 같지 않은 글쓰기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2007년 11월에 이미 한번 읽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게 되니까 그 느낌이 달라도 너무나 많이 다르다. 물론 그 당시와 내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변경연의 연구원으로서 1년간 본격적인 글쓰기 연습을 했기 때문이리라.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인 나탈리 골드버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머리와 가슴에 콕콕 박혀 들어왔다. 글을 쓰는 기쁨, 고통, 괴로움, 고독, 환희와 정열까지 모두 다 말이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내용의 많은 부분은 작년 한해 글쓰기를 하는 동안 고심하고 힘들어하고 고민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왜 좋은 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직접 체험해 본 사람은 머리로 이해한 사람보다 그 감동이 클 수 밖에 없는 법이다.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란 무엇일까? 저자는 글쓰기를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있을까. 그래서 이 책 안에 등장하는 글쓰기의 정의 비슷한 내용들을 모아 보았다.



글쓰기는 ○○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68P)


글쓰기는 우리를 동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71P)


글쓰기는 심리학이 아니다. 우리는 감정에 ‘대해서’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신 작가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언어를 통해서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손을 잡고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끌어가야 한다.(123P)


글쓰기는 공동체 행동이다. 일반인들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작가는 절대 불을 지키기 위해 홀로 싸우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140P)


글쓰기는 안개에 싸여 있는 마음에 불을 태우는 행위이다. 종이 위에 안개를 옮겨 놓지 말라. 설사 확실하지 않을 때라도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라. 이런 훈련은 결국 확실치 않았던 부분을 확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152P)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163P)


사실 글쓰기는 당신의 친구이다. 글쓰기는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당신이 셀 수 없이 많은 글을 버릴 수는 있어도 글쓰기가 당신을 버리는 일은 절대 없다. 글쓰기 과정은 인생과 생명력의 끊임없는 자원이다.(182P)


글쓰기는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숨쉬기를 잊어버릴 순 없다. 정원을 손질해야 하고, 지하철을 타야하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소중한 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글쓰기의 기본이다.(224P)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일까. <보통사람들>의 저자 쥬디 게스트의 추천사를 읽어보면 이 책이 일반 사람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만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모험을 앞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도 최고의 안내서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모든 방법이 들어 있다. 이런 접근법은 여태껏 접해보지 못한 혁명적인 방법이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이용할 수 있으며 또한 누구에게나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책상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많은 고통과 후회를 덜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책은 여러분의 인생까지 구원해 줄지 모른다.”



글쓰기에 관한 명언


다른 유명인들은 글쓰기에 대해 뭐라고 말했을까? 글쓰기에 대한 좋은 말은 무엇이 있을까? 그래서! 찾아 보았다. 위의 나탈리 골드버그가 말한 글쓰기의 정의와 비교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듯 싶다.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조지프 퓰리쳐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 나탈리 골드버그


가장 바람직한 글쓰기는 영감이 가득찬 놀이이다. - 스티븐 킹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노동이다. - 존 스타인 벡


글은 쓴 사람의 영혼을 보여준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작가는 모든 소문과 지나가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책임이 있다. - 그레이스 팔레이


글을 쓰고 싶다면 종이와 펜 혹은 컴퓨터, 그리고 약간의 배짱만 있으면 된다. -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써야 한다. 글쓰기의 첫 번째 열쇠는 쓰는거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에서


분명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독자가 모이지만, 모호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비평가만 몰려들 뿐이다. - 알베르 카믜


글 쓰는 것은 쉽다. 그저 혈관을 열고 피를 흘리면 된다. - 레드스미스(Red Smith, 1906-1982, 스포츠 기자)



글쓰기의 어려움


“당신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지만 그 결과물을 아무도 먹지 않으려 한다. 세부묘사가 빠진 추상적인 글쓰기에서 대개 이런 허점이 발견된다. 분명히 아주 웅장한 생각과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쓴 글이지만 누구도 읽어 주지 않는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이 책에서 거듭 세부묘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만큼 세부묘사가 글의 생동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며, 읽는 독자에게도 감정을 유발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저자의 말은 백분 공감도 하며, 이해도 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머리로 그리기가 어렵고, 머릿 속 이미지를 글로 풀어 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또한 그러한 작업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몰입하지 못하고 대충 뭉뚱거리고 넘어가게 마련인 것이다.


이렇게 쓰여진 글에 대해 저자는 냉정하다. ‘그 누구도 읽어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추상적인 글쓰기는 독자들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글쓴이의 웅대한 사고와 생각 그리고 쇠도 녹여버릴 뜨거운 열정으로 쓰여진 글이라 할 지라도 추상적인 표현으로 흘러버린다면 독자들은 자진해서 그 글들을 읽지 않은채 쓰레기통으로 버려버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마추어같은 추상적 글쓰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한마디로 말한다. 훈련과 훈련 그리고 또 다시 훈련이라고. 글쓰기 훈련을 통해서만이 글이 더욱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 생각으로 글쓰기에도 분명 재능이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감수성이라든가 언어의 구사력, 창조적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 일반인들과 다른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보다 한 단계 위의 좋은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저자의 말대로 훈련을 통해서 그 부족한 점을 많이 메울 수 있다고 하는 점이다. 끊임없는 훈련을 한다면 추상적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잠재력까지도 계발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저자의 말에 희망을 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건다. 계속적이며 꾸준한 훈련을 통해 글쓰기와 함께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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