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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y 29. 2017

J노믹스 증세에 대한 차칸양의 생각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J 노믹스를 위한 178조 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3주 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직 각 부처의 인선작업이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간의 국정공백때문에 처리해야 할 일도 꽤나 많아 보입니다. 또한 공약을 통해 언급한 내용들까지 이행하려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지경으로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문정부의 경제정책이라 할 수 있는 J노믹스는 어느 정도 국민의 호응을 얻고 있는 듯 한데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기업에 대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비정규직 감소, 복지혜택 확대 등은 누구라도 환영할 사안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있습니다. 바로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비용 조달의 문제 즉, ‘증세(增稅)’에 대한 관점 차이 때문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일자리 창출등 각종 경제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예상되는 총 자금은 5년간 약 178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연간 60조 정도로, 대한민국 1년 예산(2017년 기준)인 400.7조 원의 약 15%에 해당됩니다. J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이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하겠습니다.     



증세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사실 2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기존 예산의 낭비 요소를 최대한 줄여, 그 부분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세금을 더 걷는 것 즉, 증세를 해야하는 거죠. 문정부에서는 아마도 2가지 부분을 다 활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더 중요한 부분은 증세라 할 수 있습니다. 세금을 늘리는 것, 어찌보면 아주 간단명료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여기에 대한 입장과 견해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즉 누구나 일자리 창출, 복지혜택 확대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지만, (콕 찝어) 자신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러한 증세 해결방안으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는 여러 세금 항목 중 특히 소득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 수입 비율이 3.7%(2013년 기준)로, OECD 회원국 평균인 8.8%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2014년 세제 개편 이후 근로소득세 대상자 중 무려 48%가 면세혜택 즉, 세금을 내지 않는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득세의 명목세율 인상뿐 아니라 근로소득 공제 항목들을 조정함으로써 증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죠.     


  근로소득자의 48%가 면세 혜택자라고?


근로소득세 대상자 즉, 급여 생활자의 48%나 되는 사람들이 면세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 혹시 알고 계셨나요? 48%라면 거의 반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주변(특히 직장인들 사이에서는)에선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다 세금을 내고(사실은 강제징수...) 있는데 말이죠. 그것도 매년 조금씩 더 많이요. 그런데도 반이나 되는 급여 생활자들이 세금 한푼 안내고 있다니 뭔가 잘못된 것 아닐까요? 과연 정말 그런지 이 부분에 대해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죠.     


현재 시행하고 있는 근로소득세 과세표준에 의하면 소득구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연간 1200만원 이하 → 세율 6%

연간 1200만원 초과 ~ 4600만원 이하 → 세율 15%

연간 4600만원 초과 ~ 8800만원 이하 → 세율 24%

연간 8800만원 초과 ~ 1억5000만원 이하 → 세율 35%

연간 1억 5000만원 초과 ~ 5억원 이하 → 세율 38%

연간 5억원 초과  → 세율 40%     


연간 1,200만원 이하는 최소 세율인 6%를 적용받지만, 연간 1억 5천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가장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는 38~40%의 세율이 적용되죠. 이 기준에 의하면 소득이 있는 모든 국민은 적든 많든 세금을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소득수준별 세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를 보면, 독신자의 경우 소득 1,400만원(평균 임금의 35%) 이하, 4인 가구는 3,000만원(평균 임금의 75%) 이하면 대부분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에는 우리가 흔히 연말정산이라고 부르고 있는 근로소득공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양가족, 배우자,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연금, 카드대금, 주택대출 등 각종 공제를 적용받을 경우, 그 금액이 세율을 초과함으로써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부양가족이 1명 늘면 세금 면제 소득기준을 약 500만~600만 원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하니, 연봉이 적으면 적을수록 당연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겠죠.     


결국 48%의 면세 혜택에 대한 답은 각종 근로소득공제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그래도 좀 과해 보이지 않나요? 48%라는 수치는 대한민국에 독신자뿐 아니라 연봉 3,000만 원(월 250만 원)이 되지 않는 4인 가구가 거의 반이나 된다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죠. 과연 이렇게 높을까요? 다소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의 말이니 분명 근거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뭔가 개운치는 않아 보이네요. 이 48%라는 수치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번 칼럼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득세율 3% 인상시의 증세효과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샜는데요, 다시 증세에 대해 생각해 보죠.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소득수준별 세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는 J노믹스를 이행하기 위한 증세방안으로써, 근로소득자의 소득세율을 조정함으로써 얼마 정도의 세수입이 증대될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①소득세율 24%ㆍ35% 구간, ②15%ㆍ24%ㆍ35% 구간, 그리고 ③모든 구간의 3가지 상황에서 세율 3%포인트를 인상했을 때를 측정했는데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소득세율 24%/35% 구간             →    기존대비 세금 수입 약 6.3% 증가

② 소득세율 15%/24%/35% 구간    →    기존대비 세금 수입 약 23.7% 증가

③ 소득세율 모든 구간                       →    기존대비 세금 수입 약 38.6% 증가     


당연한 결과입니다. 모든 구간에서 소득세율을 인상할 때 가장 증세효과가 클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부 구간만 세율을 올려서는 증세효과가 미약하다는 겁니다. 이는 단순히 중간과 고소득층에서 세금을 더 걷을 때 증세효과가 제일 클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조사를 시행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안종석 선임연구원은 소득세 증세는 보호해야 할 저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소득계층에서 세율을 올려야만 면세자가 줄어들고, 세수입도 커지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세율 인상은 어려운데, 이는 현행 면세자의 규모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 중간층의 세부담은 얼마로 할 것인지, 그리고 고소득층의 부담은 얼마나 가중시킬 것인지 등 여러가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선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진보와 보수의 일반적인 차이점은 변화와 안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보와 보수 모두 국민의 복지 확대를 추구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방법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보수의 경우 증세보다는 성장을 통한 자연스러운 분배를 추구하지만, 진보의 경우는 많이 버는 사람들에 대한 누진적 증세를 통해 체계적 혹은 약간의 강제적 분배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같이 잘 살자는 생각이 강하죠. 아마 같이 잘 살자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증세와 분배의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실 같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나눠야만 합니다. 현 자본주의의 시장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체제하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것과 같이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위의 보고서에서 제시한 것처럼 일자리 창출, 복지확대를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지금보다 조금씩 더 희생을 하는, 소위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만 아니면 돼!’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한편으로는 복지혜택을 더 받길 바란다는 것은 어쩌면 도둑놈 심보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정부분의 추가적인 세부담이 필요하다면, 저는 충분히 동참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조금씩 나눌 때 분명 세상은 더 밝아지고, 더 활기차지며 생동감 있게 될 테니까요. 바로 이런 사회가 함께 하는 사회, 같이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것 만큼은 문정부에 꼭 부탁하고 싶습니다. 사정이 넉넉지 않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은 사실 혈세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부담이 되는 돈입니다. 그렇게 걷은 돈은 반드시 국민들을 위해 ‘잘 쓰여져’야만 합니다. 절대 흥청망청, 대충 사용되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내 주머니의 소중한 돈처럼, 내 자식에게, 내 가족들에게 쓰여지는 귀중한 돈이라 생각하고, 아끼고 잘 생각해서 사용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시작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모든 국민들을 위해 잘 쓰여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wallpaperswide.com/smile_baby-wallpapers.html)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 공지사항 한가지!

차칸양이 진행하는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5기를 5월 29일(월)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에코독서방>은 첫째, 좋은 책을 읽고, 둘째, 반드시 독후감을 작성하며, 셋째, 정기적인 독서 습관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6개월 간(6월~11월) 6권의 자유도서와 6권의 공통도서를 읽게 되며, 월 1회의 오프모임을 통해 사회에서는 만들기 힘든 형/누나/동생의 관계까지 얻게 되는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한번 하게 되면 푹~ 빠지게 되는 에코독서방의 매력,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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