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감로수(甘露水)를 공급하자
제 아지트이자 놀이터인 <에코라이후> 까페에 ‘NG(Neutral Good)’라는 닉네임의 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2015년 1년짜리 경제/인문 공부 프로그램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3기를 수료했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NG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그는 입버릇처럼 자신의 유일한 취미는 ‘공부’라고 말하는데요, 그가 작성한 경제 도서 리뷰를 읽어 보면 그렇게 말하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뭐랄까요, 단순 북리뷰 정도가 아니라, 마치 책을 낱낱이 파헤치는 수준이랄 수 있으니까요. 말이 나온 김에 그가 작성한 북리뷰 한번 읽어보실래요? 아래 링크는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총 4편(!) 중 마지막 부분입니다.
어떤가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지 않나요? 현직 엔지니어가 쓴 리뷰라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더 대단한 점은 따로 있습니다. 그는 에코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딱 한달 여가 지난 2014년 11말부터 까페에 <경제기사 읽기 실습>이란 글을 작성, ‘매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말만 빼고요.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수 많은 경제기사 중 하나를 골라 요약한 후, 자신의 의견을 후기에 담아내는 형식이었죠. 때에 따라서는 경제도서를 인용하기도 하고요. 아래 링크는 그가 처음으로 작성한 <경제기사 읽기 실습>인데요, 한번 읽어 보실래요?
1년 후 ‘에코라이후’ 기본과정은 끝났지만, NG의 <경제기사 읽기 실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그 횟수가 무려 ‘500회’를 돌파했는데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500회! 2년 6개월이 넘는 기간입니다. 그는 일단(!) 1,000회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연재기간이 최소 5년을 넘게 됩니다. 5년간 거의 매일, 경제기사를 분석하는 글을 쓰게 되면 과연 무엇을 배우고 더 나아가 어떤 수준까지 오르게 될까요?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응용을 하게 되면, 그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요? 그야말로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NG는 돌아가신 구본형 선생님의 “노력이란 매일 하는 것이다”란 문장을 좋아합니다. 매일매일의 노력이 사람을 성장시켜 주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하고 있는 이 일이 작고 별볼일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마치 사명처럼 매일, 쉬지 않고 <경제기사 읽기 실습>을 작성하고 있는 거고요. 그의 쉼없는 꾸준함, 포기하지 않음, 독종같은 성실함에 제가 보낼 수 있는 모든 찬사를 보냅니다. 아마도 이런 불굴의 지속성이 결국에는 평범함과 비범함을 나누는 기준이 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이런 NG의 모습에 감흥(?)을 받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사람이 ‘매일의 노력’에 동참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닉네임 ‘지음’이란 친구는 구본형 선생님의 저서 『사람에게서 구하라』의 좋은 문장들을 매일 새벽 5시쯤 필사, 지난 5개월간 단체카톡방에서 사람들과 공유했습니다. 그의 수고 덕분에 여러 사람들이 하루의 시작을 좋은 문장과 함께 할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 이미 읽은 책이지만, 다시보아도 꼭꼭 새겨둘만한 좋은 글들이 너무 많아 행복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래의 글은 몇 번을 읽더라도 마음을 울릴 정도로 좋았고, 게다가 선생님의 굵고 나직한 목소리가 그대로 들려오는 듯 하여 감동적이었습니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어딘가에서 굽이져 방향을 틀어 흐르게 된다.
그곳을 지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통과한 것이다. 이 상징적 지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강력한 자기암시를 해주어야 한다.
"나는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나는 이 지점에서 과거와 작별한다.
과거와 이어지는 문들 닫고, 지금 막 미래로 가는 문을 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의 상징적 의식을 통하여 자신과의 새로운 만남을 선언하는 ‘나의 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신의 속에서 가장 자기다운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나머지 인생을 자기답게 살겠다는 약속의 날이다
‘지음’의 바톤을 이어받아 이번에는 닉네임 ‘토실토실’과 ‘SEEDS FAFA', 두 친구가 정호승의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와 다른 여러 책에서 좋은 인용구를 매일 에코 까페에 올려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매일 좋은 글들을 접할 수 있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데 큰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용구는 그렇게 대단한 노력이 아닐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 일을 매일매일 해낸다는 것이며, 이러한 시도를 통해 그리고 습관의 정착화를 통해 분명 스스로 성장을 이루어 낸다는 겁니다. 저는 이런 매일의 노력이 식물에 물을 주는 행위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식물에 물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물에 강하다는 선인장일지라도, 꾸준히 물을 주지 않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물며 평범한 식물들은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이러한 매일의 노력은 성장의 핵심 포인트라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죽지 않고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생존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매일의 노력은 선한 전염성이 있나 봅니다. 지난 주부터는 닉네임 ‘타클라마’라는 친구가 자신의 세무지식을 토대로 한 <세금절약하기>라는 내용을 매일 올려주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회사에서 재무파트쪽 일을 하고 있으며, 세무사 자격증까지 보유하고 있죠. 그는 언젠가 독립하여 1인 기업가를 꿈꾸고 있는데, 개인들, 특히 1인 기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세무 컨설팅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작한 이 작은 발걸음이 모여 큰 자취로 발전할 즈음이면, 그의 꿈 또한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성장하고 더 나아가 작은 성공이라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게 되는 이유는 생각만 많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는 또 하나의 구체적 이유가 있습니다. 행동하고 싶어도 정작 해야 할 그 ‘무언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죠.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들을 곁눈질로 쳐다보게 되고, 특히나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이뤄낸 것들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대로 따라해 보게 되는 거고요. 하지만 결과는 뻔합니다. 중도 포기! 당연한 수순입니다. 자신에게 전혀 맞지 않는 다른 사람의 옷과 신발을 입고 장거리를 달리려니 중도포기 혹은 시작도 못해본 채 단념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1만시간의 법칙, 이런 건 나중에 생각해도 됩니다. 아니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다보니 우연히 유사점이 발견되었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낸 공식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성공한 사람들 또한 1만시간의 법칙을 염두에 두고 한걸음을 띠기 시작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만약 그들이 1만시간을 목표로 두고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면, 분명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그만두었을 겁니다. 제대로 운동조차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처음부터 마라톤을 뛰려고 생각한다면, 마음 속에 저절로 ‘힘들면 그만둬야지’하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요? 성공한 사람들도 그럴진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1만 시간과 같은 엄청난 것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아니 그 이상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고, 매일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인용구 필사도 좋고, 일기 혹은 짧은 글쓰기 연습도 좋습니다. NG가 하고 있는 <경제기사 읽기>도 경제공부로 좋아 보이고요. 그리고 매일매일이 어렵다면, 2~3일에 한번, 혹은 일주일에 한번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자신의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장은 시간의 누적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 성장이 결국 성과를 만들어내고, 그 성과가 성공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선순환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바로 지금, 그리고 매일, 혹은 일주일, 주기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입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말처럼, “노력이란 매일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나라고 하는 식물은 감로수(甘露水)를 공급받아 쑥쑥 자랄 것이기 때문입니다.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Ufij&articleno=2153&_bloghome_menu=recent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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