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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n 01. 2017

시골빵집의 교훈에서
자본주의 삶의 방향성을 찾다

#14, 천연균, 자본론, 삶의 가치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더숲





이 책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라고? 이 책의 원제는 이렇다. 


『田舍のパン屋が見つけた「腐る經濟」』 


해석하자면, ‘시골빵집에서 발견한 「부패하는 경제」’ 정도 되겠다. 원제를 알고 나니, 누가 지었는지(물론 출판사에서 지었겠지만) 몰라도 제목한번 기가 막히게 지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원제 그대로 한국에서 출간되었다면 그닥 주목을 못 끌었을 수도 있을 듯 싶어 보인다. ‘부패 경제’ 대신 ‘자본론’을 넣을 생각을 하다니.. 그리고 ‘자본론을 굽다’란 표현으로 연결시키다니.. 오호 멋지다! 굿! 흠... 나도 다음 내 책제목으로 자본론을 사용해 보면 어떨까나... 『평범한 직장인이 자본론으로 사는 법』 정도? 넘 흔하고 유치한가? --;; 일단 패스. 


이 책의 저자는 와타나베 이타루란 사람으로, 그는 가쓰야마라고 하는 일본의 시골에서 다루마리라는 이름의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빵집주인이자 제빵사이다. 해당 분야의 굉장한 깊이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나 학자가 아닌만큼, 그의 책에서 전문지식을 바라기는 어렵다. 또한 자본론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살짝 터치하고 지나가는 수준이라 깊지 않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 작고 가벼운 에세이 같기만 이 책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막혔던 부분을 뚫어주는 아찔한 통쾌함이 들어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들이지만 그것들의 개념을 살짝 바꿈으로써 새로운 생각으로 제시하는 역발상의 미학 또한 담겨져 있다. 궁금하지? 지금부터 그 부분을 하나씩 들춰내어 이야기 해보자. 



부패경제란 


“부패와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돈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낳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점점 극대화되고 있는 지금의 경제에서는 부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패가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음으로써, 비로소 순환이 가능해지며 경제 또한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부패경제(腐敗經濟)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다음을 읽어보자. 


자연계에서는 균의 활약을 통해 모든 물질이 흙으로 돌아가고살아 있는 온갖 것들의 균형은 이 순환’ 속에서 유지된다가끔 환경이 변해 균형을 잃을 때도 순환은 자기회복력을 작동시켜 균형 잡힌 상태를 되찾게 한다그 같은 자연의 균형 속에서는 누군가가 독점하는 일 없이도누군가가 혹사당하지 않고도 생물이 각자의 생을 다한다부패가 생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자연의 섭리를 경제활동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까각자의 생을 다하기 위한 배경에 부패라는 개념이 있다고 한다면 부패하는 경제는 우리 각자의 삶을 온화하고 즐겁게 만들어주고인생을 빛나게 해주지 않을까?(85P) 


먼저 부패(腐敗, putrefaction)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 정의에 의하면 부패란 일반 생물을 포함한 모든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때 거의 대부분 악취를 동반하는데 이는 주로 단백질이 분해되며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패란 다른 쉬운 말로 표현하자면 썩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썩기 때문에 원래의 형상을 잃어버리는 것이며 악취 또한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패경제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경제가 썩는 것 혹은 경제가 나빠지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인 이타루는 부패경제를 언급하며 순환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순환은 특히 자연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모든 생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자연계의 균형잡힌 순환을 위해서는 부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난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정해진 수명을 다하게 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생명의 진리이자 순리라 할 수 있다. 이때 생명의 기능을 다한 육체는 여러 다양한 균에 의해 부패함으로써 흙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으며, 흙은 다시 생명의 근원 혹은 기반이 되어 수많은 생명을 다시 태어나도록 하는데 일조하게 된다. 만약 이러한 부패란 작용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어쩌면 죽음의 쓰레기들로 가득찬 곳이 되어 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부패의 개념을 경제에도 적용하고 싶어 한다.즉 자연계에서처럼 경제계에도 이러한 부패와 순환이 필요하다 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돈이라는 이름의 비료를 대량으로 투입해 경제를 뒤룩뒤룩 살찌게 한다내용물이야 어떻든 이윤만 늘면 된다. GDP만 키우면 된다주가가 오르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비만이라는 병에 걸린 경제는 거품을 낳고그 거품이 터지면 공황(대불황)이 찾아온다.거품붕괴는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 살쪄서 비정상이 되어버린 경제가 균형을 되찾는 자정작용이다.


그런데 부패하지 않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는 공황도 거품붕괴도 허용하지 않는다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등의 재정출동(出動)이나 제로 금리정책과 양적완화 같은 금융정책을 통해 돈이라는 이름의 비료를 대량으로 살포하는 수법을 써서 한없이 경제를 살찌우려고만 한다한편 먹거리의 세계에서는 비료를 대량 투입해 생명력이 약한 작물을 재배하고 그것을 부패시키지 않기 위해 강력한 순수 배양균을 개발한다그러면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균을 사들여와말하자면 그 힘을 대출해 첨가물까지 더해서 음식을 썩지 않게한다.


양쪽의 작동 원리는 동일하다인위적으로 동원한 균이 부패하지 않는 음식을 탄생시키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동원한 돈은 부패하지 않는 경제를 낳는다자연의 활동에서 크게 벗어난 부자연스러운 악순환이다.(147-148P) 


저자는 돈을 비료에 비유하고 있다. 비료란 자연상태의 농작물을 인위적으로 더 빨리, 더 크게 그리고 열매를 더 많이 맺을 수 있도록 만드는 상품으로써, 영양제와도 같은 것이다.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자연은 순리에 의해, 그리고 순환에 의해 균형을 유지하며 돌아간다. 혹 균형상태를 깨뜨리는 자연재해나 사건이 있을 지라도 그것을 이겨내고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자가회복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상태에 비료라는 인위적이며 강력한 첨가물이 투여되면, 균형은 깨지게 되고 불균형상태 혹은 과잉상태로 강제전환되어 버리게 된다. 이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며, 비정상적인 거품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거품을 만드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이며, 이를 경제용어로는 이윤의 추가획득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즉 누군가가 비료를 만들고 그것을 사용한다는 것은 보다 많은 생산물을 얻기 위함이며, 이는 현재보다 더 많은 이윤을 챙기겠다는 행동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돈을 더 벌기위해 균형을 과잉상태로 강제하는 것이다. 


물물교환의 편리성을 위해 만들어진 화폐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이 화폐는 거품을 양산하는 필요악이 되고 말았다. 특히나 금 보유량을 기준으로 화폐를 발행하던 금본위제가 깨진 이후로 화폐는 권력을 가진 정치경제 세력의 강력한 무기로 돌변하였으며, 그들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거품을 유지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생각해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떻게 오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그 위기를 진화하고자 하였는지. 2008년 중반까지 미국 금융계에서는 실물 부동산을 담보로 한 무한의 파생상품을 계속해서 출시함으로써 비정상적인 거품을 만들어 내었고, 결국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시발점으로 하여 거품 붕괴가 본격화되었다. 심한 불균형이 균형이란 자정작용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환원되고자 하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미국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에서는 어떠한 조치를 펼쳤던가. 유동성 정책이라며, 수백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거침없이 찍어내지 않았던가? 거품을 거품으로 덮어버린 것이다. 균형으로 회귀하고자 하던 힘을 다시 불균형의 힘으로 내리 눌러 버린 것이며, 비정상을 계속 유지하도록 만들어 버린 것이다. A란 비료를 너무 많이 사용함으로써 땅에 문제가 생기자, B라는 또 다른 비료로 바꿔 버린 것이다. 이것이 경제적 거품이 계속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이제 자본주의는 한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볼 수 있다. 사실 최근 수정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논의되고는 있지만,기본적인 자본주의 개념에서 거품은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다. 거품의 대표적이며 결론적인 부작용(자본가들은 선순환이라 말하겠지만)은 ‘부익부빈익빈’이다. 유동성 정책을 통해 시장에 점점 많은 돈을 풀면 풀수록, 그 돈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소수의 사람들에게로 집중되어진다. 백만장자였던 그들이 천만장자, 억만장자로 커 가는 것이다. 반대로 중산층은 점점 몰락해감과 동시에 빈민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는데, 수입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줄어듦으로써 가난해지고, 피폐해지게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한계다. 조금 지나치다 싶게 표현을 하자면, 자본주의란 ‘돈놓고 돈먹기’의 투기판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패경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거품을 거품으로 덮어버리고자 하는 현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부패를 허용함으로써, 거품을 완전히 끄자는 것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그렇게 한다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고통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야만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으며, 비로소 균형을 세울 수 있는 기틀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비료를 주지 않으면 그 해의 작황은 망칠지 모른다. 하지만 땅의 기력을 회복하면 다음해 농작물은 비료없이 튼실하게 자랄 수 있으리라. 중요한 것은 고농축, 고성능의 비료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생산성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비료의 과잉사용으로 모르는 사이에 농작물의 터전이 되는 땅이 망가지게 되면, 생산성이고 나발이고 아무런 필요가 없게 되며, 그걸로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단 한번의 커다란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부패를 허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균형의 상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부패경제의 핵심이다. 



빵집 다루마리의 운영철학


시골빵집 다루마리를 운영하는 사람들


1. 이윤을 내지 않는다. 수지의 균형을 맞출 정도의 빵만 만들고, 판매한다.

2.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천연효모로만 빵을 만든다.

3. 적정한 가격을 받는다.

4. 자연재배된 재료를 사용한다

5. 가능한 지역에서 자체생산한 재료를 사용한다.

6. 일주일에 주 4일(목, 금, 토, 일) 영업하고, 수요일은 재료를 준비한다.

7. 직원들은 주5일(월, 화 휴무) 근무하고 연중 한 달은 장기휴가다.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이 더욱 좋은 빵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다루마리는 차별화된 빵집이다. 일반적인 자본주의 논리를 거부하며, 부패경제를 추구한다. 그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 몇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이윤을 내지 않는다. 

이 말은 돈을 축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저 생활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 정도의 돈만 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금의 다루마리는 어느 정도 알려진 상태(아마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많이 알려졌을 듯 싶다. 특히나 이 책 때문에라도 더 알려졌을 것이라 생각된다)이기 때문에, 그리고 단골도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많이 만들고, 더 오래 영업하면 현재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이윤은 방부제와 같은 것으로 부패경제에 역행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축적된 돈은 썩지 않은 채 계속 새끼를 치게 되며, 이는 거품을 만들어 내는 수순으로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거품인 이윤을 거부한다. 이러한 생각은 다루야마 운영철학의 6번과 7번을 가능하도록 만든다. 일주일에 4일만 영업하고, 연중 한달은 장기휴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윤을 포기하고, 욕심을 절제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부터 실천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완전한 천연을 고집한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과정이 필수적이며, 이때 필요한 재료가 바로 효모(이스트)이다. 효모는 인공으로 만들었는지 혹은 천연에서 채집했느냐에 따라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빵집에서는 인공 효모,즉 시중에서 파는 이스트를 사용한다. 이스트는 인공 배양한 효모로써 빵을 가장 잘 발효시킬 수 있도록 효모를 인공적으로 배양하거나 혹은 형질변경을 통해 더 강력하도록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빵을 발효시키기가 쉬우며, 실패할 확률도 적은 것이다. 하지만 완전 순수한 천연 효모를 사용하려면 자연에 있는 그대로의 효모를 채집하여 사용해야만 한다. 그만큼 채집하기도 어렵지만, 여러 효모들이 혼합되기 때문에 발효의 조건 또한 여러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며, 그 때문에 제대로 된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번 세밀하고 신중한 정성이 들어가야만 한다. 다루야마에서는 절대 인공배양된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천연 효모만을 고집한다. 그리고 다른 재료 또한 자연 그대로의 것을 사용한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 작업 자체가 쉽지 않고, 돈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인 이타루는 빵을 만드는 제빵사이긴 하지만, 장인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루야마의 빵 가격은 비싼 편이다. 

책에 나와있는 내용에 따르면 약 4배 정도(일반 빵이 100엔이라면 다루야마는400엔을 받는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저자는 그 가격을 ‘적정가격’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한번 생각해 보자. 다른 빵집보다 4배 비싼 빵이라. 당신이라면 사먹겠는가? 난 절대 안 사먹는다. 비싸도 너무 비싸기 때문에. 그런데 책을 읽으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장인이 만든, 오로지 이 빵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빵이라면, 천연 효모로 인해 독특한 맛도 있는데다 건강까지 생각했으며, 게다가 이윤이 없는 적정한 가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자주는 아니더라도(주머니 사정상) 가끔씩은 사먹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이런 운영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더 많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가진 자들에게 더욱 많은 것이 집중되는 이러한 불합리와 부조리가 조금씩이라도 변하고 나아지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주머니를 열 것이다. 아, 대한민국에도 이런 분들이 제법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많이 소개되고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해 볼 인용구 


물건이 흔한 세상인지라 만드는 사람은 자기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차이를 부각시키는 차별화나 브랜드의 중요성을 끝없이 강조한다하지만 시골빵집의 관점에서 보면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차별화하려고 만든 물건에도 크게 의미 있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 현재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브랜드는 과연 저자가 말하는대로 허영, 사치에 불과한 것일까? 이 또한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개념을 뒤엎는 생각이다. 그저 브랜드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저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 코카콜라, 나이키, 애플, 구글, 삼성... 이러한 브랜드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이 우리의 머릿 속에 무언가 심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적으로 그 브랜드들이 나 자신에게 주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여전히 상품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다음 인용구는 몇 번이고 곱씹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개성이라는 것은 억지로 만든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상품을 만드는 사람이 진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원래 가진 인간성의 차이가 기술과 감성의 차이발상의 차이로 이어질 때 나타나는 것이며필연적인 결과로서 드러나는 것이다.(210P)  


자리가 잡히고 균이 자라면 먹거리는 발효한다그와 마찬가지로 소상인과 장인이 크면 경제도 발효할 것이다사람과 균과 작물의 생명이 넉넉하게 자라고 잠재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는 경제그것이 시골빵집이 새롭게 구워낸 자본론이다빵을 굽는 우리는 시골 변방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혁명의 태동을 오늘도 느끼는 중이다.(232P) 


→ 지금의 자본주의와는 많이 다른, 새로운 체질을 만들기 위한 단절! 그리고 시작. 저자의 이러한 생각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힘을 모아야만 가능할 수 있을까?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볼 사안임에 틀림없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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