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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13. 2017

오십의 출발점에 서서

앞으로 남은 건강수명 20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당신의 건강수명은 얼마나 남았는가


내 나이 오십(크게 따지고 싶진 않지만, 만으로는 49세다).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노령화 사회로 가는 시점에서 봤을 때 오십이라면 청년층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아직 팔팔하다고 할 수 있는 나이다. 물론 상대적인 비교겠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약 81.8세라고 하는데, 남자가 약 78세, 여자가 약 85세 정도 된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오십이라는 나이는 남자의 경우 앞으로 살아갈 날이 ‘고작(?)’ 30년도 채 남지 않은 나이라고 볼 수 있다. ‘고작’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럼에도 30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이는 지금처럼 크게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때의 이야기다. 만약 어디가 크게 아프다거나 심각한 병에 걸린 채 살아간다면 30년이란 시간은 어쩌면 악몽의 시간이라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평균수명을 산출할 때에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 바로 건강수명이다. 건강한 채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느냐는 바로미터(barometer)가 바로 건강수명이라 할 수 있는데,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대체적으로 약 73세 정도 된다고 한다. 즉 73세 이전까지는 크게 아픈데 없이 혼자서 거동은 물론 일상적인 대부분의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균수명이 아닌 건강수명을 감안하면, 지금의 나이에서 이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23년 정도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대략 30년에서 20년으로 무려 10년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급우울해진다. 물론 무작정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살아갈 날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나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진 않는다.



앞으로 남은 건강수명 20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앞으로 약 20년의 시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처럼? 결코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 많은 것이 변하게 될 것이며, 나의 생각 또한 바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이 변하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번 생각해 보자.


무엇보다 조만간 닥쳐올 가장 큰 변화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23년째 다니고 있는 지금의 회사와는 분명 오십대의 어느 날(앞으로 2~3년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 깨끗히 안녕을 고하게 될 것이다. 슬플까? 후련할까? 지금도 가끔 그런 장면이 불현 듯 떠올려진다. 그와 동시에 여러 감정이 교차된다. 약간의 슬픔, 안타까움, 후련함, 그리고 더 절실하게 매달려야겠다는 각오까지.


기회가 될 때마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얘기해 왔지만, 난 지금의 회사를 떠날 경우 더 이상의 취업은 원하지 않는다. 1인 기업가의 삶을 살고자 한다. 뭐, 거창하게 1인 기업가라 말할 것도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겠다는 것이다. 즉 놀고 싶을 때 놀고, 일하고 싶을 때(나의 일은 프로그램, 강의, 글쓰기, 책읽기 그리고 기술 배우기 정도가 될 것이다) 일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나 돈인데, 여기에 대해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내가 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


이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2가지 의문이 들 것이다. 돈이 많나? 아니면 확실한 돈벌이가 있나? 답을 하자면 2가지 모두 아니다. 돈은 조금 있다. 그걸로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래서 투자소득은 있다. 하지만 크게 벌진 못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정한 기대 수익률 자체를 높게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정 부분의 투자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앞으로 할 일을 통한 수입, 즉 프로그램, 강의, 글쓰기를 통한 원고료 수입 등은 미지수다. 아마 조금은 벌 수 있을 듯 싶다. 왜냐하면 퇴사 후에는 여기에 조금 더 매진할테니까.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수입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그 정도의 능력과 레벨이 된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학업이나 자격증, 그 외 여러 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소위 가방끈과 커리어를 적극 확장시킴으로써 레벨을 올리는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조금 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싫다. 뭐랄까, 인생 공부가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지식을 높이는 그런 행위는 별로 땡기지 않는다. 공부 또한 내가 하고 싶은 분야지만,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하고자 한다. 그것이 돈이 되든, 되지 않든 말이다.


그렇다면 왜 돈에 대한 걱정이 되지 않을까? 내가 돈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수입이 아닌 지출에 있다. 답은 아주 단순하다. 적게 벌면 적게 쓰면 된다. 이미 적게 쓰는 것에 많은 훈련이 되어 있어,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압박감을 느끼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퇴사에 따른 수입이 급감할지라도, 실제적인 생활에 큰 영향을 주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물론 약간의 스트레스는 받을 것이다. 특히 나보다는 아내가 그럴텐데, 뭐 어쩌겠는가. 맞춰 살아야지.


내가 생각하는 적정 수입의 수준은 연 3,000만 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월로 환산하면 약 250만 원 정도가 될텐데, 이 수준이라면 충분히 투자소득과 향후 할 일을 통해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다가 55세 이후가 되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서도 일정 수입이 생기므로, 게다가 65세 이후부터는 국민연금 소득까지 생길테니 갈수록 첩첩산중...이 아니라, 갈수록 수입에 대해서는 더 여유가 생기게 될 것이다. 이러니 굳이 아등바등 돈을 더 벌기 위해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돈 때문이 아니라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가? 당근! 내 하고 싶은 거 하며, 마음껏 인생을 누려야지. 그렇지 않은가?




돈, 일에 대해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딱 2가지만 남게 된다. 사랑(행복)과 건강. 이 2가지만 잘 누리며 살 수 있다면 좋은 인생, 즐거운 인생 그리고 후회없는 인생이 되지 않겠는가? 이제 고작(!) 20년 밖에 남지 않았다.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날이. 그리고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갈 날들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사회적 기준이 아닌, 오롯이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야 하겠다. 내 인생은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나의 것이니까. 그리고 그 인생에 대해 책임지는 것도, 누리는 것도 온전히 나의 몫이니까.



* 덧붙임 : 이 글에 공감은 가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원한다면 아래의 연재글과 강의 파일 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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