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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23. 2017

이제 막 인생2막에
발을 디디려는 너에게

네 인생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너 자신이라는 것을.



그가 다시 돌아오다


작년말 원치 않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찬종(가명), 그가 다시 돌아 왔습니다.(지난편 <먼저 회사를 떠나는 후배에게> 참조) 하지만 원래의 모습과 자리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우여곡절 끝에 회사의 대리점을 맡아 운영하는 계약직 점장이라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목요일은 그의 최종 면접이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면접이 끝난 후 만난 그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밝아 보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3개월이 그에게는 절체절명의,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바쁘고 힘겨운 사투의 나날들이었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에게 다른 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작년말 회사를 사직하고, 지치고 아팠던 몸을 추스르고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한 후부터는 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여기저기에 보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습니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노모까지 부양하려면 가장으로써 경제 파수꾼이 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었죠.


그런 그에게 전 회사의 대리점 점장 일은 어쩌면 마지막 보루와 같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는 반드시 이 일을 따내야만 했습니다. 다급함과 절박함으로 지난 7월 면접을 치뤘고, 통과해 3개월 인턴 점장이 되었죠. 그리고 다시 그에게 주어진 3개월의 테스트는 포기할 수 없는 마라톤 경주와도 같았습니다. 숨이 목까지 차 올라 턱턱 막히는 순간이 닥쳐와도 그는 두다리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달려야만 했죠. 소위 끝장승부를 봐야만 했습니다.


최종 면접을 마친 그와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다소의 후련함이 비춰 보였습니다. 합격이란 말을 직접 듣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언질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최종 면접을 보기 위해 서울(그가 일하는 대리점은 전주에 있습니다)로 올라오며, 그는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혹여나 마지막에 잘못되면 어쩌나하며 말이죠. 하지만 이제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그에게 부탁한 2가지


먼저 진심을 담아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가 회사에 다니는 동안 겪어야만 했던 좋지 않던 기억,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내야만 했던 상황, 일 없이 흘려 보내야만 했던 6개월이란 공백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난 3개월 간의 사투까지. 그의 이런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고 들었던 저로서는 그의 절실함, 절박함 그리고 애달았던 마음들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도 대견할 것입니다. 아니 당연히 자랑스러워 해야죠. 도전했고, 스스로의 노력과 땀으로 고비를 넘어선 것이니까요.



하나, 욕심부리지 말라


그에게 2가지를 부탁했습니다. 한가지는 욕심부리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리점 점장직은 매출실적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기 때문에 잘할수록 더 많은 수입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하죠. 성격상 그는 뒷걸음질 모르는 코뿔소 마냥 최선을 다해 달릴 겁니다. 그러다 보면 분명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겠죠. 돈이 조금씩 모이다보면 필경 자신도 모르게 돈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될 것이고, 어느 순간서부터 그 욕심은 수치로 정해진 목표로 세워지게 될 겁니다.


삶에 있어서 돈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돈은 그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품을 사거나 먹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요소일 뿐입니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해 본다면, 여행의 목적은 2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행 그 자체의 의미, 즉 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얻게 되는 성장에 그 의미가 있습니다. 돈은 인생이란 이름의 여행을 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어 주는 하나의 보조 요소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돈이 많다면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빨리 갈 수도 있을 것이고, 최고급 호텔에서 아주 비싼 식사를 하며 럭셔리한 여행을 즐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과연 그것이 여행의 목적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인생이란 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생이란 여행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와 의미, 그리고 행복을 얻길 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행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나 자신의 삶 이외에도 수 없이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만 하며, 그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내 삶까지 돌아볼 수 있어야만 합니다. 내 가족, 친척 외에도 나를 알아주는 이들이 있어 내 삶이 빛이 날 수 있으며, 이들로 인해 내 삶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만 합니다.


짧은 여행은 혼자 갈 수도 있겠지만, 인생이란 긴 여행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짧고 긴 호흡을 맞추며 천천히 즐기며 갈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걸어온 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이처럼 인생의 목적에 돈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들어가서도 안됩니다. 만약 그럼에도 돈을 목표로 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인생은 뒤로 밀려 버리게 될 겁니다. 인생의 주인공이 내가 아닌, 바로 돈이 되는 것이죠.



둘, 일상을 재배치하라


그에게 당부한 다른 한가지는 일상을 재배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당장은 힘들 것입니다. 3개월을 경험했지만, 최소 1년 이상은 대리점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안팎으로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테니까요. 하지만 길게 보고 잘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과연 언제까지 점장일을 할 것인지. 만약 우리의 삶이 경제적으로 안정된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운 걸까요? 먹고 사는 걱정이 없어진다면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니죠. 우리는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서만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 그 가운데 내 삶의 의미와 행복은 어디서 찾을 것인지...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철학적 사고만큼 어려운 것이 없죠. 하지만 철학적 사고는 우리의 생각을 깊게 만들어 줍니다. 깊은 사고를 통해 자신의 인생 또한 깊고 풍부한 인생으로 만들어 줄 수 있죠. 이를 위해 우리는 공부해야만 합니다. 일생을 통해 끊임없이 배워야만 하죠. 배움을 위해 우리는 일상을 쪼개 그 시간을 비워둬야만 합니다. 일상을 재배치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30분이라도 좋습니다. 책을 읽어도 좋고, 명상을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꾸준해야 합니다. 익숙해지면 하루 1시간, 더 나아가 하루 2시간까지 늘릴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그래서 온전히 그 시간을 자신의 배움과 성장의 시간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삶에 대해, 의미와 가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계획을 짜서 실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해야만 삶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온전한 자신의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과는 빤히 보입니다. 자신의 인생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만든 정형화된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겠죠.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너무나 재미없고 시시하기만 한 인생입니다. 주어진 시나리오대로 연기만 한다면, 그게 온전한 인생이랄 수는 없지 않을까요?


아, 한가지를 더 당부했네요. 일상의 재배치 시간 중에 반드시 운동도 넣으라고요.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야 더 말해서 뭐하겠습니까. 건강을 잃게 되는 순간, 인생 자체가 무너지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요.




그에게 인생 2막이 시작되었습니다. 1막의 힘겨움, 후회, 아쉬움을 디딤돌 삼아, 이번에 맞이하는 2막에서는 자신이 진짜 주인공이 되어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그가 이렇게 외치는 소리를 듣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야! 

그러니 내 인생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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