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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an 15. 2018

이 남자의 브랜드 확장법

"인생이 야매"라는 클레이카드 최지환 대표



클레이 질문카드, 들어보신 적 있나요?


혹시 ‘클레이 질문카드’라고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아래 그림처럼 생긴 건데, 일터가 학교와 같은 교육계통이 아닌 분이라면 아마 거의 접하실 일이 없었을 겁니다.



이 카드는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4기 연구원이자 1인기업 ‘렛츠클레이’(http://letsqlay.com) 최지환 대표가 질문을 아이템으로 하여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질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잘 활용하지 못한 채 살아가죠. 그는 이런 문제점을 게임 형태의 카드로 만듬으로써 보다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클레이’라고 하는 이름 또한 의미가 있습니다. 질문을 뜻하는 Question과 놀이를 의미하는 Play를 합쳐 QLAY(클레이)라 지은 것이니, 클레이 카드란 ‘질문을 가지고 노는 카드’라 하겠습니다.


최지환 대표는 자신의 회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죠.


렛츠클레이는 그 어디서도 찾아 보기 힘든 질문 컨텐츠 기업입니다사람들이 자신만의 멋진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질 좋은 질문을 생산하며하고 싶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유통판매 합니다질문을 새로운 문화적 컨텐츠이를 넘어 예술적 컨텐츠로 만들고 싶습니다.



질문을 컨텐츠로 만들기까지


그는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첫 직업은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프로그래머로 시작했죠. 그러나 조직에서 요구하는 강압적이며 군대적인 문화가 그와 맞지 않음을 알았고, 그는 과감히 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코칭에 뜻을 두고 코치로 변신했습니다. 그의 코칭방식은 상담고객에게 문제의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코칭을 통해 질문이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는 다른 2명과의 동업을 통해 클레이팀을 결성했고, 2011년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클레이카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동업은 쉽지 않았고, 결국 혼자만 남게 되었죠.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1인기업으로 시작해 클레이카드 <직업편>, <인생편>, <부모편>, <창업편>, <리더편>, <청소년편>, <진로편>, <일상편>, <머니편> 등 다양한 버전을 계속해서 출시해 오고 있습니다.


클레이카드에 대한 반응은 딱히 마케팅과 영업을 하지 않았음에도 교육계쪽에서 먼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중고등학교,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도 질문카드를 교육에 접목하기 시작한 거죠. 게다가 질문카드를 잘 활용하기 위한 강의요청까지 들어오고 있어 점점 더 바빠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정확히 선을 긋습니다. 질문카드 강사양성을 위한 강의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사양하고 있다고요. 조금 의아했습니다. 사실 강의 또한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는 시크하게 말합니다.


“아직 배가 불러서요.”



‘문화(Culture)’를 바꾸고 싶다고?


지난 주 그와 차 한잔을 마실 기회가 있었습니다. 렛츠클레이의 히스토리를 들으며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교육계쪽에서 점차 주문도 늘어나고 있으니, 그쪽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할 경우 매출도 지금보다 더 커지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눴죠.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전혀 의외의 답이 나왔습니다. 물론 매출이 늘면 좋겠지만, 교육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이상의 힘을 쏟지는 않을 것이라 단호하게 말하더군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정말 배가 부른건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더 큰 미래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하길, 자신은 클레이카드를 통해 ‘문화(Culture)’를 바꿔보고 싶다고 하네요. 문화라고? 어떻게? 그는 최근에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한명과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더 북>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합니다. 책? 그는 우리나라의 독서인구가 많은 편이긴 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고 그 내용과 배운 점을 나누는 토론문화는 아직 제대로 정착이 되어 있지 않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질문카드 <더 북>은 자연스레 질문을 하도록 만들어 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꽤나 유용한 독서토론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아하! 절로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은 <더 무비>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하네요. 비슷한 류의 영화들을 주제별로 묶고,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이 모여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더 무비> 질문카드! 멋지지 않나요? 솔직히 영화를 함께 보더라도 그 후의 대화는 ‘재밌었지?’, ‘주인공 멋지지 않았어?’, ‘그 장면 어땠어?’ 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봐야 할 겁니다. 하지만 질문카드가 있다면, 보다 심도깊은 이야기는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아가 확장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어떻게 질문카드를 문화에 접목할 생각까지 하게 되었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재밌습니다.


“근본이 없어서요. 그리고 인생이 야매거든요.”






과연 이런 시도가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작은 실험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클레이 카드 <더 북>, <더 무비>가 출시될 경우 누군가는 질문카드를 활용할 것이고, 그것이 좋았다면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에서 이야기로 전해지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울림이 커지면 커질수록, 클레이 카드는 질문 문화를 바꾸는데 있어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겠죠.


자세히 보니 그의 기업 미션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네요.


질문을 새로운 문화적 컨텐츠, 이를 넘어 예술적 컨텐츠로 만들고 싶습니다.


문화를 넘어, 예술까지. 그의 근본이 없는, 인생이 야매라서 하는 도전이 앞으로도 쭉 멋지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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