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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an 17. 2018

행복은 욕망과 정비례의 관계에 있지 않다

SBS스페셜 방송작가와의 대화(3편)



☞  SBS 스페셜 방송작가와의 대화(1편)

☞  SBS 스페셜 방송작가와의 대화(2편) - 욜로(YOLO)와 김생민의 영수증, 무엇이 옳은가?




행복을 온전히 경험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1편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절약을 실천하면서도 행복하게 살기 위한 전제조건 그 첫 번째로 최경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최경자를 준비해야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 토대가 마련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최경자의 준비에 이은 두 번째 전제조건은 바로 이것,


행복을 온전히 경험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는 것이다. 아마 잘 와닿지 않을 것이다. 이해가 되더라도 쉽게 행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두 번째 전제조건인 행복에 대한 경험이다. 어쩌면 최경자를 준비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최경자는 단순히 습관적으로 실천하기만 하면 되지만, 이 행복에 대한 경험은 자신의 사고방식과 가치관까지 다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찌보면 우리가 잘 몰라서 그럴 뿐, 이 또한 연습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씩 하나씩 경험이 쌓이게 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당신은 왜 살고 있습니까?


왜 행복에 대한 경험이 필요할까? 이 이유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에 대한 약간의 탐구가 필요하다. 자, 먼저 누군가가 당신에게 다음과 같은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당신은 왜 살고 있습니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철학적인 질문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우문(愚問)일 수도 있는. 하지만 의외로 쉬운 답을 낼 수도 있다. 나는 그 답을 우연히 어린 여자후배로부터 얻었는데, 그녀는 이 난감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태어났으니까요.”


맞다. 그렇지 않은가?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지. 생명이 주어졌으니까 삶이 있는 거고, 그 생명이 다할 때까지 우린 살아가는 거지. 하지만 조금 허전하다. 그리고 너무 현상만을 들여다 본 답인데다, 수동적이라는 것이 다소 아쉽다.


또 다른 대답은 철학자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심리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 박사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과연 인간이 삶 속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심의 여지 없이 그 해답은 바로 행복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학자였던 블레이즈 파스칼(Blaise Pascal) 또한 “사람의 의지는 행복 이외의 목적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행복은 모든 이들의 모든 행동의 동기이며, 심지어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는 사람도 이 점은 같다.”라며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는 의지이자 동기가 바로 행복이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은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고는 있지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행복을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할 수 있다. 즉 인생이라고 하는 여행길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핵심 질문.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걸까?”



행복은 욕망과 정비례의 관계에 있지 않다


한번 생각해 보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때 일반적으로 가장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생각이다. 지금보다 돈이 많아지면, 즉 부자가 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란 생각. 아니, 착각. 문제는 우리가 돈과 행복을 너무 쉽게 연결시킨다는데 있다. 그렇지 않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왕 중의 왕’이며,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이루어주는 도깨비 방망이 아니던가? 그렇기 때문에 돈은 행복과 자연스럽게 연관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돈이 많을수록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일부는 맞다. 하지만 전적으로 옳지는 않다. 왜냐하면 행복은 욕망과 정비례의 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인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욕망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기에 그 부족함을 무엇으로든 채우려고 한다. 특히나 가장 강력하게 자신의 욕망을 자극하는 것은 상대적인 욕망, 즉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나의 부족함을 인지하는 것이다. 인간의 사고 시스템에 시기와 질투는 거의 본능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를 많이하면 할수록 시기와 질투는 커지게 되며, 자신의 상대적 부족함을 어떻게든 메워야 하는 것이다. 아니 그 이상을 가득 채워 놓아야만 어느 정도의 분이 풀리게 된다.


부족함을 채우는데 있어 가장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재화에 대한 소유다. 즉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쉬운대신 한가지 조건을 요한다. 필요한만큼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한다. 돈은 없는데 자신의 상대적 부족함을 채우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박탈감, 허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괴감까지 들게 된다. 이러한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 그것도 많이. 수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사고, 경마를 하며 나아가 재테크에 빠지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SBS 스페셜 방송작가와의 대화(4편) - 폴 새뮤얼슨의 행복공식에 대한 차칸양의 반박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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