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절약을 실천하며 미래는 물론 현재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어제 저녁 메일 한통을 받았다. 깜짝 놀랐다. 그럴 수 밖에. SBS 스페셜이라고? 방송사에서 내게? 헐... 딸에게 메일을 보여줬더니 쿨하게 한마디 한다. “이거 사기아냐?” ㅋㅋ 역시나 시크한 우리 딸. 메일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혹여나 몰라 작가의 이름은 뺐다.
차칸양 작가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SBS 스페셜 제작팀의 작가 ○○○입니다.
저희는 3월 초 방송예정으로 "합리적 소비란 무엇인가"에 대해 기획취재 중입니다.
작년 상반기 소비생활 키워드가 '욜로(YOLO)'였다면,
하반기 급상승한 키워드는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대표되는 '초절약 생활'로
소비의 양극성향이 동시에 발생하는 독특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시대별로 불황에 이은 절약현상은 늘 일어나지만,
과연 2018년의 절약은 무엇이고,
어떻게 돈을 소비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고자 합니다.
그간 취재를 하며 짠돌이 생활을 하시는 다양한 분들의 사례를 보았는데요.
'짠돌이' 소리를 들을만큼 절약을 해서 모은 돈으로 주로
내 집 마련과 아이들 교육비, 노후자금을 위해 쓰신다고 하시고,
행복하신가요? 라고 물었을 때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요? 라고 하십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현재 소비를 절제하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절약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행복한 짠돌이'가 과연 존재할지요?
행복한 절약이 존재할 수 있는지,
절약의 법칙이나 소비의 법칙이 있는지,
그리고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에서 설명하신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에 대해서도
행복한 절약과 관련해 설명해주실 수 있는지 다양하게 여쭤보고 싶습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가능하시다면 아래 번호로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작사 : 김진혁공작소
프로그램 : SBS스페셜
방송예정일 : 2018년 3월 초
저녁식사를 한 후 통화를 했다. 질문의 키워드는 이거였다. 고통스런 절약을 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있다면 그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위의 메일에 언급한 것처럼 방송작가는 힘들게 절약을 해서 자산을 모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행복하냐?’라고 물었을 때, 그들의 대답이 모호하다는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즉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방법이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의 대답은 “있다!”이다. 미래를 대비하면서도, 현재까지 행복하게 즐기며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2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반드시 '최경자'를 준비해야만 한다. 최경자란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의 줄임말로써,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있어 돈에 의해 내 생활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즉 <생활비+α> 정도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경자의 수준은 각자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나의 경우 65세 기준으로 월 200~250만원(현재가치 기준) 수준이다. 이 정도만 꾸준히 벌 수 있다면, 나는 더 이상 돈 때문에 내 인생이 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 사실 연봉으로 계산하면 2,400~3,000만원 정도에 해당되는데, 만약 당신이 현재 일정 규모의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작은 금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65세가 되었다고 가정하면 아마 대부분 연금수입만 남아 있게 될텐데, 연금으로 월 2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수준은 결코 만만치 않다라고 할 수 있다. 어떤가, 당신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힘들다고 생각되는가?
어렵다면 다른 방법이 있다. 월 200~250만원을 이야기했지만, 나의 경우 100만원(현재가치 기준)만 있어도 생활이 가능하리라 본다. 약간 부족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통받거나 힘들게 살지 않을 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지금도 충분히 절약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가정의 월 생활비는 150만원+α 수준이다. 연으로 따지면 2,000만원 수준이다. 부부만 사느냐고? 아니다, 아들, 딸 포함하여 넷이 산다. 물론 아이들은 스무살이 다 넘어 더 이상의 사교육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큰 아이는 대학을 다니고 있어 대학 학자금이 들어가지만(둘째는 취업을 했다), 2년만 더 부담하면 교육비도 그것으로 끝이다.
현재 이렇다는 말은 앞으로 더 줄일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월 100만원 가지고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 또한 마찬가지다. 절약을 통한 습관화가 필수적이어야 한다. 절약이 몸에 배면 밸수록, 우리는 돈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지 못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그저 ‘돈이 최고다’라는 세뇌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들으며 커 왔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돈이 많아야 된다’라고 생각하며, 삶을 통해 부자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가? 절대 불가능하다. 특히나 직장인이라면 꿈부터 깨야 한다. 왜? 당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부자(최소 30억대 이상의)가 될 가능성은 로또 1등 가능성(8백만분의 1)보다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신에 맞는 최경자의 수준을 고민하고, 그것을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수입을 늘릴 수 없다면 방법은 유일하지 않은가. 지출을 조절할 수 밖에. 자산을 늘리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수입도 못 늘리고, 게다가 지출은 왜 줄이지 못하는가? 그건 모순 아닐까? 아무 것도 안하면서, 그저 잘 되기를 바라는 그런 허황된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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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영남권 모임에서 차칸양이 <잘 산다는 것>이란 제목으로 강의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본 사안일텐데요, 차칸양은 과연 어떻게 그 난제를 풀어냈을까요? 백문이 불여일청!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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