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 암벽타기의 진수!
오늘은 지난 편에 이어 그래프 하나를 살펴보며 시작해보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빗썸이라고 하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비트코인 시세 추이인데요, 혹시 그래프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보자마자 마운틴 클라이밍, 소위 암벽타기가 연상되었는데요, 암벽을 빠르게 올랐다가 이제는 반대로 급하게 하강하는 그런 아찔한 암벽타기 말이죠. 물론 그래프 상에서 암벽타기는 불과 작년 12월과 올해 1, 2월 사이에서만 발생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2016년부터 2017년 후반까지는 꾸준한 우상향의 등산 수준이라 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등산이라 하더라도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또한 엄청난 수준입니다.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6년 2월초 비트코인 시세는 46만원 수준이었고, 지속적으로 올라 12월말에는 118만원까지 올라섰죠. 이것만 해도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256%, 두배 반이 넘습니다. 엄청난 거죠! 그러나 폭등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죠. 2017년 5월초에는 230만원(500%), 6월초 311만원(676%), 9월초 524만원(1,139%), 11월초 814만원(1,769%), 그리고 12월 1일에는 드디어 1,223만원(2,658%)으로 대망(?)의 1,000만원을 돌파했는데, 46만원 대비 무려 26배가 뛴 겁니다.
1비트 = 약 2,500만원!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여기서부터가 진짜 암벽타기의 진수였죠. 전 세계적인(특히 한국에서는 더 대단한), 그야말로 허리케인과 같은 수요가 몰리며 하루가 다르게 폭등을 거듭하기 시작했습니다. 12/2일 1,266만원, 12/3일 1,325만원, 12/5일 1,423만원, 12/6일 1,599만원, 12/8일 2,064만원(4,486%, 45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언론에서 각종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에서도 우려를 표명했고요. 그러며 여러 가지 제재조치들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며 비트코인 시세는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7일에는 최고점인 2,487만원(5,406%, 54배)을 찍었죠.
그러나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같은 조치와 일본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체크의 해킹소식은 하늘을 뚫을 것 같았던 비트코인 시세를 떨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한달 만인 2월 5일 시세는 고작(!) 907만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고점대비 -63% 수준, 그러니까 거의 2/3가 사라진 겁니다. 암벽 하강이 본격화된 거죠.
어떤가요, 엄청나지 않나요? 투자를 안한 입장에서도 아찔한데, 실제로 투자한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대출까지 해서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사람 중에 한명은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는데요, 왜냐하면 가상화폐의 경우 24시간 거래가 될 뿐 아니라, 주식시장처럼 30%란 거래제한폭이 없기 때문이죠. 하루 만에 50%~100%가 뛰고, 또 하루 만에 반대의 손실을 보게 된다면 어디 제대로 본업에 집중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야말로 매 순간이 두근두근, 아찔할 수 밖에 없겠죠.
언론에 의하면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돈을 번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분명 잃은 사람들, 그리고 물린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라면 더욱 말이죠. 왜냐하면 초기에 번 사람들 또한 가상화폐 거래시장에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즉 초기에 100%의 수익을 거두었다 할지라도 계속 올라가는 시세에 다시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서 투자금액도 더 커졌을 테고요. 그리고 지금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물타기(시세 하락시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까지 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랬을 경우 지금의 손실금액은 꽤 클 수도 있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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