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Aug 02. 2018

회사를 다니면서 꼭 해봐야 할 3가지 일

#30, 직장 이후의 삶,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20년을 보냈다. 스물 여섯에 들어가 마흔 여섯에 나왔으니 내 젊음이 다 그곳에 있었다. 그렇게 나는 20년 간 회사원이었다. 내가 직장인들에게 끝없는 연민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살면서 반드시 해 봐야할 일들을 가지고 있듯이, 직장을 다니면서 반드시 해 봐야할 일 또한 많다. 그러나 세 가지만 꼽으라면 나는 다음을 톱 3로 꼽고 싶다.



첫 번 째 할 일은 꼭 누군가의 좋은 멘토가 되라는 것이다.


물리적 환경이야 어쩔 수 없다. 주어지면 받아들이고 거부하지 말자. 그러나 결코 잊지 말자. 우리를 둘러 싼 사람들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환경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지가지의 인품을 가진 사람들로 북적인다. 닮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꿈에라도 볼까 무서운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사람이야말로 우리의 거울이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능력이 있든 없든 어떤 경우에나 배울 것이 있다. 무능과 냉혹함을 보면서 절대로 그리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사례를 통해 얻게 되는 훌륭한 배움이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멘토가 되어야한다. 스스로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먼저 자신과 '진정한 관계' 속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배워 깨달은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어할 때, 인간에 대한 관심은 '나에게서 너에게로' 확장된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멘토 Mentor는 오디세우스의 절친한 친구였다. 트로이의 전장으로 떠나면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아들과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겼다. 그는 끝까지 충실한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아테나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도울 때 여러번 멘토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나타나 도와주었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멘토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직장은 밥을 버는 곳이다. 그러나 밥만 버는 곳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는 곳이고 일을 배우는 곳이다. 누군가의 좋은 멘토가 되려할 때, 우리는 밥과 사람과 일을 모두 이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두 번 째 일은 자신의 필살기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다. 10년은 순간에 불과하다. 같은 일을 5년을 하고 10년을 하고 있지만 이 일의 차별적 전문가가 되었는지 물어 보라. 나는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구별하는 분명한 내적 기준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는 세월도 아니고 자격증도 아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자신에게 적용하여 성공한 사람은 전문가다. 예를 들어 훌륭한 자기계발 전문가는 스스로 자기 성장에 성공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적용할 때 의심하는 사람은 아직 전문가가 아니다. 불완전한 지식과 경험으로 다른 사람의 중요한 계획에 참여하는 불확실한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전문가는 끊임없이 지식을 지식에 적용시켜 그 추이를 체험함으로써 스스로 확신을 얻은 사람이다. 자신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전문성을 실험할 대상이며, 현장이며, 그 결과의 증거인 것이다.


필살기를 만들어 가는 법은 한 가지다. 한 분야에 집중하여 그 일에 있어서만은 당할 자가 없도록 자신을 다 바치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 중에서 부가 가치가 높고, 적성이 지원하는 일에 근무 시간의 50%를 집중 투자해서 1만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자신을 바칠 곳이 있을 때, 누구나 열정적일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다. 1만 시간을 채워가는 동안 회사에서 그 일은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동종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해 갈 수 있다. 회사에 있을 때는 전문성으로 기여하고, 회사를 나와서는 그 일로 밥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필살기가 있다면 평생경력 관리가 가능하다. 퇴직 후 무기력해지지 않는다. 퇴직 이후를 진정한 제2의 인생의 도약의 시기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세 번 째 일은 책을 한 권 쓰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여길지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1인 1책의 시대' 시대가 되리라 믿는다. 다산 선생은 양계를 시작한 아들에게 '계경'(鷄經, 닭에 대한 경전)을 써 보라 권했다. 아들에게 문재(文才)가 있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닭을 치기 시작했지만, 이왕 시작한 일이니 아주 잘해 보라는 격려였다. 닭에 대한 책을 읽고, 연구하고, 횟대도 바꿔보고 먹이도 바꿔가면서 실험하다 보면, 멋진 사육법을 얻게 될 것이니, 그것을 적어두라는 뜻이었다. 20년 직장생활은 바로 양계와 같다. 이왕 시작한 일이니 아주 열심히 연구하고 열정을 다하다 보면, 자신의 분야에서 깨닫고 얻은 바가 많을 것이다. 이것을 잘 기록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두면, 자신의 전문성을 높힐 수 있고, 동종업계의 동료와 후배를 도울 수 있다. 책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필살기를 시장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게되며, 브랜드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니 10년간 20년간 어떤 일을 제대로 했다면,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의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정리해 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나 역시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해 변화경영전문가라는 생소한 직업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고, 이 분야 최고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쓴다는 것은 가장 훌륭한 배움의 방식이며,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하는 가장 훌륭한 과정이다. 글쓰는 재주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 알고 있는 것을 담담히 적어내도 이미 훌륭한 매뉴얼이며 전공서기 때문이다.


인생 자체가 한 권의 책이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면,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꺼리다. 열정이 없는 직장인으로 그저 밥을 위해 살았다면 누구도 그 인생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책처럼 읽을거리가 되지 못한다. 직장인을 천직으로 여기는 사람은 적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찌어찌하다 직장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왕 시작한 것이니 그 일에서 필살기를 얻게 되고, 그 배움을 후배에게 전할 수 있는 멘토로 성장한다면 멋진 직업 승리가 아니겠는가?



                                                                                         2011년 12월 5일


                                                                      --  구본형(변화경영사상가, 1954~2013) --



* 변화경영연구소의 필진들이 쓰고 있는 마음편지를 메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직장인에게 있어 직장이란 땀흘려 일해야 하는 일터이자 싫든 좋든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인적망, 그리고 밥을 해결해야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곳입니다. 한마디로 직장은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채운 족쇄와도 같은 곳이죠.


지금 당신은 현재의 직장에 얼마나 머무르고 있나요? 그리고 얼마나 더 머무를 생각인가요? 명확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 사직서를 쓰고 나가지 않는 한 직장에 머무를 수 있는 시기를 자신이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 시기가 빨리 올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회사와의 이별을 고해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은 정류장과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잠시 머무를 수는 있지만, 결국엔 떠나야만 하는.


직장에 몸을 두고 있는 현재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직장 이후의 삶입니다. 인생의 절반은 직장인으로 살 수 있겠지만, 나머지 시간은 스스로 생산성을 만들어야만 하는 자영업의 삶을 살아야 할 테니까요. 소위 새로운 인생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언제? 직장에 머무는 시간 동안에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직장인으로의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함과 동시에, 직장이란 곳을 자신을 단련시키는 훈련소 혹은 교습소로 여기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본형 소장이 제시하고 있는 3가지 사항은 미래를 잘 준비해 나가기 위한 최적의 조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멘토이자 곧 자신의 멘토가 되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며, 더불어 그에 대한 책을 한권 내는 것. 이는 바로 구본형 소장 스스로가 걸어온 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최고의 난이도를 가진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이미 그런 길을 걸어왔고, 또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 만의 생각이 확고하며,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더 나아가 꾸준한 행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1만 시간은 꾸준함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시간을 내지 않으면 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매일 꾸준히 그 일을 해내면 또 어렵지 않게 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1만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변화는 꾸준함과 성실함이 기반이 되어 만들어 집니다. 직장에 머무는 동안이 기회입니다. 이 시간을 생각없이, 혹은 수동적으로 보내서는 안됩니다. 내 미래가 걸려 있는 시간들인 만큼, 더 소중하게 절실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의 불명확한 미래가 조금씩 구체화되고 가까워질 수 있기 문입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매거진의 이전글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정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