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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r 22. 2019

비교의 경제학

#49, 아무리 좋은 비교라도 과도하면 결국 좋지 못한 비교가 된다


2만 5천불  VS  3만불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과도한 경쟁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고등학교 까지는 우수했던 자신이 더 이상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존감 상실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생들 중 상당 수도 비슷한 이유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카이스트나 하버드 대학을 다니는 우수한 학생이라면 행복해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는 걸 보면 공부 잘하는 게 꼭 좋은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평균 소득 2만불인 나라에서 2만 5천불 소득으로 사는 것과, 평균 소득 4만불인 나라에서 3만불 소득으로 사는 것 중에 선택 하라면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 나는 2만 5천불로 살기를 선택하겠다. 주변 사람들보다 조금 더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만족감을 준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단 속담 처럼,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아간다.  경제력, 학벌, 인기, 능력, 용모, 직업, 명예, 직위, 지식 등 많은 것들을 비교 대상으로 놓고 스스로를 판단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저울질 하곤 한다.



좋은 비교, 나쁜 비교 그리고 습관적 비교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는 게 나쁜 것인가?  비교에는 좋은 비교와 나쁜 비교가 있는 것 같다. 비교는 경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교하면 경쟁(분발)심을 느끼게 되고 분발심은 성장하기 위한 노력의 근거가 된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더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노력을 통해 자신을 성장하게 만드는 비교라면 나쁘다 할 이유가 없다.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좋은 비교이고 경쟁이다. 선의의 경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나쁜 비교는 자신을 갉아 먹는 비교다. 자살한 대학생 처럼, 자신을 괴롭히고 불행하게 만들고 파멸로 이끄는 비교다. 이런 비교는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비교는 우리가 판단하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비교되는 항목들(돈, 학벌, 인기, 능력...)이 과연 우리가 판단하려는 대상(행복) 을 잘 나타내는 기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비교 방식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비교하는 항목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회적 욕망이 우리 자신에게 투영된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비교 항목들이 잘못 선정되었다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비교보다는 본질과 기본에 충실한 게 바람직하다.


비교를 통해 성장 발전할 수 있다지만, 중년을 넘어서면 좋은 비교라도 과도하게 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우리는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는 가운데서 생활해 왔다. 습관적으로 비교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비교를 전혀 하지 않고 사는 게 어렵다면, 비교를 하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떤가.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고, 그 최소한을 충족하면 비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비교로 자신을 괴롭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60대는 잘 생긴자나 못 생긴자에 차이가 없고, 70대는  배운자나 못 배운자에 차이가 없고, 80대는 가진자나 못 가진자에 차이가 없고, 90대는 산자나  죽은자에 차이가 없다." 는 말이 있다.  우스게 소리지만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으로 바뀌어 간다.


젊어서는 최고를 지향하며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가운데 열정과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헌데 중년을 넘어서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와 경쟁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위한 비교이고 경쟁인지 때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얼마나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그리 자신을 괴롭히는 건지.


최소한이 충족되면 너무 비교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최소한은 갖추어야 한다.  그 이상을 원하면서 자신을 속박하는 것은 잘못된 비교다. 길게 볼 때 효율적이거나 경제적이지 않다.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2014년 6월 3일


                                                                                -- 최현(변화경영연구소 4기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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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이 2가지는 꼭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위의 결말에서 이야기한 대로 '최소한'의 중요성입니다. '최소한'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식주와도 같은데, 기본이 무너지면 삶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죠. 더불어 기본이 충족되면 여기에 더 매달릴 필요는 없어집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죠. 더 화려한 패션, 더 비싼 음식, 더 넓은 집 등등. 여기서 비교에 의한 질투와 절망, 그리고 각종 패해가 등장합니다.


그 이상을 추구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 만의 '최소한의 기준'을 가지자는 겁니다. '절대적 최소한'을 넘어 '상대적 최소한'으로 갈지라도 자신 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절대적 최소한'이 됩니다. 그러면 이는 자신 만의 원칙이 되며, 원칙은 상대적 변화에 대해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돈, 자산, 일, 환경, 여건 및 상황 등 자신 만의 절대적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굳건히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비교를 하더라도 타인이 아닌, '과거의 나'와 할 때 비교는 최상급이 됩니다. 과거보다 지금의 내가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슬로건은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입니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사람들은 사실 불만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자 노력하지요. 건강한 불만은 아름다운 현재를 만들기 위한 촉매제가 됩니다. 이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온전히 과거의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자신 만의 '절대적 최소한'의 기준을 가지는 것, 그리고 과거의 나와의 비교를 통해 성장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비교를 가장 잘 쓰는 방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차칸양의 (무려) 5년 4개월 만의 신간 <(평범한 사람도)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위클리 매거진에 연재되었던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의 원본판이라 할 수 있으며, 지난 6년간 진행되었던 <에코라이후 기본과정>의 총 집약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경제, 경영, 인문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여유있고 풍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이 장기 불황의 시대에 보다 잘 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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