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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y 13. 2020

대학생 아들을 위한 경제 공부 커리큘럼

대학생 아들과 경제공부 그 10개월의 도전 시작!


쉽지 않은 자녀의 경제 교육


혹시 자녀들에 대한 경제공부 어떻게 시키고 계신가요?


어렸을 때야 용돈을 주며 지출내역도 정리하게 하고, 집안일을 시키며 조금씩 일에 대한 보수도 주기도 하며, 그렇게 모은 돈을 자신의 통장에 저축시키는 식으로 많이 했을 겁니다. 물론 중간중간 도움이 될만한 어린이 경제책도 읽게 했을 거고요.


하지만 문제는 자녀가 커가며, 특히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는 더 이상 부모가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는 겁니다. 성인이 된 이상, 이렇게 저렇게 일일이 지시해가며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사실 그러기도 쉽지 않고요.


성인들을 대상으로 경제 강의와 프로그램 그리고 재무 컨설팅까지 진행하고 있는 저 또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경제 공부를 시키기는 해야 할 텐데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물론 저의 경우, 자리에 앉혀 놓고 하나씩 하나씩 가르칠 수는 있습니다. 경제 강의하듯이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하는 건 자녀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해야만 동기부여가 될 뿐 아니라 공부의 효율과 효과 또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죠.



두둥! 아들을 위한 경제 공부 커리큘럼


제게는 자녀가 둘 있습니다. 첫째는 아들인데, 군대에 다녀와 올 봄 3학년으로 복학했습니다. 97년생이니까 23살이네요. 둘째는 메이크업을 배우고 있는 22살 딸이고요. 저는 시간 될 때마다 자녀들에게 조금씩 경제 전반에 대한 상식이나 역사, 금융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편입니다. 대신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자녀들이 물어보면 거기에 대해 알기 쉽도록, 그리고 그 외에 알아야 될 필요가 있는 부분까지 전반적 관점으로 설명을 하죠.


그러나 이 또한 부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파편을 열심히 모은다 할지라도 큰 그림이 완성될 수는 없죠. 그래서 아들에게 밑밥(?)을 깔아 두었습니다. 올 3월 초고를 마친 경제공부 책이 출간되면 동시에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경제공부 프로그램(3~4개월)도 만들어 진행할 테니, 그때 너도 들어와 함께 공부하자고 말이죠. 아들이 좋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경제공부 책 출간이 다소 지연되며 아쉽게도 프로그램 일정 또한 무기한 미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아들이 특단(!)의 조치를 내리더군요. 혼자서라도 해보겠다고 말이죠. 이렇게 기특할 수가! 그래서 아들만을 위한 별도의 커리큘럼을 짰습니다. 기간도 단기가 아닌 장기(약 10개월)로 대폭 늘려 잡았고요. 바로 아래와 같이 말이죠.



에코 경제공부 프로그램 커리큘럼 (For. 아들)


1부 경제가 뭐지?


1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 곽해선 저, 동아일보사                          5/25(2주)

2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이종태 저, 개마고원                                 6/1

3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박지수 저, 메이트북스                      6/8

4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가나출판사 (1주일)                                6/15

5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640P), 임경 저, 생각비행                               6/29(2주)

6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저, 류현 역, 김영사     7/13(2주)

7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도메 다쿠오 저, 우경봉 역, 동아시아        7/20

8 <자본론 공부 :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자본 이야기>, 김수행 저, 돌베개       7/27

9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 김영사                                                          8/3


2부 경제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10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박경철 저, 리더스북                                         8/10

11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투자 아이디어> 피터 L 번스타인 저, 이손           8/24(2주)

12 <금융 투기의 역사> 에드워드 챈슬러 저, 강남규 역, 국일증권경제연구소     9/7(2주)

13 <보도 섀퍼의 돈> 보도 섀퍼 저, 북플러스                                                9/14

14 <현명한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 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9/28(2주)

15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저, 미래의 창      10/5

16 <화폐전쟁> 쑹훙빙 저, 차혜진 역, 랜덤하우스 코리아                               10/12


3부 경제의 속살을 파헤쳐보자


17 <경제의 속살 1(경제학편)> 이완배 저, 민중의 소리                                  10/19

18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저, 부키                                         10/26

19 <성장숭배> 클라이브 해밀턴 저, 바오                                                      11/2

20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류동민 저, 웅진지식하우스                              11/9

21 <보통 사람들의 전쟁> 앤드루 양 저, 장용원 역, 흐름출판                           11/16

22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저, 더숲(1주일)                11/23

23 <엔데의 유언> 카와무라 아츠노리 등 저, 갈라파고스(1주일)                      11/30


4. 실제 투자를 위한 마지막 준비


24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 박상우 저, 도서출판ONE(원)                            12/7

25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 문병로 저, 김영사                             12/21(2주)

26 <소음과 투자> 리처드 번스타인 저, 한지영/이상민 공역, 북돋움                12/28

27 <뮤추얼 펀드 상식> 존 보글 저, 노동래/황영기 역, 연암사                      1/11(2주)

28 <펀드투자 핵심 노하우> 마경환/이관순 저, 이레미디어                             1/18

29 <현명한 ETF 투자자> 리처드 페리 저, 이건 역, 리딩리더                          1/25

30 <마법의 돈 굴리기> 김성일 저, 21세기북스                                             2/1



커리큘럼은 경제의 전 분야를 조금씩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했습니다. 처음 하는 경제공부니만큼 체계적으로 그리고 보다 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죠. 아들에겐 당연히 쉽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 책의 특징 중 하나가 중요한 사건이나 이벤트, 그리고 여러 경제 원리나 이론들은 여러 책에서 반복 설명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나중에 가면 자연스레 ‘그게 그 의미였구나’하는 식으로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죠. 그래서 경제 책을 읽는 요령은 ‘첫 번째 그냥, 두 번째 많이, 그리고 마지막은 꾸준히 반복해서’입니다. 아들에게도 그렇게 주지 시켰죠.


경제의 기초부터 시작해 역사, 현재와 미래, 속살을 거쳐 커리큘럼의 마지막 파트는 실제 투자를 하기 전 꼭 읽어보면 좋을 투자서를 배치했습니다. 주식, 펀드, ETF까지 다양하게 구성했죠. 그래서 이 30권의 책을 모두 읽고 난 뒤에는 실제 투자를 경험해 볼 것입니다. 아들에게 투자 공부 비용으로 100만 원을 주기로 약속했죠. 물론 이 커리큘럼을 큰 문제없이 잘 소화한다는 조건이고요. 그리고 커리큘럼을 잘 따라가기 위한 강제적 조치 중 하나로 벌금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일정대로 서평을 올리지 못할 경우 한 권당 2만 원씩의 벌금을 내기로 했죠. 만만치 않죠?


아들의 책 읽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책들은 1주일로 기간을 책정해 두었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들의 경우는 2주로 기간을 늘려 잡았습니다. 다만 첫 책은 준비 및 적응을 위해 2주로 해 놓았고요. 책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서평을 써야 합니다. 여기엔 다음과 같은 형식이 있죠.



서평 작성법


1) 좋은 인용구 필사하기(최소 2페이지 이상) : 말 그대로 좋은 인용구를 타이핑하여 옮겨 적습니다. 이때 페이지, 화자(話者)까지 적어 놓으시기 바랍니다. 추후 검색 시 상당히 좋습니다.

2) 이 책에 대하여(1/2 페이지 이상) : 이 책에 대한 나 만의 정의, 저자에 대한 소개나 에피소드, 평가 등 책의 전반적 부분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로 기술합니다.

3) 책에서 배우다(1페이지 이상) : 책에서 배운 점 3가지 이상을 적되, 될 수 있으면 꼭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4) 꼭 기억할 인용구(최소 1/2페이지 이상) : 필사한 인용구 중 가장 베스트를 꼽아 다시 한번 필사합니다.



낚시하는 법이 되길 바라며


아들은 앞으로 10개월 간 거의 매주 1권의 경제 책을 읽고 서평을 써야만 합니다. 서평은 아들의 블로그와 에코라이후 카페(https://cafe.naver.com/ecolifuu)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험난한 여정이 될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아들에겐 이것이 낚시하는 법이 될 것이라 말해 두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아들은 사회라는 큰 물로 들어서야 할 겁니다. 이때 미리 익혀둔 낚시하는 법은 아들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여러모로 큰 도움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기대가 큽니다. 하나의 도전입니다. 다만 아들과 함께 하는 도전이라니 설레기도 합니다. 분명 쉽진 않겠죠. 때로는 다독여야 하며, 때로는 꾸짖음도 필요할 겁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기쁘네요. 좋은 성과뿐 아니라, 이 시간이 아들과의 잊지 못할 기억,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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