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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l 30. 2020

월 1,000만 원,
금전적 자유와 가치관

주언규(신사임당)의 첫 책 <킵고잉>을 읽고


500만 원을 가지고 30억을 벌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가 되기 위한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나 방송, 강의 등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린다. 당연한 현상이다. 부자가 되고 싶긴 한데,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며 그들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면 자신 또한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예전 정확한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500만 원을 가지고 30억을 벌었다’라는 내용의 책을 읽는 적이 있다. 도발적인 제목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저자의 돈을 벌기 위한 투쟁(?)은 처절하리만큼 대단했다. 투자를 위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새벽부터 부업을 하고, 투자(주식) 공부를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시간을 만들고, 다시 시간을 쪼개 실험하고 투자했다는 눈물의 도전기. 사실 따라하기 어려울 정도로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저자의 열정과 근면성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책을 읽고난 후 나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당연히 저자처럼 큰 돈을 벌지도 못했고. 왜 그랬을까? 물론 나의 게으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해야만 어느 정도의 돈이라도 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도 절실함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생각한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저자와 나의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그는 돈에 집중하여, 오롯이 그것에만 자신의 모든 시간을 맞추었다. 목표를 정한 후 그것만 보고 돌진하여 마침내 고지에 올랐다.


반면에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한다.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커피 한잔 놓고 수다 떠는 것 또한 좋아한다. 물론 돈 버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선택에 돈이 가장 우선순위에 놓여있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인생노트에는 30억이란 목표 또한 없다. 그래서 생각한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나는 나대로의 인생이 있다고. 부자가 되는 것이 그 사람의 목표라면, 나는 다른 길을 걷는 거라고.



나는 월 천만 원을 벌기로 결심했다


신사임당이라고 하는 유투버에 대해 들어보긴 했지만 그의 유튜브를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아니, 최근에 딱 하나 코로나 관련 방송을 본 적은 있었는데, 사실 그렇게 감명깊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러던 중 저자의 책에 대해 리뷰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평소 같으면 정중히 거절하지만, 그 전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던 곳이라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승낙했고, 책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부제였다.


‘나는 월 천만 원을 벌기로 결심했다.’ 


월 1,000만 원? 연으로 따지면 1억 2천, 즉 억대 연봉이다. 사업이나 장사를 하는 사람은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아도 벌 수 있는 금액이겠지만, 직장인의 경우 중견기업 이상의 임원이 되어야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상당히 큰 금액이다. 또한 부제가 더욱 도발적인 이유는 천만 원을 ‘번다’가 아니라 ‘벌기로 결심했다’란 표현이다. 여기에 연결해서 제목은 킵고잉(Keep Going)이다. 천만 원을 벌기로 결심하고, 마침내 천만 원에 도달한 후에는 계속 그것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이미 월 1,000만 원 이상을 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말하길, 자신은 지금 부자가 아니지만 부자가 될 것이라 강조한다. 보기 나름이겠지만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일반인들은 그를 이미 부자로 간주할 것이다. 월 1,000만 원만 벌어도 부자라 할 수 있을 정도인데, 현재의 그는 최소 3,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 수입으로 따지면 4억 정도 되는데, 이를 과연 부자가 아니라 할 수 있을까?(물론 저자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인 만의 기준이 있을 테니까.)


저자는 직장 생활을 통해 모은 돈 4,000만 원을 가지고 처음으로 장사에 도전했다가 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저자의 철학은 적은 돈으로 계속해 도전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성공할 때까지. 그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자리를 잡게 된다. 그의 쇼핑몰에는 안 파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다. 이후 그는 투자의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다. 벌어 놓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 매월 월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유튜브에도 진출(실패 사례 또한 꽤나 많다)하여 마침내 신사임당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무려 85만 명의 구독자수와 함께. 그는 미천한 경험, 고통스러웠던 순간과 성과를 달성했던 순간의 감정과 경험을 유튜브를 통해 팔고 있다고 말한다. 분명 이런 경험이 그의 유튜브를 차별적인 성공으로 이끌었으리라 생각한다.



금전적 자유의 기준과 가치관


이 책은 저자의 성공 경험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만큼 성공을 위한 다양한 조언들이 등장한다. 적은 돈으로 계속 도전하라, 상품이 아닌 감정과 경험을 팔라, 사업을 할 때는 감정에 흔들리지 마라, 소심한 사람도 얼마든지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 등, 그의 이야기는 꾸밈도 없지만 거침도 없다. 과장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솔직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다. 이 책 또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밝힐 정도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다 행복해지기를 원한다하지만 돈이 없어 굶주리는데도 행복할 수 있을까자본의 제약을 없애는 것이 내 삶의 제목표다금전적 자유가 보장된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오롯이 내 삶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유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저자가 말하는 금전적 자유의 기준은 월 1,000만 원이다. 하지만 일해서 얻는 소득 기준이 아니다.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들어오는 금액이 월 1,000만 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아직 부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2% 금리로 매월 이자를 1,000만 원씩 받으려면 순자산만 60억 이상 있어야 하므로.


솔직히 잘 모르겠다. 분명 도움이 되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씁쓸함이 남는다. 왜 그럴까? 이는 가치관과 성향의 차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계란과 닭 중 어느 것이 먼저일까, 하는 질문에 정답은 없다. 저자처럼 금전적 자유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그 자체가 매우 큰 리스크라 할 수 있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자신이 부의 서행차선을 가고 있다 말한다. 또한 무리하여 부의 추월차선으로 달릴 수도 있겠지만 그리 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한다. 천천히 꾸준히 킵고잉하겠다는 것이다.


하나만 확실히 해두자. 그의 성공담은 귀기울여 들을만 하다.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먼저 자신의 가치관과 성향을 돌아보자. 저자와 같은 길을 갈 수 있겠는가? 그것이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 하는가? 또한 월 1,000만 원이란 경제적 기준도 자신에게 적절한 수준인가? 저자가 현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 것도 자신에게 운이 따른 것임을 저자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물론 그 운 또한 그의 계속되는 도전과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운이 따르지는 않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지만, 모든 사람에게 월 1,000만 원 이상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돈을 목표로 한 후 그 다음 인생을 설계할 것인가, 아니면 돈을 우선순위가 아닌 아랫 순위로 낮춰놓고 인생을 바라볼 것인가. 이것이 가치관이다. 가치관이 확실치 않다면 돈보다는 먼저, 자신의 가치관을 확고히 하는 작업부터 했으면 좋겠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차칸양이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 북 토크를 합니다. 8월 20일(목) 저녁 7시 반부터 2시간 동안 강남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할 예정으로, 여기서는 평범한 직장인으로만 24년간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돈 걱정없는 삶을 준비해 왔는지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평범하지만 보다 풍부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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